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성보(聖寶)와 문화

사찰(가람)의 배치

마음정원(寂光) 2007. 2. 3. 18:04

가람(伽藍)

가람이란 범어의 Sangharama를 말하는 것으로 이를 번역하여 승가람마 혹은 이를 약하여 가람이라 한다. 가람은 본래 많은 승려들이 한 장소에서 불도를 수행하는 장소를 지칭하는 것으로 중원(衆園)이라 번역하였다. 후세에 이르러서는 건조물로서 전당(殿堂)을 가리키는 명칭이 되었다. 또한 사찰의 통칭이 되었고 사원 자체를 가리키게 되었다. 가람은 사부대중(四部大衆)이 모여 사는 곳을 의미한다. 즉 많은 승려와 보살들이 불도록 수행하는 장소로서의 공간적 의미와 더불어 건축물 자체를 의미하기도 한다. 그래서 가람배치는 사찰의 건물이 입지 하는 배치와 각각의 형식을 말한다.

한국의 가람배치는 시대별로 차이를 보이면서 발전하였는데 일반적으로 고대에는 탑과 금당 등 중요한 거물들이 평지에 정형화되어 배치되다가 신라말기 선종이 유행하면서 산지의 입지조건에 따라 가람배치가 변화한다. 이후 고려와 조선시대를 거치면서 민간신앙을 흡수하고 새로운 불교 사상들이 유입되면서 다양한 건물들이 새롭게 추가된다.

사찰의 대표적인 구성요소로는 문, 루, 종각, 법당, 회랑, 탑, 석등 등 다양한 건축물들이 있다. 오늘날 사찰들의 가람배치는 조선후기에 성립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주요 건축물들은 사찰에 들어가는 진입공간부터 순차적으로 정형화되어 배치되게 된다.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사찰의 진입공간에는 일주문-천왕문-금강문-불이문 등이 배치되고, 사찰의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주요공간에는 사찰의 신앙 성격에 따라 석탑·석등 등을 중심으로 불상을 봉안한 대웅전·비로전·극락전·미륵전·관음전·명부전 등과 같은 금당들이 배치되고, 부속공간들에는 조사당을 비롯하여 민간신앙을 흡수하여 불교화한 건물들인 산신각·칠성각·독성각 등이 전체 사찰 공간의 위계와 성격에 따라 배치된다.

일주문(一柱門)
사찰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건물로 2개의 기둥을 나란히 세워 지붕부를 올려 문을 만들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이 문은 속세와 불계를 구분 짓는 경계 역할을 하며 문을 통고하는 순간 부처님의 세계로 들어가 일심(一心)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의미가 있다.

천왕문(天王門)
이 문은 불법을 수호하는 사천왕상을 모셔놓은 전각으로 수행의 중간단계를 의미하며 속세의 잡귀가 불세계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 천왕문은 수행의 중간단계를 의미하는 불가의 세계인 수미산 중턱에 있는 사천왕의 궁궐을 형상화하여 세워졌다.

금강문(金剛門)
사찰의 수문장 역할을 하는 금강역사상(인왕상)을 문의 양쪽에 배치한다. 보통 사찰문 왼쪽에는 밀적금강, 오른쪽에는 나라연금강이 서 있다.

해탈문(解脫門)
해탈은 번뇌의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경지에 이르는 것으로 이 문을 통과하면 속박을 벗고 자유자재한 해탈의 상태에 도달함을 의미한다.

불이문(不二門)
불교에서 깨달음의 경지를 의미하는 문으로 가장 위쪽에 배치되는 문이다. 불이날 중생과 불(佛)이 둘이 아니며 세속과 불가의 세계도 둘이 아니며 상대적인 것들이 모두 하나라는 의미이다. 불가에서는 번뇌의 세계에서 깨달음의 세계로 진입하는 중요한 문이다. 이문을 통과하면 사찰의 중심공간인 부처가 거처하는 불국토의 세계로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루각(樓閣)
보통 루(樓)형식의 2층이며, 아침과 저녁 예불시에 사용하는 사물(四物)이 걸려져 있다. 종각은 해탈문으로 들어오는 구도자를 환영하고,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음을 알린다. 음악을 연주하여 더 많은 중생을 구제한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법당(法堂)이란 말 그대로 법을 설하는 집으로 불교 신앙의 대상이 되는 불상이나 보살상 등을 모시는 전각이다. 이러한 법당은 사찰의 중심 건물인 본전을 지칭하기도 하고, 부처나 보살을 모신 불전과 보살전 등 예배 대상이 되는 모든 전각을 포괄한다.

