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마음

삼천배와 불보살님의 가피

마음정원(寂光) 2006. 12. 9. 16:19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불보살님의 보살피심과 가피를 마음에 느끼며 두근거리는 가슴을 어찌할 수 없이 배우고 있는 중국어 수업이 끝나기가 무섭게 항상 편안하고 좋기만 한 우리 금강선원으로 향했습니다. 과거, 현재, 미래 삼천 부처님께 삼천배를

올리며 기도할 수 있다는 설레임은 어린 학창시절 소풍가기 전날 밤과도

같은 그런 설레임이고 가슴 떨림이었습니다.

 

중국에 온지 제법 오랜시간이 되었지만 변변치 못한 중국어 때문에 요즘은

중국어 학원에 나가 수업을 받고 있는데 중국어 수업을 끝내고 가면 아무래도 3000배를 시작하는 시간에 맞추어 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 먼저 천수경과 반야심경 독경을 하며 나름대로 삼천배 기도 준비를 단단히 하였읍니다. 법당에 이미 도착해서 기도 준비를 하고 있는 법우님들 한테는 늦게 도착해서 미안했지만 다행히 아직 시작되지 않은 시간이어서 여간 다행스럽지가 않았습니다. 아마도 나의 이와 같은 사정을 아는 법사님께서 시간을 다소 늦추어 놓으시고 내가 오기를 기다리고 계셨나 봅니다. 이런 것이 모두 삼천배 기도를 잘 할 수 있도록 불.보살님께서 주시는 가피가 아닌가 생각하며 한없이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으로 법당 부처님께 합장인사를 드리고 나서 달려

오느라 헐떡거리는 호흡을 진정하며 서둘러 법복을 갈아입고 내 자리에 가서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삼천배 수행 입재를 위한 예불의식에 이어 법사님의 힘찬 죽비소리와 함께

일배..일배..부처님께 절을 하면서 마음을 모으고, 정성을 모아 부처님전에

참회를 하였읍니다. 불교가 무엇인지, 참회의 진정한 뜻이 무엇인지도 잘 알지 못하면서 그 동안 불교대학에서 배운 얄팍한 불교 지식이긴 했지만 이 시간만큼은 오로지 참회기도와 절이 나에게 모두였습니다. 탐하는 마음과 화내고 성질부리며 나 잘난 마음과, 늘 어리석은 생각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치심을 참회하는 절을 계속해 나갔읍니다. 

 

백배가 될 때까지도 다리근육이 풀리지 않아 너무나 힘들었는데 덩치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턱없이 큰 내가 말로만 듣던 삼천배를 할려니 오죽 힘들고 견뎌내기가 어려웠던지

다른 법우님들은 처음 시작할 때는 힘들지 않다고 하는데 나는 처음 시작이 너무나 힘들었습니다. 백배 절을 할 때까지 어떻게나 힘이 들던지 법사님의 죽비소리는 정말이지 땅이 터지고 갈라지는 여름철 가뭄에 대지를 흠뻑 적셔주는 반가운 빗줄기였습니다.

 

절을 하다가도 문득 문득  내가 이처럼 힘들고 고통스러운 절을 왜 하는가..? 하고 반문하기도 수십번입니다. 이와 같은 생각이 수행중의 번뇌이고 망상인줄 모르고 단지 부처님께 죄를 짓고 있는 것 같아 그런 생각이 들 때면 그런 생각을 떨쳐버리고 일어서기가 싫은 아픈 다리를 일으켜 세우면서 나의 잘못된 행동과 죄를 참회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나의 구업 등.. 십악을 간절한 마음으로 참회하며 이제부터라도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위해 선행을 하리라 다짐하곤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벌써 이백배..삼백배..오백배를 알려주는 죽비소리가 내 마음에 들려오고 그럴 때 마다 힘이 생기고 절을 하고 일어설 때면 앞에 계신 부처님께서 밝고 환한 미소로 두 팔을 벌려 나를 안아 주시는 듯 했습니다.

 


 

삼천배를 하면서 가슴벅찬 환희심도 느낄 수 있었고 너그러운 마음과 참으로 행복하다는 마음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사랑하며 따뜻하게 포용할 수 있는 사랑과 자비의 마음도 샘솟듯 솟아 나면서 꼭 그렇게 실천하겠다는 발심도 되었습니다. 주마등처럼 스치는 과거 인연의 끈에 너무 집착하며 늘 의심하고 욕심 많았던 시간들이 아니었던가.. 탐하고 시기하고 원망하며 괴로웠던 시간은 얼마나 많았는지정말 사랑하고 받들어 모셔야 할 부모님의 하늘같은 은혜도 모르고 온갖 투정으로 지새워 온 지난 날들을 부처님께 엎드리고 또 엎드리면서 간절히 참회를 할 수 있었습니다. 숨이 차고 무릎이 아파 그냥 한번 엎드리면 그대로 엎드린체 일어서고 싶지 않은 순간들의 연속이었지만 한없이 쏟아지는 땀과 눈물이 범벅이 되어 제대로 눈을 뜰 수가 없었지만 다가오는 환희심과 부처님의 온전하신 자비의 마음은 참 나를 보지 못했던 마음의 눈을 뜨이게 해 주었습니다.

 


            [ 삼천배 기도를 끝내고 서로 격려하는 도반님들 ] 


 

삼천배 참회기도를 마친 지금 생각하면 마치 꿈이 아니었던가 생각되기도 할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한 순간도 놓치지 않고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법사님 말씀처럼 한번 발심해서 삼천배를 시작하면 그 인연공덕으로 누구든지 해 낼 수 있다고 하셨는데 제가 정말 그랬습니다. 이처럼 행복하게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법사님과 법우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다음 기회에도 삼천배 인연이 되어 우리 금강선원의 좋은 법우님들과 함께

기쁜 마음으로 동참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날마다 좋은 날 되시고

부처님 되시기 바랍니다.

 

 

현지행 합장 / 금강선원 불교대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