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향기

불국사와 석굴암 창건 유래

마음정원(寂光) 2007. 1. 22. 00:27
 

***불국사와 석굴암 창건 유래***

      통일신라시대 서라벌(慶州)의 모량리에 살았던 가난한 여인 경조(慶祖)는 외동아들과 단둘이 살아가고 있었다. 아들의 머리가 크고 이마가 유난히 넓어 성(城)과 같았으므로 이름을 대성(大城)이라고 하였다. 어머니 경조와 대성은 부자인 복안(福安)의 집에서 부지런히 일을 하여 약간의 밭을 얻었고, 그 밭을 일구어 생계를 유지하였다. 어느 날 흥륜사의 점개(漸開)스님이 참회법회인 육륜회(六輪會)를 개최하기 위해 이집 저집으로 화주를 다니다가 복안의 집에 이르렀고, 주인 복안이 베 50필을 선뜻 시주하자 점개스님은 축원을 해 주었다. "보시를 좋아하니 선신이 늘 지켜 주실 것입니다. 한 가지 물건을 보시하시면 만 배를 얻어 안락하고 장수하게 될 것입니다." 이 모습을 옆에서 지켜본 대성은 어머니께로 달려가 말씀드렸다. "흥륜사 스님 말씀이 '하나를 시주하면 만을 얻는다'고 하셨습니다. 우리는 전생부터 선업을 짓지 못해 금생에 이렇게 가난하게 사는 것인데, 금생에도 시주를 못하였으니 내생의 곤궁이 환히 보이는듯 하옵니다. 저희 집안 전 재산인 밭 세 이랑을 흥륜사 불사에 시주하여 내생의 좋은 응보(應報)를 받도록 하심이 어떻겠습니까?" 어머니는 아들의 말에 쾌히 승낙을 하고 그 밭을 점개스님께 보시하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갑자기 대성이 죽었는데, 그가 죽던 날 국상(國相) 김문량(金文亮)의 꿈에 한 동자가 나타나 머리를 조아리는 것이었다. "저는 모량리에 사는 대성이라는 아이입니다. 이제 국상 내외를 부모로 삼아 태어나고자 하오니, 어여삐 여기시어 받아 주십시오." 국상이 꿈이 하도 생생하고 신기하여 곧 사람을 보내어 사실을 알아보게 하였다. 과연 모량리 경조의 집에서는 대성의 장례준비를 하고 있었다. 국상은 후히 돈과 쌀을 보내 장례를 치르게 하고, 또 그 어머니가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논과 밭도 주었다. 그 뒤 국상의 부인은 차츰 배가 불러왔고, 마침내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아기가 왼쪽 손을 꼭 쥔 채 펴지 아니하는 것이었다. 7일이 지나 국상이 경조여인을 데리고 와서 아기를 보이자, 아기가 그토록 쥐고 있던 주먹을 펼치는 것이었다. 그 손 안에는 '大城'이라고 쓴 금간자(金簡子)가 있었으므로 사람들은 모두 놀라워하며 탄성을 발 하였다. "어찌 사람이 윤회전생(輪廻轉生) 한다는 것을 믿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그리하여 국상은 아기의 이름을 그대로 '대성'이라 고 하였다. 대성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모든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았고, 전생의 어머니와 현생의 부모 집을 왕래하 면서 조금도 소홀히 함이 없어 효자로 명망이 높았 으며, 자라서는 관직에 올라 나라에 충성을 다하였다. 그러나 무술을 좋아한 그는 나라 일을 보지 않는 날만 되면 깊은 산중에 들어가 사냥을 하였다. 하루는 토함산에 올라가 큰 곰 한 마리를 잡았는데, 그날 밤 꿈에 그 곰이 나타나 무섭게 대들며 말하였다. "너는 어찌하여 나를 잡아 죽였느냐? 전생에도 나를 괴롭히더니, 이생에서 또다시 나를 죽여? 이제부터는 내가 너를 괴롭히리라." 대성이 벌벌 떨면서 물었다. "너는 누구인데 나를 전생부터의 원수라 이르느냐?" "나는 모량리 부자 복안의 딸 곰녀였다. 그때 너를 사모하였으나 네가 듣지 않았으므로, 나는 오동나무에 목을 메어 죽었노라. 그리하여 곰으로 태어났다가 너를 다시 만나 반가히 따랐는데, 네가 나를 활로 쏘아 죽였으니 어찌 원수가 되지 않겠느냐?" "그렇다면 나의 잘못이 참으로 컸구나. 내가 모르고 한 것이니 용서해 다오. 이제부터라도 다시는 원수의 인연을 맺지 말자. 그리하면 내 너를 위해 마땅히 좋은 일을 하리라." "그렇다면 나를 위해 절을 하나 지어 다오. 불법을 신앙하여 마음을 개심하고 해탈을 얻겠노라.' 이 말을 듣고 깨어난 대성의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어 있었다. 대성은 깨어나자마자 전생의 어머니를 찾아가 이 사실을 물었다. "어머니, 모량리 복안의 집에 죽은 딸이 있습니까?" 대성은 질문과 함께 어머니께 꿈 이야기를 하였다. "그렇단다. 네 나이 열여덟이 되던 해에 그 집의 무남독녀 곰녀가 너를 사모하였으나, 네가 다른 여자를 좋아하는 것을 보고 비관하여 오동나무에 목을 매어 죽은 일이 있다. 그 뒤 네가 아무 병도 없이 갑자기 죽었으므로, 나는 필시 그녀의 원귀가 작동하여 잡아간 것으로만 알았었다. 뜻밖에 네가 재상의 집에 태어났기에 나는 크게 맘을 놓을 수 있었단다. 그런데 이제 네 말을 듣고 나니 마음이 후련하구나. 네가 만일 그녀에게 절을 지어 줄 약속을 하였다면 결정코 약속을 이행하여 다시는 나쁜 인연을 맺지 않도록 하여라." 대성은 그 뒤부터 사냥을 하지 않고 오직 불법에 뜻을 두어 크게 자비심을 일으켰으며, 그 곰을 위해 장수사(長壽寺)라는 절을 지어 주었다. 이렇게 윤회와 인과응보의 철칙을 체험한 대성은 전생의 부모와 현생의 부모를 위해 보은의 불사를 시작하였으며, 마침내 현생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짓고,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축조하였다.
Thanksgiving/조지윈스턴

'산사의 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천샤오쉬 여승  (0) 2007.03.01
남해 금산 보리암  (0) 2007.01.22
동해 바다의 암자 - 나를 찾아가는 여행  (0) 2006.12.17
양양 휴휴암의 발바닥 바위  (0) 2006.12.17
불갑사 - 전남 영광  (0) 2006.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