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이해

진실한 말은 으뜸가는 계율

마음정원(寂光) 2012. 5. 27. 07:11

***진실한 말은 으뜸가는 계율***
    묵언보다 더 소중한 것 ...이미령... 절에 가보면 군데군데 ‘묵언’이란 푯말이 붙여 있는 걸 많이 봅니다. 말이 넘쳐나는 세상이고, 말로 흥하고 말 한 마디로 망하는 사람들이 세상에 흔하니 절에 와 있는 동안은 그 입을 다물고 생각을 잠시 접으라는 권고가 꽤 설득력이 있습니다. 초기경전에도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묵언을 강조하신 적이 있습니다. 스님들이 탁발에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어느 집이 재산이 불었더라”, “누구네 집은 공양물이 별로더라”라는 잡담을 하자 부처님이 수행자에게 딱 두 가지를 요구한 것이지요. “법에 관하여 대화를 나누거나 그렇지 않을 경우는 침묵하라.” <출요경>에도 침묵을 강조하고 있으니 “어리석은 사람을 이기려면 지혜로운 자는 침묵해야 한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경우를 제외하고 정작 경전에서 ‘묵언’을 강조한 내용을 찾기는 어렵습니다. 그 대신 “잘 말하라”고 당부하는 경우는 매우 많습니다. 말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없습니다. 그걸 아는 부처님도 “침묵하라, 입을 다물라”라는 당부보다 “올바른 말을 부드럽고 진실하게 잘 해라”는 주문을 합니다. <화엄경>에는 보살이란 말을 잘 하는 사람이라며 이렇게 정리합니다. “보살은 꾸밈말을 하지 않으니, 보살이란 언제나 잘 생각해서 말을 하고, 시기에 맞게 말하고, 진실한 말을 하며, 이치에 맞는 말을 하고, 법다운 말을 하고, 도리에 맞는 말을 하며, 상대방을 능숙하게 설득하는 말을 하며, 때에 맞추어 잘 헤아려서 결정된 말을 하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이 보살은 농담조차도 생각한 뒤에 말하거늘 어찌 산란한 말을 하겠는가.” 상대방과 화합하고 뜻을 잘 전달할 수 있는지 고민 <경율이상>에는 진실한 말에 대해 퍽 아름다운 비유가 등장하는데 “진실한 말은 으뜸가는 계율이요,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다. 진실한 말을 하면 소인(小人)이 군자가 된다”라고 합니다. 여기서 ‘하늘’이란 선업을 지어서 다음 생에 지극히 행복한 과보를 받게 되는 것을 말하니, ‘하늘로 오르는 사다리’란 진실한 말은 그 사람에게 행복을 불러온다는 뜻이 됩니다. 그런데 말을 잘 하는 사람으로 부처님을 능가할 자는 없을 듯합니다. 초기경전인 <맛지마니까야>에는 부처님을 정의하여 “처음도 좋고 중간도 좋고 끝도 좋고 내용도 좋고 표현도 좋은 법을 보이며 완전하고 흠이 없고 청정한 행을 밝히는 분”이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대지도론>에서는 아예 이렇게 정리합니다. “부처님 법이란 부처님의 입에서 나온 말씀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의 모든 진실하고 착한 말씀, 미묘하고 좋은 말씀이 전부 부처님 법에서 나온 것이다.” 그리고 나아가 <석제환인득도경(釋帝桓因得道經)>을 인용하면서 이런 시를 노래합니다. “세간의 모든 착한 말씀은 전부 불법(佛法)에서 나왔으니/ 잘 말씀하여 실수와 허물이 없는 것이 바로 부처님의 말씀이네./ 착하고 허물없는 말씀이 다른 곳에도 있지만/ 그 전부가 부처님 법이네.” 부처님은 이처럼 묵언을 하시는 분이기 보다는 말을 제대로 잘 할 줄 아는 분이었고, 그래서 그 분의 말씀을 듣는 사람은 저마다 “부처님이 오직 나를 위해서 지금 법문하신다”는 행복감에 사로잡혔던 것일 테지요. 그렇다면 이렇게 잘 설해진 말씀인 불법(佛法)에는 어떤 것이 들어갈까요? <대지도론>에 따르면 “부처님께서 직접 입으로 말씀하신 것, 부처님의 제자들이 말씀하신 것, 선인(仙人)이 말씀하신 것, 모든 하늘이 말씀하신 것, 변화한 사람(化人)이 말씀하신 것”이 불법에 속한다고 합니다. 어떻게 말해야 상대방과 화합할 수 있고, 내 뜻을 잘 전달할 수 있으며, 흐뭇하게 대화를 마무리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면 부처님에게 그 답을 찾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습니다. [불교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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