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이해

간다라미술을 통해 본 부처님 생애(1)

마음정원(寂光) 2006. 6. 29. 16:16

[도리천으로부터의 강하]

편암, 36×34㎝
스와트의 붓타라 제1유적 출토
1세기
스와트 박물관 2524


무불상시대의 인도 불전 미술에서 붓다가 보리수, 빈 대좌, 법륜, 불족적(佛足跡) 등의 상징을 통해 표현되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간다라의 불전미술은 대부분 불상 창조 이후의 시기에 해당되기 때문에 그와 같은 무불상 표현이 등장하는 예는 무척 드물다. 그러나 극히 소수의 유물에서 무불상 표현을 볼 수 있는데, 이 부조는 그 드문 예 가운데 하나이다.

석가모니 붓다는 사위성에서 외도(外道)들을 조복(調伏)하기 위하여 많은 대중들 앞에서 대신변(大神變)을 보이고, 그 직후 지상에서 자취를 감추었다. 생후 7일 만에 사별했던 어머니 마야 부인에게 설법을 하기 위해 도리천으로 올라갔던 것이다. 도리천에서 머물며 마야 부인을 위시한 여러 천인들에게 설법을 한 후, 붓다는 세 갈래의 보배 사다리를 타고 양쪽에서 범천과 제석천의 호위를 받으며 지상으로 내려왔다.

붓다의 일생을 팔대(八大) 사건의 하나로 꼽히는 이 사건은 북인도의 상카시야(San-kasya)에서 일어았다고 하는데, 이 부조에 표현된 것은 바로 이 이야기이다.

화면에서 세 갈래의 사다리가 왼쪽 위에서 오른쪽 아래로 비스듬하게 세워져 있다. 좌우의 사다리에는 머리를 올려 묶은 범천과 터번을 쓴 제석천이 합장을 한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고, 중앙 사다리의 아래에는 한 비구니가 무릎을 꿇고 앉아 석가모니를 맞이하고 있다. 석가모니는 표현되지 않았고, 두 개의 작은 발자국만이 그의 존재를 대신하고 있다.

이 부조가 출토된 붓카라 제1유적은 층위(層位)상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1세기까지 제작 연대가 올라가는 조각 유물들은 간다라 불교조각 가운데 가장 시기가 올라가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는데, 전성기의 간다라 조각들에 비하여 서양 고전미술의 요소가 적고 상당히 조야해 보인다. 이 부조도 그러한 유물들 가운데 하나이며, 간다라 불교미술 초기에 무불상표현이 쓰이고 있었음을 알려주는 귀중한 예이다

[도솔천상의 보살(?)]

편암, 21×29㎝
출토지 미상
2~4세기
다르박물관 221


부조의 중앙에 보살이 가부좌의 자세로 앉아 있다. 오른손은 들고 있었으나 파손되어 남아 있지 않고, 오른손으로는 물병을 들고 있다. 머리카락은 터번을 쓰지 않은 보계형(寶계形)의 머리카락이다. 보살의 좌우에는 여러 명의 천인들이 앉거나 서 있다. 이와 같은 머리모양을 하고 물병을 든 보살은 미륵보살이라고 보는 것이 통례이지만, 이러한 장면이 불전 부조와 같은 형식으로 나올 때에는 미륵보살이 아니라 장차 싯다르타로 지상에 태어날 보살이 도솔천상에 있는 모습을 나타내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즉 이 부조는 하생(下生)할 시기가 가까워오자 하생할 시기와 장소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는 보살의 모습을 표현한 장면이다.

[마야부인의 꿈과 꿈의 해석]

편암, 21.5×34.5㎝
스와트의 사이두 스투파 출토
2~3세기
스와트박물관 563


표면이 약간 곡면을 이루고 있는 이 부조는 원래 스투파의 드럼 부분을 이루고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상하 두 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그 아랫단에 오른쪽으로부터 마야 부인의 꿈과 꿈의 해석의 장면이 나온다. 카필라성의 정반왕과 마야 부인은 아들이 없어 걱정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마야 부인은 흰코끼리가 자신의 오른쪽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다.

이것이 석가모니의 태몽인데, 그 내용이 오른쪽에 표현되어 있다. 화면의 중앙에 마야 부인이 오른쪽을 위로 하고 비스듬히 누워 있고, 그 위쪽의 원안에 코끼리가 아래로 내려오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침대 주변에는 네 명의 시녀가 서 있다. 그 왼쪽에는 우측에 왕과 왕비가 앉아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것은 브라흐만을 초빙하여 마야 부인의 꿈에 대한 해석을 듣고 있는 장면이다.

