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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존소림(소림사)

마음정원(寂光) 2005. 9. 30. 15:19

 

武尊少林

Heroes from Shaolin

 

 

제작연도 : 1993년

감독 : 양금천

출연 : 온조륜, 양소빙, 여 자, 장조휘, 리닝, 유가휘

주제가 : 온조륜 " 投 入 我 生 命 "


 

어릴적 오빠를 따라 간 만화가게 한쪽에는 뭔 책인지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 책들이 수두룩 쌓여 있었는데 그 것이 바로 무협지였다. 글씨도 지금처럼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수 있는 것이 아닌 아래로 쭈루룩 써 있어서 자를 대고 읽었던 것 같다. 아니면 어디 읽는지 잘 잊어 먹기에... 내 경우에는 무협지보다 무협영화를 더 먼저 맛들였던 것 같다. 우리 아빠 말씀에, 태어나 얼마 안되서 "방랑의 결투"라는 걸 보러 갔단다. 내가 무협영화를 접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는 외팔이시리즈도 꽤나 많이 봤단다. 그 때의 스타는 왕우라는 사람이었단다. 근데 왜 기억이 안나는 걸까???

어린 시절 본 것중 기억을 더듬어 생각나는게 있다면 뭔가 휘둘르던 영화였는데 , 그때 그가슴 설레던 남자는 이소룡이었다. 아마도 그 영화는 이소룡시리즈라 하는`정무문', `당산대형', `용쟁호투', `맹룡과강', `사망유희' 들이었겠다. 당시 중고생들 사이엔 책가방에 쌍절곤을 꽂고 다니는 게 유행이었고 ‘아비요~’하는 괴성이 자습시간 교실마다 울려났다고 한다..그러나 이소룡 영화는 정통 무협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선 악 대결, 복수, 최후결전이라는 무협지 구도를 그대로 도입했다. 특히 남성위주였던 홍콩영화 팬들을 여성층으로까지 넓혀 놓았다. 나도 거기 포함된다... 그리고 1978년 "소림사(少林寺)" (이연걸 주연이라고 생각되는데 ..되게 귀엽다..잘생기고..콧구멍 크고.) 가 각광을 받으면서 예전 스타일의 `소림사 십팔동인', `소림36방' 등이 큰 인기를 누렸다.

그리고 요즘에 와서도 소림사는 여전히 인기있는 품목이다.

"무존소림" 역시 소림사를 배경으로 한 무협시리즈로 소림의 속가제자인 "백세분"에 관한 이야기이다. 백세분이라고 주인공이 103명이 아니다. 하지만 세분 얘기할때마다 옆에 누가 또 있나 찾아보게 될 것이다.. 제목은 참 비장하다만..흰 장삼에 독특한 걸음걸이, 싸늘한 시선, 한을 품은 듯 비감한 표정등을 바라지는 말자. 주인공 백세분은 그런 인물이 아니다. 무존소림은 시작할때는 이 이야기가 코메디구나 할 정도로 재미있는 부분이 많다. 백세분을 맡은 온조륜의 연기도 천재적으로 제 2의 양조위인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킨다. 박진감 넘치는 이야기 전개에 호화로운 출연진에 입을 다물 수 없던 것에 비해 중간부분을 넘어서면서 좀 지루한 경향도 있다. 뭐랄까...늘여 먹는 흔적이 보였다. 그러나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아니쥐...당연히 알고 있지..원래 무협시리즈는 그렇거든. 근데 왜 예측불가능하냐고? 당연하지...비디오 갯수는 얼마 안 남았는데 이야기는 정리가 안되고 있으니까... 불안하지, 뭐.) 이야기가 재미있다.

무존소림은 소림사를 무대로 시작해서 이리저리 해매다가 결국은 소림사로 돌아와 끝나지만 나름대로의 방대한 스케일을 즐길 수도 있다. 청나라 관병이 무쟈게 쫓아 온다고 해서 보니까..한 열명 남짓 오더라... 그리고 또 하나의 볼 거리는 소림의 무공이다. 무협중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는 무공이야말로 무협시리즈를 빛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무존소림은 반딱반딱 빛난다. 소림사의 계율도 맛볼 수 있으며 불교적인 색채가 가득한 시리즈라 할 수 있다. 그럼 소림사는 어떤 절인가?

 

소림사는 하남성 등봉현의 북서쪽 소실산 북쪽 기슭에 세워진 선사이다. 북위 시대인 495년에 효문제가 인도승 발타선사가 창건했고, 527년에 인도승 보제달마(菩提達磨)가 와서 선종을 시작한 절이다. 전설에 따르면 발타선사는 여섯 명의 친구와 함께 출가했지만, 친구들은 모두 성불하고 발타만 부처가 되지 못하였다. 그래도 구도의 길을 떠난 발타는 마지막으로 중국에 이르러 효문제를 만나게 되고, 효문제의 명으로 소림사를 세웠다. 소림사는 달마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으로 발타선사가 소림사를 떠난 뒤 보리달마가 소림사를 찾는다. 달마대사는 양자강을 건너 소림사로 왔는데, 그때 갈댓잎을 타고 양자강을 건너는 신통력을 보여 명성을 얻게 되었다. 달마가 창안해냈다고 하는 것이 바로 "역근경"과 "세수경"이다. "세수경"은 실전되어 거의 알려지지 않았고, 청나라 이후에 제작된 "역근경"만 전해지고 있다.

