명상의 숲

서울 집에 와서..

마음정원(寂光) 2007. 1. 22. 09:23

장모님께서 세수를 다하시고 먼 길 떠나던 날..

중국에서 서울 본사로 부터 사장님 부친이 돌아가셨다는 연락을 받고 출국 준비를 하던 차에

장모님께서 위독하시다는 아내의 전화를 받고서 간단히 짐을 챙겨 서울에 도착했지만

이제는 서울도 조금은 낮설기만 하다.

공중전화 카드를 사서 전화를 할려고 해도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할 지 몰라

어리둥절 했으니까..

 

엊그제 19일 저녁 장모님께서는 87년의 세월을 사시고 홀연히 돌아가셨다.

그동안 장모님 곁에서 수발해 드리고 항상 걱정하며 지켜드린 아내의 애틋한 정성도 모두 뒤로 하고

이제는 저 먼 나라로 가신 장모님의 극락왕생을 기원했다. 부모와 자식이라는 인연을 생각하며

孝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생각해 보게했다. 자식으로 태어났지만 부모에게 마음만 아프게 하고

제대로 한번 정성드려 모시지 못하는 자식이 있는가 하면 어렵고 힘든 환경일지라도 따뜻한 마음으로

정성을 다하는 자식이 있다. 효도라는 것은 거창한 그 무엇이 아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따뜻하고

정성스런 마음의 전달이다. 낳아주시고 길러주신 부모님의 은혜를 알고 실천하는 일이다.

우리 부모님께서도 세상을 떠나신지 이제는 제법 세월이 지났지만 부모님 향한 그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지 부모님을 향한 기도를 드리고 살아생전 크신 사랑과

은혜를 생각하며 비록 저 세상에 계실지라도 편안하게 영원한 안락을 누리며 사시길 기도하는 것이다.

 

우리 가족이 없는 텅 빈 집에 홀로 있으니 기분이 그냥 그렇다.

그래서 거실과 주방과 방마다 전등불을 켜고 T.V도 켜 놓았다. 그렇니까 겨우 숨을 쉴 것 같다.

아내는 장모님의 삼호제를 지내고 오기 때문에 며칠 뒤에 집으로 돌아오고..

큰 아이 원현이는 중국에 머물고 있고, 둘째 병현이는 군 입대한지 2주가 지났다.

가족이라는 이름..

함께 있을 때는 잘 알지 못하던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있고 사랑이 있다.

군 훈련소에 입대한지  3주째 맞이하는 병현이는 고된 훈련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늘 생각이 난다.

재식훈련과 총검술 훈련이 한창이겠지... 요즘은 날씨가 별로 춥지않아 다행이다.

하지만 피교육생은 언제 어디를 가든지 피곤하고 배고프고 고생이라는 말처럼 집에서 학교 다닐 때처럼

편안하거나 여유있는 시간이 아닐테지..

군 훈련은 어렵고 피곤한 차원을 넘어 앞으로의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인생의 주춧돌이 되고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심어가는 참으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힘들고 피곤할 때는 가끔씩 사랑하는 가족들의 얼굴도 떠 올리고 즐거웠던 중국 여행의 추억도 떠올리며

스스로의 기운을 조절해 간다면 멋진 군 시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병현이는 소탈하고 원만한 성격으로 어떠한 상황이 되든지 잘 적응하고 머무는 그곳의 주인공이 되어

적극적인 삶을 개척해 갈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그렇기에 마음 든든하다.  

원현이도 유학생활의 어려움을 떨쳐버리고 차분하게 늘 최선을 다해가는 모습이 고맙고 대견하다.

 

언제 어디에 있든지 스스로 주어진 목표와 현실에 게을러지 말고 항상 최선을 다해가는 생활이기를

바랄 뿐이다. 늘 부처님 가피가 우리 가족들과 함께해서 건강하고 행복한 날들이기를 기원한다.

 

2007. 1. 22

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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