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風磬) 소리
몸 전체가 입이 되어 허공에 걸려 있어
동서남북 모든 바람 상관하지 않고
한결같이 어울려서 반야를 노래하네.
뗑그렁, 뗑그렁, 뗑그렁···.
通身是口掛虛空 不管東西南北風
통신시구괘허공 불관동서남북풍
一等與渠談般若 滴丁東了滴丁東
일등여거담반야 적정동료적정동
- 천동여정(天童如淨)
반야송(般若頌)이라는 시다.
소동파(蘇東坡, 1036~1101)는 시냇물 소리가
부처님의 설법소리라고 노래하였는데
이 시에서는 풍경소리가
그대로 반야지혜를 드러내는 소리라고 하였다.
처마 끝에 달려 있는 풍경을 밑에서 올려다 보면
그 입은 몸 전체다. 아주 크게 열려 있다.
마치 허공에 걸려 있는 것 같다.
바람이 동쪽에서 불어오면 서쪽으로 흔들리고,
서쪽에서 불어오면 동쪽으로 흔들린다.
또 남쪽에서 불어오면 북쪽으로 흔들리고
북쪽에서 불어오면 남쪽으로 흔들린다.
어디서 어디로 불어오든 풍경소리는 똑같이
그대로 반야지혜를 설하고 있다.
반야지혜가 아니고서야
어떻게 저렇게 맑은 소리를 낼 수 있겠는가.
물소리, 새소리가 모두 부처님의 무진한 설법소리이며,
바람소리, 풍경소리가 그대로 마하반야바라밀이다.
낱낱이 청정법신 비로자나불이요,
사물 하나하나가 그대로 화장세계다.
고요하고도 탈속하며 소박하고 간결한 선의(禪意)가 잘 묘사되었다.
선천선지(禪天禪地)와 선산선수(禪山禪水)에서 선풍선음(禪風禪音)이
그대로 잘 들리고 있다.
뗑그렁, 뗑그렁, 뗑그렁···.
[무쇠소는 사자후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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