윗단에서도 이야기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전개된다고 생각되는데, 오른쪽 장면에서는 좌측 끝에 성문이 있고, 세 명의 재가 신도들이 붓다를 인도하여 가고 있다. 석가모니가 왕사성을 방문한 이야기가 아닐까 추측된다. 왼쪽 장면은 붓다가 사무외인을 취하고 앉아 있고, 그 좌우에 네 명의 인물이 경배하고 있는 모습이다.

탄생

편암, 68×74㎝
출토지 미상
2~3세기
카라치박물관 G31


앞의 부조와 동일한 구도로 탄생과 칠보행(七步行)이 표현되어 있다. 다만 화면 상단의 좌우에 탄생을 축하하는 주악(奏樂) 천인들이 묘사된 것과 우측에 출산 준비를 위해 물병과 공작의 깃털로 된 부채를 들고 있는 시녀가 표현된 점이 다를 뿐이다. 마야 부인의 얼굴과 오른쪽 옆구리에서 탄생하는 태자의 모습, 일곱 발자국을 걷는 태자의 얼굴이 파손되었지만 인물들의 모델링이나 옷주름 표현이 무척 자연스럽고 솜씨 좋게 새겨져 있다. 화면 맨 좌측의 천인은 기쁨에 겨워 입으로 휘파람을 불고 있다.

탄생

편암, 68×74㎝
출토지 미상
2~3세기
카라치박물관 G31


앞의 부조와 동일한 구도로 탄생과 칠보행(七步行)이 표현되어 있다. 다만 화면 상단의 좌우에 탄생을 축하하는 주악(奏樂) 천인들이 묘사된 것과 우측에 출산 준비를 위해 물병과 공작의 깃털로 된 부채를 들고 있는 시녀가 표현된 점이 다를 뿐이다. 마야 부인의 얼굴과 오른쪽 옆구리에서 탄생하는 태자의 모습, 일곱 발자국을 걷는 태자의 얼굴이 파손되었지만 인물들의 모델링이나 옷주름 표현이 무척 자연스럽고 솜씨 좋게 새겨져 있다. 화면 맨 좌측의 천인은 기쁨에 겨워 입으로 휘파람을 불고 있다.

탄생과 목욕

편암, 10.5×22.9㎝
탁실라 출토
2~3세기경
탁실라박물관 TR64/5.75-1072


오른쪽에는 아기 붓다의 탄생 장면이, 왼쪽에는 아기 붓다의 목욕 장면이 조각되어 있다. 탄생 장면의 구도는 앞의 부조들과 동일하다. 흥미로운 점은 왼쪽 상단에 북과 비파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다. 이 악기들은 붓다가 탄생할 때 하늘에서 울려 온 음악을 상징한다.

목욕 장면에서 아기 붓다는 가운데에 마련된 작은 상 위에 서 있고, 그 좌우에서 범천과 제석천이 더운물과 찬물을 부어 아기를 목욕시키고 있다. 불전에는 범천과 제석천이 아니라 아홉 마리의 나가(naga, 동아시아에서는 九龍이라고 함)가 목욕을 시켰다는 전승도 있으며, 마투라나 사르나트 등 인도 본토에서는 나가들이 물을 뿜어 아기를 목욕시키는 모습이 흔히 등장한다. 그러나 간다라에서는 이와 같이 범천과 제석천이 아기를 목욕 시키는 것이 통례였다.

앞서 다른 부조에서도 보았던 것처럼 이야기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전개됙ㅎ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은 스투파를 경배할 때 그 둘레를 시계 방향으로 돌면서(태양이 도는 방향) 예배했기 때문이다. 즉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스투파를 장식한 불전 부조들을 보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와 같이 부조들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전개되고 있는 경우가 많다.

목욕

천매암, 12.5×27㎝
스와트의 사이두 스투파 출토
1~3세기
스와트박물관 702


중앙의 낮은 대좌 위에 아기 붓다가 양옆의 무릎을 꿇은 여인들의 부축을 박고 서 있다. 여인들의 뒤에서 범천과 제석천이 항아리에 든 물을 태자에게 붓고 있다. 양쪽 가장자리에는 또 다른 천인 합장을 하고 서 있다.