대웅전(大雄殿)
사찰의 가장 중심부에 배치되며, 위계상 가장 높은 건물이다. 대웅전은 사찰에서 가장 규모가 크고 화려하게 만들어 사원의 격을 돋보이게 한다. 이 법당에는 불교의 교주인 석가모니불을 모셔놓았다, 격을 높여 대웅보전이라고도 하며, 보통 좌우 협시보살은 문수와 보현보살, 아미타불과 약사여래상이 배치되기도 한다

 

아미타전(阿彌陀殿)
극락정토를 상징하는 아미타불을 모셔놓은 법전으로 극락전·무량수전이라도고 한다. 이곳은 극락정토로의 왕생을 위한 수행과 기도의 도량이기도 한다. 아미타불은 서쪽에 거처하고 있기 때문에 사찰에서 건물은 서편에 배치되거나, 건물내에서 서편으로 불상을 봉안하기도 하다. 보통 협시보살로 관음과 대세지보살을 배치한다

대적광전(大寂光殿)
화엄종의 주불상인 비로자나불을 본존불로 모시고 있으며, 화엄전·비로전이라고도 불린다. 대적광전은 말 그대로 불성(佛性)과 진리의 빛으로 가득한 전당이라는 의미로 화엄의 세계를 상징하고 있다. 우리 나라 화엄계 사찰의 경우 대적광전을 중심으로 전각들이 배치된다.

미륵전(彌勒殿)
미래의 부처인 미륵보살을 모신 법당으로 미륵은 자신의 불국토인 용화세계에서 중생을 교화하는 것을 상징한 법당이다. 미륵전은 새로운 불국토인 용화세계를 상징한다 하여 용화전으로 불리기도 하며 자씨전(慈氏殿)이라 부르기도 한다. 미륵신앙은 우리 나라의 전통적인 민간신앙과도 밀접한 연관을 갖고 있어 사찰에서 일반인들이 가장 많이 예배하는 친숙한 법당이다.

 

관음전(觀音殿)
대자대비한 관세음보살을 모신 법당으로 관세음보살은 현실세계에서 괴로움을 겪는 중생의 음성을 듣는다 하여 붙은 이름이다. 관세음보살은 중생의 모든 고난과 역경을 풀어줄 예배의 대상으로 나타난다. 우리 나라 사찰에는 관세음보살의 대자대비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관음신앙의 상징으로 관음전이 상당수 건립되었는데 원통전·대비전이라고도 한다. 미륵불과 함께 기복을 기원하는 민간신앙적 성격이 강하다.

 

영산전(靈山殿)
석가모니불과 그의 일대기인 팔상탱화를 봉안한 법당으로 영산이란 석가의 설법회상인 영산회상의 준말이다. 팔상(捌相)이란 석가의 생애를 주요 사건에 따라 8단계로 구분하여 설명한 일대기를 말한다.

약사전(藥師殿)
모든 중생의 병을 고쳐주는 약사여래를 모신 전각으로 일광과 월광보살이 협시보살로 등장한다.

명부전(冥府殿)
중생을 제도하는 지장보살을 봉안한 법당으로 지장전·시왕전이라고도 한다. 명부전은 저승이 유명계를 사찰속으로 옮겨놓은 전각으로 유명계의 심판관인 명부시왕을 함께 봉안하고 있다.

지장보살(地藏菩薩)은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남김없이 구제하겠다고 서원한 보살이다. 그 형상은 왼손에 쇠지팡이를 들고 있는데, 이것은 지옥이 문을 두드려 연다는 의미이다. 또한 오른손에는 밝은 구슬을 들고 있는데 어두운 세상을 밝은 구슬로 비춘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지장은 염라대왕의 업경대(業鏡臺)앞에서 심판 받는 중생을 위해 변호해 준다는 자비의 보살이다.

시왕(十王)은 지옥이 판관들로서 인도의 불교에는 없고 중국 도교의 영향으로 불교에 유입되었다.

사찰의 주변부에는 주요 건물들과 요사채와는 별개로 작은 전각들이 있는데 이는 불교가 민간신앙을 흡수하면서 사찰 내에 둔 민간신앙적 신들을 모신 전각이다. 건물 규모는 작게 건립되었다.

