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교현장

[스크랩] 호국수심사 일요법회 - 강원도 양구

마음정원(寂光) 2011. 12. 8. 23:19

불기 2555년 12월 4일(일)..

강원도 양구에 있는 포병부대 호국수심사 일요법회를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를 하고 집을 나섰다.

전철운행이 05:30분이 되어서야 시작되는 줄도 모르고 이른 아침에 전철역으로 종종걸음으로 달려갔다.

갑자기 날씨도 추워졌고 엊그제는 강원도 산간지방에 눈이 많이왔다는 일기예보가 있어 마음은 설레임으로..

그리고 전방부대의 부처님 도량이 어떻게 장엄되어 있는지.. 일요법회에 참석하는 장병들은 몇명이나 되는지 궁금하기도 하고

그들을 만난다는 기대감에 추위도 잊고 즐거운 마음으로 강변역으로 갔다..

테라와다불교 수행자로 전방부대의 군 부대 법당을 비롯해서 교도소 등.. 수행과 포교로 정진하고 있는

수마나님의 요청으로 이번 일요법회에 함께 참석하기로 했던 것이다.

 

 

 

강원도 양구..

아름다운 파라호가 유유히 흘러내리고 주변에는 펀치벌로 유명한 전적지가 있으며 조금 떨어진 곳에 평화의 댐이 있는

최전방 양구는 나에게도 아주 오래전 군 복무시절 추억이 있는 어려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마나님과 함께 강변역에서 아침 6시 30분에 출발하는 양구행 버스를 타고 버스 안에서 식사대신 우유한잔으로 

아침을 때웠다.. 30여년 전 양구를 갈 때는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달리는 버스에도 먼지가 가득했었고 "인제가면 언제오나

원통해서 못살겠네.." 하는 인제를 지나 굽이굽이 돌고 돌아가는 버스길이 무척이나 지루했었지만

지금은 4차선도로가 아주 깔끔하게 포장되어 버스는 미끄러지듯 한숨에 달려갔는데 춘천에서 주유하느라 잠깐 쉬고는

곧장 양구까지 달려가니 겨우 2시간 남짓 걸렸다.. 햐.. 예상했던 것 보다 정말 빨리 도착했다.

 

양구에 도착해서 법회에 참석하는 장병들이 먹을 햄버거와 과일을 샀다.

70여명이 먹을 수 있는 먹거리를 준비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수마나님 혼자서 늘 이렇게 해오고 있는 것이

정말 놀랍기도 하고 포교의 큰 원력과 자비심이 없이는 누구도 할 수 없는 보살행에 고개가 숙여졌다.  

혼자서 말없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아름다운 수행자의 모습이 얼머나 멋져보이던지....!!

햄버거집 주인 아주머니와 아저씨는 우리 일행을 넘 반갑게..친절히 맞아주었고 따끈한 차도 내 주셨다.

슈퍼마켓 과일가게 아저씨도 정성스럽게 밀감을 좋은 것으로 골라 주시고...

만나는 이들 모두가 감사하고 정겨운 분들이어서 추운 날씨에도 한결 따뜻하고 훈훈한 느낌이었다.

 

 

 

9시 30분쯤 되자 군용 지프가 왔고... 짚차를 타고 양구 읍에서 20여분 더 전방으로 달려가니 길 옆에는

평화의 댐.. 해양(펀치벌)가는 길 안내표지가 보였다. 가까이 보이는 높이 솟은 산 능선에는 하얀 눈이 쌓여

멋진 설경이 펼쳐져 있고.. 여기 저기 군 부대가 있어 전방에 왔음을 실감하게 했다.

 

 

곡사포대대.. 護國修心寺(호국수심사)

정문을 들어서니 인솔하사가 법회를 위해 법사님 일행이 오셨다고 위병에게 신고하고 부대 안으로 들어섰다.

조계종 포교사단에서 51탄약대대 일요법회를 위해 정문을 들어서면 반드시 정문 밖에서 정차하고 신분확인을 

한 후에 주민등록증을 위병소에 맡겨두고 들어가야 하지만 이곳 포병대대는 이미 인솔하사가 동행해서 안내하므로

별도 개인 신분확인 절차는 생략하고 들어갈 수 있었다.