카필라성으로의 귀환

편암, 20×39㎝
출토지 미상
2~4세기
가라치국립박물관 1961


마야 부인과 룸비니에서 태어난 아기 태자는 백성들의 환호를 받으며 카필라 성으로 돌아왔다. 이 부조는 그 장면을 나타낸 것으로 여겨진다. 화면의 왼쪽에서 코끼리가 오른쪽으로 향하여 걸어오고 있다. 코끼리 위에는 한 여인이 타고 있는데 아마 마야 부인일 것으로 생각된다. 때로는 마야 부인과 아기가 코끼리 위의 가마에 탄 모습으로 제시되기도 한다. 코끼리 옆에는 말을 탄 사람이 있는데, 마야 부인 일행을 호위하는 병사로 생각된다. 오른쪽에는 한 여인이 꽃병을 들고 마야 부인 일행을 환영하고 있다. 그 뒤의 남자는 꽃다발을 들고 바칠 준비를 하고 있다.

점상(占相)

편암, 20×52㎝
사흐리바흐롤 출토
2~4세기
카라치국립박물관 P-1726


마야 부인과 아기가 카필라성으로 돌아온 후 태자의 탄생 소식을 듣고 아시타(Asita) 선인이 찾아왔다. 태자의 관상을 본 선인은 크게 감탄하면서 슬피 울기 시작했다. 왕이 그 이유를 묻자, 신인은 왕에게 태자는 대인(大人)의 관상을 다 갖추고 있어서 장차 깨달음을 얻어 중생들을 구제하는 붓다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러나 자신은 나이가 많아서 태자가 부처가 되는 것을 보지 못할 것이 슬프다고 하였다.

이 부조에 표현된 것은 바로 이 이야기다. 화면의 중앙과 우측에 앉아 있는 두 사람이 정반왕과 마야 부인이고, 좌측에서 태자를 안고 관상을 보는 사람이 아시타 선인이다.

학교로 향하는 태자

편암, 18×23㎝
츨토지 미상
2~4세기
카라치국립박물관 KG-23


태자는 취학할 나이가 되자, 학교에 다니며 당시 왕족에게 필요한 학문과 기예를 배웠다.

이 부조는 태자가 학교에 가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두 필의 말이 끄는 수레가 왼쪽을 향하고 있고, 그 앞에는 고삐를 잡은 마부가 있다. 말의 바로 뒤쪽에는 작은 인물이 교각 자세로 앉아 있으나, 이 인물이 태자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태자는 수레를 타는 것이 통례이기 때문이다. 마차 부분이 깨어져서 태자의 모습은 확인할 수 없지만, 이와 비슷한 부조들에서 말 또는 양이 끄는 수레가 학교로 가는 태자의 행렬을 나타내고 있기 때문에 쉽게 그 주제를 알아볼 수 있다.

무예를 겨루는 태자

편암, 18×23㎝
츨토지 미상
2~4세기
카라치국립박물관 KG-14


태자가 출가할 것을 두려워한 아버지 정반왕은 태자에게 최대한의 향락을 누리도록 했다. 그런데 석가족들 사이에서는 태자가 향락에 빠져 무예를 익히지 않는 것을 걱정하는 소리가 들려 왔다. 그러자 태자는 그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무예 시합에 나가, 다른 석가족의 젊은이들과 활쏘기를 겨루어서 보란 듯이 그들을 물리쳤다.

이 부조는 바로 그 장면을 나타낸 것이다. 오른쪽에 활을 겨누고 있는 태자가 있다. 그의 머리에는 두광(頭光)이 달려 있다. 태자의 바로 앞에는 장대 위에 둥근 물체가 달려 있는데, 태자가 표적으로 삼은 쇠북으로 여겨진다. 왼쪽에는 두 사람의 인물이 길다란 것들을 들고 있다. 같은 이야기에 속하는 장면인 것은 분명하지만, 어떤 광경을 나타낸 것인지는 알기가 힘들다. 좌반부의 우측 인물은 머리에 두광이 달려 있는데, 우측의 태자보다 훨씬 작은 크기여서 태자를 반복적으로 나타낸 것이라고 보기는 힘들지 않을까 한다.

누각 속의 궁녀들

편암, 24×34㎝
츨토지 미상
2~4세기
카라치국립박물관 CML-2120


두 단으로 된 누각의 아치들 아래에 남녀들의 상반신이 드러나 있다. 특히 아랫단에 배열되어 있는 여자들은 꽃이나 꽃다발을 들고 있는데, 이 장면이 정확히 어떤 주제의 일부분인지를 확단할 수는 없으나, 궁녀들이 싯다르타 태자를 찬탄하는 모습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예를 들어 태자가 사문출유(四門出遊)를 마치고 궁전으로 들어설 때, 궁녀들은 궁전의 누각 위에서 태자가 꽃을 던지며, 태자의 훌륭한 모습을 흠모하고 찬탄하는 노래를 불렀다고 한다. 이 부조는 그러한 장면의 일부였을 가능성이 있다.

