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법문

괴로움, 그 근원 - 지환스님

마음정원(寂光) 2011. 12. 1. 09:55

***괴로움, 그 근원***
    ...지 환(至歡)스님... '나'란 무엇인가? 아침부터 저녁까지 하루 하루의 생활 가운데 행위의 주체는 두말할 것도 없이 '나' 이다. 내가 먹고 내가 이야기하고 내가 울고 웃고 기뻐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그렇게도 중요한 행위의 주체인 '나'에 대해서 깊이 따져 생각해 보 지 않고 살기가 일쑤다. '나'란 도대체 어떤 것일까? 우리들은 흔히 몸과 마음을 '나'라고 여기고 산다. 이 몸뚱이를 살찌우 려고 온갖 맛있는 음식을 먹여주고 또 좋은 옷을 입혀주는 등 별짓을 다한다. 내 마음에 맞으면 좋 아서 웃고 기뻐하고 야단이다. 내마음에 안맞으면 짜증을 내고 화를 내고 야단이다. 따지고 보면 이 몸과 마음이 요구하는 것을 만족시 켜 주기 위해 우리들은 온갖 노력을 다하고 애를 쓰는 것이다. 이것때문에 갖가지 생활양태가 벌어 지는 것이다. 알고보면 몸이 아프고 병들고 몸에 이상이 생기는 것도 근본적 원인은 마음에 있다. 다시 말해서 마 음을 잘못 먹으면, 마음에 그런 요소를 심으면 몸 에 그런 결과가 나타나는 것이다. [증도가(證道歌) ]에 마음이 씨를 뿌려 몸이 재앙을 받는다(作在心 殃在身)란 말이 바로 이뜻이다. 마음이 불안하고 짜증스럽고 신경질이 나고 울화통 이 치밀고 모든것이 불만스럽고 괴롭다. 모든 것이 귀찮다. 세상살기가 싫다. 내 인생은 왜 이모양이냐 하고 괴로와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면 그 원인 이 무엇인가 알아 보아야 할 것이다. 부처님의 말씀을 들어보기로 하자. "일체 중생이 끝없는 옛부터 갖가지로 뒤바뀐 것이 마치 길잃은 사람이 사방을 바꿔 앎과 같으니 사대 (四大)를 잘못 알아 자기 몸이라 하고 육진(六塵) 의 그림자를 자기의 마음이라 하느니라. 비유하건 대 눈병이 났을 때 허공의 꽃이나 환영의 달을 보 나니 선남자(善男子)야, 허공에는 실제로 꽃이 없 거늘 눈병이 난 사람이 망령되이 집착하니 허망한 집착 때문에 허공의 제성품을 잘못 알았을 뿐 아 니라 실제의 꽃이 생기는 곳까지도 모르니니라. 이 까닭에 허망하게 나고 죽음에 헤매이니라." -원각경- 우리의 참 성품은 본래부터 스스로 청정하고 고요 {寂定}하며 일체가 원만 구족하고 생멸(生滅)이 없 는 영원한 것이다. 이 '뚜렷이 밝은 한 물건'을 법신(法身), 자성(自性), 진여(眞如), 불성(佛性)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중생들은 이러한 '나의 참 성품'을 미(迷)하고 지수화풍(地水火風) 사대가 모 여서 된 몸뚱이를 '내 몸'이라고 하며 눈귀코혀몸 의식(眼耳鼻舌身意)의 여섯가지 기관(六根)으로 여 섯가지 대상(六塵) 즉 색(色:빛깔), 성(聲:소리), 향(香:냄새), 미(味:맛), 촉(觸:촉감), 법(法:알음 알이)을 받아들인 그림자 즉 불변심을 '내 마음' 이라 국집한다. 그것은 마치 깊은 산이나 바다에서 방향감각을 잃어버린 사람이 동과 서 또는 남과 북 이라 한 것과 같다. 이렇듯 전도된 가치관으로 말미암아 모든 시비, 고 뇌, 고통이 따르게 된다. 꿈속의 '나'가 실(實)이 아닌 것처럼 이몸과 마음(妄想心)도 실이 아닌 것이 다. 마치 눈병난 사람이 허공에서 꽃을 보며 달 옆 에서 또 하나의 달을 보게되는 것과 같이 허공꽃, 환영의 달이 실(實)이 아닌 것이다. 이 몸과 마음이 진짜 나인 것으로 알고 여기에 집착 해서 이것들의 요구를 만족 시키려고 별짓을 다하게 될때 여기에는 자연 고통이 따르지 않을 수 없게 된 다. 그러나 '나'를 구성하고 있는 육체적 요소와 정신적 요소인 오온이 공(空)한 것이다. 오온이 공한 도리를 알 때 모든 고뇌는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