 

 

 

 

수심사에 도착하니 법회를 관장하는 원사님과  군종장병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작은 시골 교회모양 법당이 작지만 정겨운 모습이었고 햔관 문 입구에는 풍경이 맑은 법음을 들려주고 있다.

군종병이 따끈한 커피를 끓여 건내주며 가볍게 미소로 인사한다. 원사님과 군종사병..그리고 나와 수마나님이

커피를 마시며 잠깐 담소를 나누고 난 뒤 법당으로 안내되어 들어가니 법당 가득 병사들이 질서정연하게 앉아

초롱초롱한 눈 빛으로 법회를 기다리며 앉아 있었다..

 

조금은 분위기가 엄숙한 가운데 내가 목탁을 치며 의식집전을 했다.

 

삼귀의례

반야심경

보현행원..

설법..대신에 오늘은 인도영화를 한편 보여주기로 했다.

 

 

 

 

 

거의 두시간에 걸친 영화는 웃음과 눈물.. 감동과 함께 젊은이들에게 꿈과 용기를 갖게하는 명화였다.

"인생은 레이스다:고 하는 대학교수의 관념과 가르침.. 노교수와 세명의 젊은 공대 학생들과의 끊임없는

지성과 순수(열정)가 부딪히며 던지는 화두.. 인간과 기계가 주는 의미 등.. 매우 멋진 영화였다.

장병들이 영화를 시작하는 처음에는 졸거나 잠자는 병사들이 많았는데 조금 시간이 지나자 모두가 영화속으로

빠져들어갈 만큼 의미있는 영화였다..    

시간이 부족한 탓으로 영화를 마치고 병사들과 "마음나누기"를 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법회를 마치고 군종 장병들과 함께 부대 밖 식당으로 나와 점심식사를 하며 대화를 나눴다.

상사(원사님)가 함께있었기 때문에 아주 편안하게 열린마음으로 많은 것을 나누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지금 제일 하고 싶은것은 휴가 가는 것이다.." 라고 했다.. 그 만큼 부모님의 따뜻한 사랑이 그립고

차가운 날씨에 전방에서의 근무가 쉬울 수는 없기 때문이리라...

장병들에게 내가 특전사령부에서 힘들게 근무했던 그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용기를 붇돋워 주기도 했다.

 

 

군 입대 후 처음으로 접하는 불교..

이들 장병들에게 어떻게 부처님 가르침을 바르고 쉽게 전달할 것이며, 또한 이와같은 포교활동을 통해

참 불자로 태어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인가..?

무턱대고 일반사찰에서 하듯이 법회를 해서는 포교의 효과가 없음을 안다.

먹거리(초코파이) 때문에 법당에 나오는 젊은이가 교회로 가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도 안다..

오늘날의 젊은 세대를 위해.. 특히 포교의 황금어장이라고 하는 군 장병들에게 무엇을..어떻게 포교할 것인가..?

 

첨단시대를 걷는 오늘날의 젊은이들이 흥미롭게..쉽게 따라올 수 있는 포교방법을 찾아야 하고

법회를 주관하는 포교사나 법사들이 스스로 수행의 내공을 깊이 쌓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며 실천한 경험이 바탕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그래서 항상 게을러지 말고 정진하고 수행하며

열정적으로 포교하는 바른 포교사의 자세가 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포교활동은 개인 혼자서 수행하기에는 쉬운 일이 아님을 알고 인적, 물적 자원과 연계할 수 있는 포교의 배경도

넓혀가야 할 것이다. 바른 불자로 태어나게 하기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일관성 있고 지속적인 포교가 되어야 하고

포교사의 수행력은 물론이고 다양한 지식과 포교의 노하우가 요구된다고 본다.

현 시대에 부응하는 포교.. 가슴 가득히 와 닿는 감동과 환희의 포교현장이 될 수 있도록 늘 연구하고 노력해야 할 것이다. 

         

                

 

 

출처 : 산사의 풍경소리
글쓴이 : 寂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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