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법문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처럼

마음정원(寂光) 2012. 5. 1. 10:42

 
♣농사를 준비하는 농부처럼♣♣♣
    ...해월스님/해인사승가대학장... 봄 농사를 준비하는 청명(淸明)이 지났다. 겨우내 추위를 이겨낸 땅이 씨앗을 품을 준비를 하고 있다. 농부들은 밭을 갈고 씨앗을 뿌리며 한해를 시작할 채비에 분주한 시기이다. 풍년과 흉년의 판가름은 한해 농사를 준비하는 요즘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좌우된다. 가을의 결과가 봄의 준비에 달려 있는 것이다. 자칫 게으름을 피우다 파종 시기라도 놓치면 결국에는 형편없는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농사는 정직 하다. 세상 사는 이치도 농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인 연기법(緣起法)도 이와 비슷하다. 이것이 있으므로 저것이 있고, 저것이 있으므로 이것이 있다는 연기법에는 ‘세상을 바르게 사는 방법’이 담겨 있다. 인연(因緣)이나 상의상관(相依相關), 인과(因果)도 비슷한 내용이다. 원인이 있으면 결과가 있는 것이고, 그 결과는 새로운 원인이 된다. 그물처럼 모든 존재와 상황은 서로 연결되어 있다. 이 같은 이치를 제대로 알아야 세상 사는데 어려움이 없다. 연기법을 이해하지 못하면 삶의 내용이 풍요로울 수 없다. 출가사문과 재가불자들의 삶도 마찬가지이다. 부처님 가르침에 따라 수행하고 정진하지 않으면 그 결과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우리 속담에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는 말이 있다. 인과의 법칙을 잘 표현한 속담으로 마음에 새길 필요가 있다. 4월이 되었지만 꽃샘추위가 마지막 기승을 부리고 있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봄이 왔지만 봄 같지 않다)’ 같지만, 봄은 우리 곁에 올 수 밖에 없다. 이 봄에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노력을 시작 해야 한다. 불자들도 수행과 정진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올 가을에는 풍성한 수확을 거두는 농부처럼, 깨달음의 향기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향기를 맡고 맡지 못하고는 ‘바로 지금’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