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숲

새끼줄과 뱀

마음정원(寂光) 2010. 7. 10. 22:20

인경스님의 명상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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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끼줄과 뱀

     불교경전에서
     자주 인용하는 비유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밤길을 가다가 새끼줄을 밟았습니다.
     그 중에 한 사람이 뱀이라고 외치면서
     깜짝 놀라 팔짝 뛰었습니다.

     생각해 보세요.
     밤길에 뱀을 밟았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요?
     분명 공포와 두려움의 감정을 경험할 것입니다.
     상상만해도 몸이 떨려옵니다.

     그런데 옆에 있던 친구가
     과연 그것은 뱀이었을까?
     내가 보기에 뱀이 아닌 것 같던데 하면서,
     한번 가서 살펴보자고 제안을 합니다.
     되돌아가서 살펴보니,
     과연 그것은 뱀이 아니라 새끼줄이었습니다.
     그들을 엄습했던 긴장과 두려움은
     일순간에 사려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난 것일까요?

     아주 잘 알려진 또 다른 사례가 있습니다.
     다름 아닌 신라 원효스님의 이야기입니다.
     유학길에서 한밤중에 목이 말라
     옆에 있는 바가지 물을 마셨습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 보니
     그것은 해골바가지 물이었습니다.
     역겁고 메스꺼운 느낌이
     아랫배에서 올라오는 순간에
     원효스님은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원효스님은 무엇을 깨닫게 되었을까요?

     새끼줄과 바가지는
     그냥 저기에 놓여 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에 우리의 마음은
     그것이 뱀이고, 해골바가지라고 인식을 합니다.
     우리의 고통스런 감정은
     대상을 어떻게 인식하는가에 따라서 달라집니다.

     이것에 따라서 결과적으로
     우리의 삶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원효스님은 유학길을 포기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진리는 항상 지금 여기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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