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법문

부처님과 함께 살아가기 - 보경스님

마음정원(寂光) 2011. 12. 1. 10:00


***부처님과 함께 살아가기***
    ...보 경 스님... 부처님이 카필라바스투 니그로다 동산에 계실 때의 일이다. 여름 안거를 마친 부처님이 다른 곳으로 떠날 것을 안 재가신자 마하나마가 부처님을 찾아 뵙고 이렇게 말했다. “부처님, 제가 식당에서 여러 비구들이 하는 말을 들으니 가사를 다 꿰매면 곧 다른 곳으로 떠나실 것이라 하였습니다. 저는 아직 근기가 천박하여 부처님이 안 계시면 사방이 아득하여 들은 법도 다 잊어버릴 것 같습니다. 이제 부처님과 여러 친한 스님들과 헤어지면 언제 다시 만나 뵈올 수 있을는지요?” 마하나마의 청은 요컨대 부처님이 더 오래 있어 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이렇게 마하나마를 달랬다. “마하나마여, 너무 섭섭해 하지 말라. 네가 참으로 믿음이 깊은 신자라면 여래가 곁에 있거나 없거나, 친한 비구들을 보거나 보지 않거나 항상 다섯 가지 바른 법을 생각하고 닦으라. 그러면 너는 항상 여래와 그 제자들과 함께 있는 것이 되리라. 다섯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는 바른 믿음을 갖는 것이요,
    둘째는 계율을 잘 지키는 것이요, 셋째는 자주 설법을 듣는 것이요,
    넷째는 널리 보시를 행할 것이요,
    다섯째는 바른 지혜를 갖는 것이다. 마하나마여, 재가신자는 이 다섯 가지 법에 의지해 여섯 가지 공덕을 잘 닦아야 하리니 여섯 가지란 어떤 것인가. 첫째는 ‘여래는 나의 스승’이라고 믿는 것이요, 둘째는 ‘불법은 가장 귀한 것’이라고 믿는 것이며, 셋째는 승단은 ‘가장 청정한 집단’이라고 믿는 것이며, 넷째는 ‘계율은 가장 깨끗한 것’이라고 믿는 것이며, 다섯째는 ‘보시는 가장 훌륭한 공덕’ 이라고 믿는 것이며, 여섯째는 ‘이러한 믿음의 공덕으로 천상에 태어날 것’이라고 믿는 것이다. 마하나마여, 나의 재가제자는 항상 이상과 같은 열한 가지 법을 잘 닦고 성취하면 내가 있으나 없으나 결정코 그 성취가 허물어지지 않을 것이 니라.”<잡아함> ‘십일경’ “곡불장직(曲不藏直)”이라는 말이 있다. ‘곡선을 직선 속에 숨길 수 없다’는 뜻이다. 세상 만물은 각자의 결이 있다. 언 듯 보면 다 비슷한 것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별하여 일정하지 않다. 직선과 곡선은 서로 이해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제자가 스승을 보는 눈도 마찬가지다. 제자는 스승의 마음을 모른다. 부처님께서 안거를 마치고 떠나려하자 재가신자인 마하나마는 이별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때 부처님은 의지해야할 다섯 가지 법과 여기에 의지해 닦아야할 여섯 가지 공덕을 말씀하셨다. 다섯 가지 법이 계율의 측면이라면, 여섯 가지 공덕은 믿음이 근간이 된다. 여래는 나의 스승, 불법은 가장 귀하며, 승단을 믿고, 계율을 수호하고, 보시의 공덕을 쌓고, 천상에 태어나는 등의 일들이 모두 굳건한 믿음에 기초한다. 우리가 부처님의 교설을 모두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판단의 한계를 넘어설 때는 순수한 믿음이 필요하다. <논어>에서 공자가 말한, “인이 멀리 있지 않다. 내가 인하고자 하면 인에 이른다”는 말이 진리에 대한 자세다. 누가 뭐래도 내가 실천하고, 공덕을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간절하여 그치지 않는다면 이뤄질 수 있다. 여간해서는 포기하지 않는 이런 정신이 좋다. [불교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