그 세수경을 매개체로 해서 무존소림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실전되어 그 내용이 뭔지 잘 모르니까.....대충 지어내도 되잖아요?
이야기에 따르면 세수경은 젊음을 유지시켜주며 잘만하면 불로장생할 수 있는 비급라고 한다. 소림사에서는 그 세수경을 분실하고 청황제 강희와 그의 아들 옹정은 세수경을 차지해 어떻게든 좀 오래 살아보려고 혈안이 된다. 그러고 보면 소림사는 허구헌날 뭘 잃어버리고 도동놈이 훔쳐가고 한다. 소림내부에 그 많은 무술고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콤이라도 달아야겠다. 그럼 세수경이 뭔데 그 날리들인가?

그 것은 간단하다. 세수할때는 깨끗이 ...이쪽 저쪽 목 닦고...요런 옛부터 전해내려오는 세수경도 있고, 나의 세수경도 있다. 그 것을 알려주마.. 세수할때는 여러번 비누칠을 하고, 여러번 휑군다. 남은 물로는 발도 닦는다. 그리고 그 물로 걸레도 빤다. 이러케하면 아마도 젊음을 유지할 수 있을 껄? 누군가가 옆에서 이런말을 한다. 젊어지는건 얼굴이 아니라..정신연령일껄??? 후~지금도 정신연령이 좀 낮아서 고민인데 더 어려지면 우짜노...

 

백세분(온조륜 분) : 까불까불한 인물로 시작되는 백세분을 보다보면 녹정기에서의 양조위가 생각이 난다. 그 만큼 연기도 뛰어난 배우 온조륜이 그 역을 잘 소화해 내었다. 백세분은 소림무공을 배우러 소림사로 떠난후 정통 코스를 밟아 어렵게 소림무공을 익히게 된다. 요 점은 기연을 얻어 고수가 되는 무협의 일반적인 공식에 상당히 위배되는 사항이다. 그만큼 백세분은 더 친근감이 든다. 나도 할 수 있다!!!는 희망과 함께...

그의 성격은 소림사 밖에 사는 여인 몽색을 만나고 여러일을 겪으면서, 좀 더 진지하게 바뀌게 되지만 오히려 이 진지함은 그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만들기도 한다. 무술에 대한 애착으로 살던 생활에서 벗어나 세수경에 얽히는 세분의 인생은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다. 세수경으로 인해 사랑을 얻고 또 세수경으로 인해 사랑을 잃는다. 또한 가족도 몰살을 당하는데... 세분은 이런 역경을 헤치고 끝까지 당당한 모습으로 산다. 세분의 모습을 보면서 어디 한군데라도 흠잡을 때가 없었다. 두 여자사이에서 고민할 때도 차라리 둘을 다 데리고 살지..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그는 신의가 있고 명백한 사람이다. 아마도 영웅적인 주인공에 신물이 난 후 그를 본다면 그가 좋아질 것이다.

 

연 곤 : 연곤은 청나라의 국방장관쯤 되는 사람인데..이름에서 풍기는 이미지 그대로 나쁜 놈이다. 무협지에서 "곤"자가 들어가는 이름은 별로 좋은 역이 아닌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의천도룡기의 성곤...
그는 얼굴에 점이 떠억 버티고 있는 배우로 신조협려95에서 곽정으로 나왔던 바로 그 마당쇠이다. (그가 왜 곽정을 했는지 아직도 이해가 안간다..) 연곤은 무존소림에서 담당하는 역활이 한마디로 "적과의 동침" 주인공이다. 예쁜 마누라를 디리 팬다. 슈퍼 아저씨랑 얘기해도 패고 잘못 걸려온 전화를 받아도 팬다. 그리고는 엄청 미안해 한다. 변태다.. 주인공 백세분에게 마누라를 빼앗기고 보복을 하는 치사스런 놈이다.
어디 적과의 동침뿐이랴~ "13일의 금요일" 주인공도 연곤이다...으흐~징~헌 놈...그는 마누라 몽색에게 독을 당해 얼굴이 흉하게 일그러진다. 그 면상을 보자기로 가리고 공제와 싸우던 그에게 요로케 이야기하고 싶다. 보자기 풀어~ 그럼 공제가 그 낯짝보고 놀라 도망갈꺼야~~

 

