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숲

차 한잔과 좋은 생각..

마음정원(寂光) 2007. 4. 17.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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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한잔과 좋은생각..

 

  연초록 마알간 차 한모금 입안에 넣고보면

  고요했던 마음도 따스함이 베어들고

  헐떡거리던 마음도 잔잔한 호수처럼 평화가 깃든다.

 

  茶..

  아직도 찻 맛을 잘 알지 못하지만 

  마음 지치고 힘들때 한잔의 茶는 늘 내 곁에 있어주는

  좋은 친구가 되고 스승이 되어준다.

  한 잔 한잔 나누어 마시며 홀로 함께하는 시간..

  스님과의 茶談시간 외에는 함께 차를 마실 도반이나 법우가

  이곳에는 없다. 선원에 나가면 법우들과 함꼐 할 수 있지만

  사무실에서 어쩌다 시간이 되면 직원과 함께 차를 마시지만

  작은 찻잔에 조금씩 따라주는 차도 그렇지만 소주 마시듯

  홀짝 입안에 부어 넣고선 차라리 커피를 한잔 마시겠다고 한다.

  

  茶道라는 격식을 떠나 

  茶는 항상 가까이 하는 좋은 도반이자 반려이다.

  선원에 계신 스님께서도 인사를 드리고 나면 으례히 마주앉아

  茶談 나누시기를 좋아 하신다..

  은은하게 차향 실어 마음에 가져다 주면

  평온한 기운이 몸을 감싸고 무겁게 닫혔던 마음도 소롯히 열린다.

  어느 도반의 이야기처럼 茶는 香으로 마시고, 눈으로 마시고..

  마음으로 마시는 거란다. 마음으로 마셔야 제 맛을 알련만

  우선 입으로 가져가기가 바쁘다.

  

  사무실에도, 숙소 한켠에도 차대가 있어 

  시장엘 가면 제일 먼저 차 상점과 茶具상점을 찾는다.

  이것 저것 만져보고 따져봐도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크고 좋은 것보다는 작고 못난 것들이 눈 길을 놓아주질 않는다.

 

  엊그제는 차 상점에 들러 스님에게 드릴 大紅包茶를 샀는데

  우와~ 우째 비싸든지.. 500그램에 인민폐 2000元(한국돈 26만원)이란다.

  평소에 잘 아는 법사님이라 아주 싸게해서 주는 거라고 한다.  

  그래도 선뜻 돈을 주기에는 욕심이 생겨 ' 싸게해서 조금 받는것이 더 큰 복을

  짓는 일"이라 했더니 혼자서 마실 정도의 차를 별도로 포장해서 주며 웃는다.  

 

  중국에는 좋은 차들이 많다.

  철관음, 벽라춘, 오룡차, 자스민차, 대홍포차, 보이차... 등

  큰 대륙만큼이나 각 지역마다 특색있는 유명차들이 많다.

  좋은 차는 가격 또한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비싸다.

  차를 마시는 일은 자신과 마주 앉아 스스로 바라보며 대화하는 일이다.

  들떠고 헐떡거리는 마음을 내려 놓고 호수처럼 맑은 내면의 깊고 넓은

  산책길로 나서는 일이다. 차를 마시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행복한 일이다.

 

  차 한잔에 좋은 생각을 띄워 마음으로 가져가게 되면

  몸도 마음도 부처님의 미소가 된다.

  茶香이 머물고..

  茶禪으로 수행을 벗하며 좋은 도반과의 말없는 말로

  향기 나누어 갖는 날마다 맑고 좋은 날 되리라..

  

  적광

  2007. 4.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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