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오솔길

[스크랩] 축원

마음정원(寂光) 2011. 9. 20. 15:26

하루가 깨어나는 이른 아침 도량석과 예불, 기도로 시작되는 하루의 일상이지만

오늘은 특별히 영가 축원기도를 했다.

 

이곳 베트남은 오래세월 전쟁으로 인해 수많은 죽음이 있었고 눈 길 마주하는 곳마다

무덤이 있고 각 가정마다.. 도로나 마을 건물 등 영가를 위한 단이 준비되어 매일 아침과 저녁 두 차례씩

과일과 청정수 그리고 향을 피워 예를 올리고 조상을 위한 기도와 함께 가족의 안녕을 기원하고 있다.

처음에 이곳 베트남에 와서 살고있는 집 바로 곁에 무덤이 있고 어린 아이들이 무덤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들을 보고 의아해 했으나 이곳 베트남의 독특한 문화라는 것을 알고 부터는 무덤도 친밀감이 더해졌다.

길을 가다가도 가끔씩 무덤 잎에 멈추어 서서 합장하고 극락왕생을 기원하기도 하고 나무아미타불 염불을

하기도 한다.

 

인연있는 이웃들, 제 갈길을 가지 못하고 허공에 떠도는 애혼, 고혼의 영가들을 위한 기도와 축원을

많이 하면 좋을 것 같다. 일요일 명상 산책 길을 떠나면서 상가 집을 자주 접하게 된다.

낮선 이방인이지만 상가집을 들러 영가를 모신 곳에 합장 배례하고 극락왕생을 기도하며 축원하곤 한다.

아미타불 정근과 반야심경,광명진언,영가축원을 하면 상주나 주민들이 매우 좋아하고 정성스레 음식도 차려주며

반긴다. 특히 결혼식을 올리는 가정에 갔을 때는 사진 촬영도 해주고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 주면

결혼 당사자나 가족들의 인심이 도가 지나쳐서 문제다. 따뜻한 情이 많아 권하는 음식도 이곳 베트남 소주도

그대로 받아 먹기에는 조금 그렇다. 무엇보다 위생상태가 말이 아니다. 술잔도 반만 마시고 그대로 상대한테

넘겨주어 마시게 하는게 이곳 베트남의 술 문화이고 예의를 갖추는 일이다.

하지만 위생상태는 뒷전이고 이들의 따뜻한 인정과 친절한 마음이 너무나 고마워서 그 분위기에

휩싸이게 되는 것이 대부분이다..

 

오늘 아침에 회사 완성품 창고 문을 누군가 열고 있는 것을 조깅하던 직원 가족이 보고서 알려왔는데

문은 열려 있는데 사람도 없고 다녀간 흔적도 전혀없는 상태였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CCTV를 확인해 보니 스위치 버턴을 눌러야 창고 문이 열리게 되어 있는데 아무도 스위치를

눌르지 않았고 사람 흔적도 없는데 문이 조금씩 열리기 시작해서 전체가 활짝 열리는 것이다. 

직원 가족이 어리둥절 해서 이를 지켜보다가 문 안쪽까지 들어와 두루 살펴보는 장면이 그대로 녹화되어 있었다.

 

몇 개월 전에는 근무하는 직공이 휴무일인 일요일 오후 강에서 목욕하다 사망했는데  그 후 그가 사용하던

미싱을 다른 직원이 사용하다가 갑작스레 까무러치는 일이 발생했다.. 혹시나 싶어 또 다른 직원이 그 기계를

사용해 봤지만 역시 똑같은 일이 2차, 3차까지 발생해서 작업을 하던 공장 직원들이 무섭고 두려워 더 이상 작업진행을

할 수 없어 이곳 베트남 스님을 모셔다 정성껏 영가를 위한 천도재를 지내고.. 영가가 그 미싱에다 49일 동안 음식과 함께

향을 피워달라며 그 때까지는 아무도 자기가 사용하던 기계를 사용하지 말라는 부탁을 해서 그렇게 49일 동안

영가를 위한 음식을 올리고 축원을 하고서야 정상적인 업무가 진행되었던 일이 있었고

내가 이곳 베트남에 와서 함께 근무하는 현지 직원들로 부터 귀신(영가)이 나타났다는  이야기를 가끔씩 듣곤했다.     

 

오토바이가 대부분의 교통수단이고 많은 사람들이 좁은 도로를 마구 휘젓고 보기가 무섭게 질주하는 것을 보기도 하고

사망에 이르는 사고를 자주 목격하기도 한다. 오토바이 사고로 사망하게 되면 그 자리에 타이어와 옷가지 등를 태워

영가를 저 세상으로 보내주는 풍습이 있는 것 같다.

 

첨단시대를 살아가는 글로벌한 세상에서 현재까지도 대 부분의 환경이 열악하고 어렵고 힘든 고통이 있다는 것을

안다. 농촌이나 오지 마을을 가노라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일 때가 많고 따뜻한 마음으로 많은 것을 도우고 싶다.

일요일이 되면 이들을 찾아가 사진 촬영도 해주고 생활 용품이나 의약품을 나눠주기도 하고 극빈 가정에서 생활하는

노인들, 어린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후원금을 지원해 주기도 한다.   

 

이 모든 것이 내가 만나는 인연이고 이들과의 만남에서 내 마음 절절히 느끼고 우러나는 참 기도이고 축원이다.

특별히 모양새를 갖추고 집전하는 기도가 아니라도 허공을 떠 도는 애혼 고혼.. 안타까움을 가슴 절절히 느끼게 하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들과 마주할 때 전해오는 그 아픔을 함께하고 포근히 가슴으로 안아줄 수 있는

그 자체가 아름다운 축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냥 지나치지 않고 합장한 마음으로 불보살님의 명호를 부르며

건강과 행복을 기원하고 무명에서 깨어나 지혜로운 삶이 될 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오늘 아침 회사 창고 문 사건으로 늦은 밤 영가를 위한 기도를 했던 이야기를 하고자 했는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다.. 모두가 다 함께 건강과 참 행복을 누리기를.........

 

나무관새움보살..나무관세음보살..나무관세음보살마하살.._()()()_

출처 : 산사의 풍경소리
글쓴이 : 寂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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