收衣鉢 洗足已하시고 敷座而坐하시다
수의발 세족이 부좌이좌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으신 뒤 자리를 펴고 앉으시었다.
경전에 나타나고 있는 모든 이야기는 단순히 그 이야기로만 그치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아무리 작은 이야기라도 반드시 그의미하는 바가 있습니다. 그러므로 경전을 읽을 때는 그 말을 쫓아가지 말고 그 의미를 이해하도록 해야 합니다. 그것을 부처님께서는 '의의불의어(依義不依語)', 즉 뜻을 의지해야지 말에 의지하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부처님께서 공양을 마치신 뒤 가사와 발우를 거두시고 발을 씻고 나서 자리를 펴고 앉으신 것은 철저히 반야의 도리를 나타내보이신 소식입니다. '발을 씻는다'는 것은 금강경을 설하신 날만 씻으신 것이 아닙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씻었습니다. 매일 되풀이되는 일상사를 굳이 금강경 섣에 밝혀놓은 것은 우리들의 '나에 대한 집착','나로 인한 자존심과 체면' 즉 마음의 때를 철저하게 씻으라는 것입니다. 그리고는 부처님께서는 자리를 펴고 앉으셨습니다. 철저하게 앉아 보인 소식에서 벌써 상근기 제자들은 부처님의 설법을 알아 차렸을 것입니다. 몸을 편히 놓고 앉듯이 마음도 같이 푹 놓아두고 무념(無念)으로 참된 자기 자신과 마주앉으라는 것입니다. 몸은 앉아 있지만 마음은 온 세상을 다 돌아다니게 하지 말고 철저하게 몸도 마음도 함께 오로지 않아 보라는 것입니다. 사람에게 반야(般若)의 큰빛이 있다면 이 일로써 충분히 드러날 것입니다. 걸식하고 발을 씻고난 뒤 자리에 가서 앉는 소식에서 벌써 공(空)의 도리가 환히 드러났습니다. 식사를 마쳤거든 가서 그릇을 정리하십시오. 그리고 손발을 씻으시고 자리에 편안히 앉으십시오. 이 이상 달리 더 반야를 표현할 길이 없습니다. 나와 그리고 삼라만상이 연기(緣起)요, 공(空)이요, 무상(無相)이요, 무아(無我)임을 아는 반야의 빛은 여기에서 그 빛이 다 발휘되었습니다. 앉으십시오. 몸도 마음도 철저히 앉으십시오. 온 우주와 혼연일체가 되어 앉아 보십시오. 거기에는 나도 없고 남도 따라 함께 없을 것입니다. 또한 어떤 아픔도 슬픔도, 그 어떤 괴로움도 찾을길이 없을 것입니다. 괴롭고 싶고 슬프고 싶더라도 그렇게 되지않을 것입니다. 오직 광명만이 다이아몬드처럼 밝게 빛나고 있습니다. 반야의 태양이 환히 빛나는 곳에 어두운 먹구름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나를 떠나 보낸 뒤에 나타나는 다이아몬드와 같이 빛나는 반야를 설하시게 된 동기를 '걸식(乞食)'으로 시작하여 '세족(洗足)'과'부좌이좌(敷座而坐)'로써 전부 다 나타내 보이셧습니다. 이것은 이 경(經)의 동기이면서 종지(宗旨)입니다. 『금강경』의 모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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