조사당(祖師堂)
사찰과 관련된 역대 주요 조사에 대한 영정을 봉안하는 건물로 응진전이라고도 한다. 역대 조사들을 봉안하여 사찰의 위상을 알리고 많은 불도들에게 귀감이 되게 하려는 의미이다.
조사(祖師)는 일종 일파를 개창한 대덕으로 후세 사람들에게 존경을 받는 스님을 말한다
.

 

나한전(羅漢殿)
응진전(應眞殿)이라고도 하며 부처님의 제자인 16 나한상이나 500 나한상을 모신 전각이다. 16나한은 석가모니 부처님의 직제자 가운데 정법을 지키기로 맹세한 제자를 말한다. 500나한은 석가모니 부처님이 입멸한 후 부처님 생전의 가르침을 정리하기 위하여 모인 결집에 참여했던 제자들이다. 부처 열반 후 마하가섭이 회의를 소집하였는데, 이때 오백명의 부구가 모여 모두 아라한의 경지에 도달하여 부처님의 제자가 되었다는 것에서 유래하였다.

산신각(山神閣)
산이 많은 우리 나라에서는 산신에 대한 숭배가 고대로부터 내려오고 있었는데 이러한 민간신앙을 흡수하여 건립되기 시작하였다. 산신각 안에는 수호신인 호랑이와 함께 산신의 모습을 그린 탱화가 모셔지는데 어떤 경우에는 여자 산신이 등장하기도 한다. 이 건물은 불교의 민간 신앙적 성격을 보여주며 많은 중생을 확보하려는 필요성에서 등장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외에도 탑파, 석등, 부도 등이 가람의 부속물로 주요한 신앙 대상이 되는데 이중에서 탑파는 사찰의 중심공간에 배치되어 중요한 예배의 대상이 되었다. 석등은 탑이나 건물의 앞에 배치되어 공간을 밝히고 불법을 널리 퍼져나가게 하며 부도는 사찰의 외곽에 배치한다.

사찰의 가람배치는 건물이 입지하는 형식에 따라 크게 평지형(平地型)과 산지형(山地型)으로 구분된다. 평지형 사찰은 불교 초기의 형태로 도성과 가까운 평지에 두었으며 왕실의 원당(願堂)이나 국찰(國刹)로 많이 지어졌고 도성안에 위치하여 불교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였다. 가람배치는 중문·회랑·탑파·금당 등이 일정한 비례를 가지고 정형적으로 배치되었다. 산지형은 불교가 정착한 뒤 수행을 목적으로 인근과 떨어진 산속으로 입지를 정하게 되는데 초기에는 자연의 석굴을 이용하다가 점차 산지에 터를 두고 사찰을 조영하게 되면서 일반화되었다. 특히 산지가 많은 한국은 평지사찰보다는 산지사찰이 많이 지어지는데 여기에는 불교사상의 변화, 한국 고유 민족신앙의 영향, 기타 종교의 영향, 풍수지리 등의 영향을 들 수 있다.

칠성각(七星閣)
수명장수신인 칠성을 봉안한 전각으로서 우리 나라의 전통신앙과 관계가 깊다. 칠성각은 단순히 북두칠성만을 모시는 것이 아니라 불교적으로 윤색된 삼존불과 함께 7여래, 도교의 칠성신이 함께 모셔져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각(三聖閣)
한 건물 안에 산신·칠성·독성을 함께 모신 건물이다.

독성각(獨聖閣)
나반존자를 모신 전각으로 이 성인은 지혜가 밝아 많은 이적과 능력을 지닌 것으로 표현된다. 전통적인 불교의 성인이 아니라 우리 나라의 고유한 신앙 대상으로 불교적인 색채가 가미된 성인이라 할 수 있다.

 

삼묵당(三默堂)
식당, 욕실, 변소를 말하는 것으로 이 세 군데에서는 말을 하지 말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아라한(阿羅漢)은 불교에서 존경받을 만한 분, 공양 받을 만한 분이라는 의미이다.

가람배치의 변화는 불교사상의 변화와 밀접한 관련 속에서 이루어진다 즉,사리신앙의 중시는 가람배치에서 탑파를 중심으로하여 탑을 가람의 중심에 배치하고 탑을 신앙의 중심으로 하였다.불교신앙의 중심이 불상으로 전환된 것은 탑파중심의 가람배치가 금당으로 이전되었음을 말해준다.다시말해 불교신앙적 예배대상의 중요도에 따라 가람배치도 아울러 변화되며 건축물의 규모를 결정하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