몽색(양소빙 분) : 몽색은 뜻밖에도 나쁜 나라역의 연곤의 마누라로 설정되었다. 맨날 퍼 맞다가 도망쳐 나온다. 그러나 그녀는 그때 실수를 하고 나왔다. 연곤을 발로 몇대 차고 세수경만 가지고 나올 것이 아니었다. 아예 후환을 없앴어야 하는건데 그게 좀 아쉬웠다. 연약의 대표명사 양소빙은 그저 내숭 떠는 여자로 묘사되지는 않았다. 겉보기와 달리 속으로는 매서움을 감추고 있는 여자였다.
또한 남 몰래 세수경을 익혀 젊어져버린 몽색은 자기보다 십수년(내가 추정하기에)은 더 어린 백세분을 사랑하게 된다. 얼굴이 어려지면 더 어린 사람에게 사랑을 느끼게 될 수도 있는 것인가 보다..히~~나야 세수를 열심히해도 얼굴이 더 어려진 적은 없지만 , 나보다 더 어린장**나 고**를 열심히 좋아해 봐서 그 마음을 안다. 더군다나 유부녀라는 사실도 똑 같다..^^ 하지만 다른게 있다면 백세분은 몽색을 사랑하지만, 장**나 고**는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나쁜놈덜...

 

모든일이 막을 내리는 순간 몽색에게 찾아온 불행은 뜻밖이었다. 하지만 그렇게 되리라는 것을 미리 예감했던 몽색은 처음에 많이 괴로워 했지만 도를 깨우치게 된다. 젊음에 대한 환상..그러나 환상과는 상관없이 어쩔 수 없이 그 방법을 택했어야 했던 몽색의 마음에 동감을 하게 된다. 무협시리즈에 출연하면서 해피엔딩을 겪기 힘든 양소빙의 역으로 볼때 보는 사람도 이미 직감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무존소림은 몽색이라는 인물을 통해서, 그 어떤 정당한 연유로 인해 젊음을 추구해도 그 것은 순리에 역행한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심오하다...

 

단목교(여 자 분) : 생긴 것과는 달리 첨부터 끝까지 착한 역으로 일관해 오는 단목교를 보면서... 그 어떤 희생도 사랑으로 전환될 수 없음을 느끼게 된다. 중이 제머리 못깎는다고 했지만 그녀는 스스로 삭발까지 하고 소림사로 가서 백세분을 만나기도 한다. 단목교의 끝없는 사랑이 눈시울을 붉히게 만들고, 그녀가 언젠가는 보답을 받기 바랬지만 백세분의 이성적인 결정으로 그렇게 되지 않은 것이 좀 아쉽다. 하지만 껍데기만 데리고 살면 뭘해...백세분의 행동은 옳았다고 본다.

 

공제(장조휘 분) : 짧은 비됴속의 조연으로 주인공보다 더 파란만장한 삶을 사는 공제는 옳은 것과 그른 것을 확실히 알지만 그렇게 살기에는 세상이 너무 험했다. 부와 명성을 추구하는듯 하면서도 아무렇게나 사는 공제를 보면서 그에게 작은 행복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를 알 수있게 된다. 그 작은 행복조차 누리기 힘들었던 공제는 무존소림에서 없어서는 안될 긴박한 조연이다. 막판에 나쁜 놈 연곤과 맞짱 떠서 승리를 쟁취하는 것도 바로 공제이다. 조연의 귀재 장조휘가 그 어려운 역을 너무 너무 멋있게 소화해 낸다. 물론 그 몽빼바지만 안 입고 나온다면 더 말할나위 없이 좋았겠는데...

 

무존소림을 보고 소림사가 남소림, 북소림으로 2개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백세분이 찾아간 남소림에는 뭔가 사건이 일어날 예감을 충분히 받았다. 왜냐고오? 남소림의 대행장문인 행도대사가 바로 구서위였기 때문이다. 좋은 역이라고는 눈 씻고 봐도 안 맡았던 그가 나오는데 사건이 안생기고 베겨? (그는??? 노검소광사에서 나쁜 놈, 수호전지영웅전에서도 나쁜 놈, 선려기연에서도 나쁜놈, 천변에서도 역시 나아쁜 놈...대운하에서만 좋은 분...각종 나쁜 역 전문배우..)
역시 구서위는 나쁜 놈이었다. 엄청 잘 어울린다..

 

내용도 탄탄하고 재미있는 편이고(중간에 늘어지는 부분만 제외한다면), 소림무술을 많이 볼 수 있어서 소솔한 맛도 있다. 그저 볼게 없어서 뭔가를 찾는다면 요기거리로 무존소림을 권한다. 아마도 몇일은 즐길 수 있을 것이다. 단박에 봐 버릴 정도로 왕창 재밌지는 않으니까... 그리고 꼭 온조륜을 유심히 보기 바란다. 특이한 연기를 하는 괞잖은 배우다. 연기나 노래 모두 잘나가는 엔터테인먼트로 특히 작곡과 작사에 능한 싱어 송라이터이다.

K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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