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존재하게 하소서'
/ 법상 스님
살다보면 이따금씩
외로움과 내적인 고독감에
한 없이 젖어들 때가 있습니다.
어떤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예전엔 생각만 해도 설레던 것들이
무의미해지고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누구나
외로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을 치곤 합니다.
그러나 외로운 건 좋은 것입니다.
법정스님께서는
사람은 누구나 때때로 시장끼 같은
외로움을 느껴봐야 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외롭게 홀로 존재한다는 것은
우리의 내면이 모처럼만에
성숙할 수 있을 기회를 맞이한다는 것이고,
외로움의 깊이만큼
내 삶의 깊이도
한층 깊어 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사실 외로움이란 근원적인 문제입니다.
외로움을 통해서
잊고 있었던 참된 내면의
자아와 만나는 통로가 연결되어 있으며,
그 홀로 있음 속에서
붓다와 신을 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많은 것들과 함께 있을 때
우리는 고요한 내면의 신성과 불성을
마주할 여지를
잃어버리게 되는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의
관심은 오직 바깥에만 있어 왔습니다.
남들의 관심, 사랑, 돈,
소유물, 성공 등을 추구하며,
내 바깥에서 무언가를 끌어와야지만
행복하다고 생각하곤 하였습니다.
그러나 중심 잡힌 대장부는
그 어떤 외부적인 것과 함께 하지 않고,
외로이 홀로 존재하더라도
자기 안에서 행복과 평화와 내적인 충만감을
무한히 솟아나게 할 수 있는 것입니다.
홀로 있는 외로운 순간을 통해
나 자신이
삶의 무대 위에 우뚝 설수 있게 하소서.
외부적으로 쌓지 않더라도
내적으로 충만하게 하시옵소서.
마하반야바라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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