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정보, 자료실

木漁의 가르침

마음정원(寂光) 2005. 10. 18. 00:45
木漁의 가르침
 
                                  [통도사 목어]                                                       [부석사의 목어]
 

 

목어란 다들 아시겠지만 나무를 잉어 모양으로 만들어 속이 비게 파낸 것으로, 아침저녁으로 예불할 때와 경전을 읽을 때 두드리며 방이라고도 한다. 중국의 참선하는 절에서, 아침에 죽 먹을 때와 낮에 밥 먹을 때를 알리는 데 쓰이는 것으로, 길고 곧게 고기처럼 만들어진 것이 원래의 모양인데 이것은 물고기가 잠을 잘 때에도 눈을 뜨고 자듯이 수행에 임하는 수도자들도 수면을 줄이고 이와 같이 부지런히 정진하라는 뜻을 갖고 있다.

 

또한 목어는 물 속에서 살고 있는 모든 고기들을 위하여 소리를 내는 것이라고 한다. 이 '목어'가 시대를 흐르면서 차츰 모양이 변하여 지금 불교의식에서 널리 사용하는 불구(佛具) 중 하나인 목탁(木鐸)이 되었다고 한다.

 

불교의 경전에는 그 '목어'가 생겨난 유래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재미있는 이야기가 전한다.

 

옛날 어느 절에 덕이 높은 승려가 몇 사람의 제자를 가르치면서 살고 있었다. 대부분의 제자들은 가르침에 따라 힘써 도를 닦았으나, 유독히 한 제자만이 스승의 가르침을 어기고 제 멋대로 행동할 뿐 아니라, 계율이란 계율은 모조리 어기면서 망난이 짓 저지르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그러던 그가 마참내 몹쓸 병에 걸려 일찍 죽게 되었는데, 그 다음 생에서는 업보를 받아 물고기로 태어나게 되었다. 그것도 등에 커다란 나무가 솟아난 물고기가 되었으므로 헤엄치기가 여간 힘들었을 뿐 아니라, 바람이 불어 물결이 칠 때마다 그 나무가 흔들려서 말로 다할 수 없는 고통을 계속 받아야만 했다.

 

하루는 스승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너는 데 등에 커다란 나무가 솟은 물고기가 뱃전에 머리를 들어대고 슬피 우는 모습을 보였다. 스승이 깊은 선정(禪定)에 들어가 그 물고기의 전생을 살펴보니, 그게 바로 자기의 가르침을 멀리 하고 방탕한 생활을 일삼다가 일찍 죽은 과거의 제자임을 알게 되었다.너무나 가여운 마음에 그 스승은 고통에 처한 제자를 위하여 뭍이나 물에서 사는 미물과 함께 외로운 영혼들을 천도(薦度)하는 법회인 수륙재(水陸齋)를 베풀어서 제자를 물고기의 몸으로부터 벗어나게 해 주었다.

 

그날 밤 스승의 끔에 물고기의 몸을 벗은 제자가 나타나서 감사를 드림과 함께 다음 생에서는 참다운 발심을 하여 바르게 정진할 것을 다짐하고, 자신의 등에 난 나무를 베어 물고기의 형상을 만들어서 막대로 쳐주기를 청하였다. 그리하게 되면 수행하는 사람들이 그 이야기를 듣고 교훈으로 삼게 될 것이고, 아울러 강이나 바다에 사는 물고기들이 그 소리를 듣고 해탈할 수 있는 좋은 인연이 될 것이라 하였다. 스승은 그 부탁에 따라 나무를 베어 물고기 모양을 한 목어를 만들어 침으로써 많은 중생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가 있었다.

 

절에 그 '목어'가 있는 뜻은 주지하다시피 물고기 류가 밤낮으로 눈을 감지 않고 움직이고 자고 하므로 모든 수행자로 하여금 잠을 멀리 하고 수도하라는 뜻으로 만들어진 것, 곧 그것을 두드려 수행자가 어둡고 혼미한 정신 상태에 드는 혼침을 경책(警策)하기 위해서라 하고, 혹은 그 '목어'를 두드려 소리나게 함으로써 물 밑 세계에 사는 모든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한 상징적 의미로 삼는 것이다.

 

이 '목어'의 형태가 처음에는 단단한 물고기 모습이었으나, 세월이 흐르면서 차츰 용머리에 물고기 몸을 취한 용두어신(龍頭魚身)으로 되었고, 그 용은 흔히 입에 '여의주'를 물고 있는데, 이는 <후한서(後漢書)이응전(李應傳)>에 보이는 등용문(登龍門)의 고사(故事)가 윤색되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곧 복숭아꽃이 필 무렵 황하(黃河)의 잉어들은 거센 물살을 거슬러 상류로 오르다가 용문(龍門)의 거칠고 가파른 협곡을 뛰어올라야 하는데, 거의가 실패를 하지만 요행히 성공한 잉어는 용으로 화한다는 전설이 있는데, 불도에 들어 깨달음에 가까워지는 것 또한 그와 같은 어변성룡(魚變成龍)일 것이라 상징하여 모습이 차츰 변하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법당에서 사용하는 목탁도 목어를 사용하기 쉽게 변형시킨 모습으로 스물네시간 수행자의 게으름을 감시하며 깨우친다.

'좋은 정보, 자료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나무아미타불  (0) 2005.11.18
예불문 五分香禮  (0) 2005.11.17
무존소림(소림사)  (0) 2005.09.30
중국여행(산동성 청도)  (0) 2005.09.30
중국 고대유물  (0) 2005.0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