궁정 생활과 출가의 결의

편암, 61×50㎝
페샤와르 분지의 잠루드 출토
2~4세기
카라치국립박물관 G507


상하 두단의 화면에 붓다의 출가 전후의 에피소드들이 표현되어 있다. 상단에는 아치 아래에 태자가 비스듬히 침대에 기대어 궁녀들이 연주하는 음악과 무희들이 춤을 즐기고 있다. 태자 앞 쪽에 걸터 앉은 여인은 태자비인 야쇼다라인 것으로 생각된다. 야쇼다라가 오른손에 들고 있는 동그란 것은 거울로 보인다. 태자가 출가하기 전 궁정에서의 비할 데 없이 환락에 가득 찬 생활을 묘사하고 있다.

하단에서는 밤이 깊어지자 조금 전까지 요염한 모습으로 춤추고 노래하던 무희들과 악사들이 추한 모습으로 잠에 떨어져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그 가운데 홀로 깨어 태자는 환락의 무상함을 깨닫고 마침내 출가를 결심한다. 태자의 뒤에는 침대 위에서 야쇼다라가 잠에 빠져 있다. 앞으로 한발을 내딘 태자는 왼쪽에 있는 마부 찬다카에게 조심스럽게 말을 끌고 오라고 명령을 하고 있다. 좌우 양쪽에는 각각 두 명의 여인 병사들이 지키고 있지만, 그들은 아무 소리도 듣지 못한다. 양쪽 아치 사이의 발코니에는 가운데에 소를 중심으로 좌우에 뚜 명씩의 인물의 얼굴이 보인다. 중앙의 소는 태자가 출성(出城)한 날의 별자리가 목우좌(牧牛座, taurus)였음을 상징하고, 그 인물들도 해와 달 등 다른 천체의 신을 의미한다는 견해가 있다.

상.하단 모두 인물들의 모델링과 배열 뿐 아니라 배경이 되는 건축의 구조에도 많은 주위를 기울이고 있다. 특히 하단 좌우측의 아치 바로 아래에는 원근법적인 오행감(奧行感)이 표현되어 있는 점이 흥미롭다.

출성

편암, 40.6×20.8㎝
출토지 미상
2~4세기
카라치국립박물관


이러한 형식의 부조는 흔히 폴스 게이블(false gable)이라고 불리는 것으로 스투파의 복발부(覆鉢部) 정면을 장식했던 것이다. 높이가 40㎝인 이 폴스 게이블은 소형 스투파에서 떨어져 나온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는 위에서부터 모두 세 장면이 조각되어 있다. 아치형의 상단에는 탄생 장면이 있고, 가운데 단에는 태자가 침상에 앉아 출가를 결심하는 장면이 있다. 왼쪽에서 마부 찬다카가 말을 끌고 있는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하단의 사다리꼴 화면에는 유성출가(逾城出家) 장면이 등장한다. 가운데에 말을 타고 막 성을 나서는 태자가 정면으로 조각되어 있다. 태자의 발 아래에는 소리가 나지 않도록 약샤가 말발굽을 받쳐들고 있다. 태자의 오른쪽에는 마부 찬다카가 산개(傘蓋)를 들고 있다. 왼쪽에 갑옷을 입고 있는 인물은 태자의 출성을 막아 보려는 마왕이다. 마왕은 애욕을 상징하는 활을 들고 있다.

옷을 바꿈

편암, 17×27㎝
스와트의 니모그람 출토
2~4세기
스와트박물관 NG46


말과 마부를 돌려보낸 싯다르타는 마지막 남아 있던 세속 생활의 흔적인, 입고 있던 의복을 때마침 만난 사냥꾼과 바꿔 입는다.

이 부조의 중앙에서는 붓다가 왼쪽의 사냥꾼과 옷을 교환하고 있다. 그 사냥꾼의 왼쪽에도 같은 복장의 사냥꾼이 두 명 더 있는데, 이 중에 한 명은 어깨에 사슴을 둘러메고 있다. 사냠꾼들이 모두 머리와 귀를 덮는 두건을 쓰고 있는 점이 흥미롭다. 붓다의 뒤쪽에는 바즈라파니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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