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남 - 만행

소림사 - 달마대사를 찾아서(2)[6]

마음정원(寂光) 2005. 10. 26. 01:32

10월 2일(일) 비,  달마대사를 찾아서..

 

 



달마대사(입설정)

 

 

달마동은 오유봉 9부 능선에 위치해 있다.

배낭을 고쳐메고 마음도 새로이 가다듬어 좁은 산길을 따라 올라갔다.

보슬비 되어 내리는 빗방울이 친구가 되고, 흥분과 설레임으로 들뜬 마음을

염불로 가라 앉히면서 걸어가니 천하 부러울 것 없는 넉넉하고 푸근한 마음이었다.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석가모니불.()()

 

 

산길을 막 들어서는 입구에 오유봉 산신을 모신 탑 모양의 산신 탑이 있었고

산신을 모시며 사는 일가족이 있었다. 산신 탑 앞에 서서 합장 예배를 하며 달마대사

를 무사히 친견할 수 있게 화엄성중과 신장께서 잘 지켜달라고 발원하는데 어디에선가 나이가 젊어 보이는 도사(..?) 복장을 한 사람이 거의 알아 들을 수 없는 말과 손짓 발짓으로 나를 쳐다보며 이야기를 해 왔다. 아마도 사주팔자를 한번 보라는 것 같아서 고맙다며 달마동을 향해 걸어갔다. 

 



 

좁은 산길은 돌로 계단을 만들어 놓았는데 비에 젖어 자주 미끄러졌다. 지그 제그로 걷기도 하고, 곧장 일직선으로 올라 가기도 했는데 길 옆에서 한들거리며 맞아주는 나뭇잎과 이름모를 산새들의 노래 소리가 풍경소리 만큼이나 맑고 청아했다. 보슬비 되어 내리는 가을비에 몸은 젖어 들지만 이 또한 정겨운 도반이 아닌가.. 혼자 가는 이 길이 참으로 행복했다. 짧은 일정이지만 지금 이 시간 만큼은 급할 것도 없고, 걱정될 것도 없는 그냥 그대로.. 참 좋은 시간이었다.

 

 

올라가는 중간 중간에 주민들이 천막이나 간이 테이블을 놓고 오가는 사람들 한테

물건을 팔고 있었다. 108염주, 단주, 염불테이프, 소림사 기념셔츠..등등..

나는 물건은 사지 않았지만(나중에 내려 오면서 돌로 된 108염주와 단주, 소림사

티셔츠를 파는 값의 반을 뚝 잘라서 샀다) 혼자 가는 길에 반가운 만남이어서

니하오(안녕하세요.^^*) 하고 인사도 나누고, 몇 마디 이야기를 주고 받으며 반갑게

친구가 되기도 했지만 이들의 속샘은 어떻게라도 물건을 파는데 목적이 있었다.

 

오르고..또 오르며.. 몸은 빗물에 젖고 땀방울에 젖었다. 이렇게 해서 산길을 돌고

돌아 도착한 곳이 그토록 오고 싶어 했던 달마동이란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오유봉 정상은 바로 머리 위에 닿을 듯 했다.

 



묵거처..!!

달마동 입구에는 대리석으로 된 일주문(..?)이 있고 그 안에 달마대사가 면벽했던

달마동(達磨洞)이 보였다. 달마동은 원래 치우동굴이었으며 다시 화룡동굴로 명명

되었는데 이것은 달마대사가 치우동굴을 찾은 후에 면벽 묵조선법 수련 중에 많은

용의 이적을 이루어서 된 이름이며 달마동굴은 달마대사가 면벽 9년 묵조선을 끝내

고 소림사를 떠난 후에 붙여진 이름이라고 전해진다. 그 후 묵거처란 이름으로 바뀌

었다.  

 

달마동 입구 (내부에 아스름히 달마대사와 촛불이 보인다

달마동 입구(겨울 풍경)

카메라 가방을 달마굴 앞 좁은 마당 한켠에 내려놓고 조심스레 달마굴로 들어가니

굴 내부 중앙에 달마대사가 모셔져 있고 앞에는 향로와 복전함이 놓여있다. 오른쪽

좁은 공간에서 관리하는 여자 행자가 108염주를 돌리고 앉아 있었는데 어둡고 침침

한 느낌을 주었는데도 나는 숨이 막힐 듯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을 제대로 진정 시킬

수 없었다. 합장한 손조차 떨리는 듯 했다. 달마대사가 면벽한 이곳에서 직접 달마

대사를 친견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감동이고 흥분인가..!!  일단은 향 공양을 올리고

삼배를 드렸다. 아~ 달마대사..** 

 

      

 

<소림사 이야기 계속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