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떠남 - 만행

소림사 만행길(1)

마음정원(寂光) 2005. 10. 17. 17:06

소림사(少林寺) 만행길

 

 



 

 

10 1() 흐림  [청도에서 하남성 정주시로 출발]

한국과는 달리 중국 국경절(건국기념일)은 거의 일주일 정도 휴무가 계속된다. 우리 회사도 국경절 휴무에 맞추어 10 1일부터 10 9일까지 휴무로 정해서 쉬게 하였으며 나는 이 기간 동안 불교 유적지를 찾아 만행 길을 나서기로 결심하고 무작정 소림사를 향해 떠났다.

소림사가 중국 어느 곳에 있는지조차 모르면서 휴무시작 며칠 전부터 마음은 들뜨고 설레임으로 마냥 즐겁기만 했다.

 

소림사를 갈려면 먼저 하남성으로 가야 한다. 하남성으로 가기 위해서는 비행기(1시간 15) 또는 기차(보통 17시간 25, 특급 15시간 10)를 이용해야 한다. 나는 기차를 타고 여행하고 싶었으나 촉박한 일정을 감안해서 항공편을 이용하기로 했다.

 

하남성은 ()라고 불리며 ()수도는 정주(鄭州)시로서 황하 중,하류지역과 황희평원의 서남부에 자리잡고 잇으며 주변 성으로는 안휘성, 산동성, 하북성, 섬서성, 호북성과 인접되어 있고 한족이 전체인구의 98.6%이며 그 외 50개 소수민족이 있다. 

 




 

 

10 1오후 4 45,

산동성 청도 공항을 출발한 중국민항은 중형 여객기로써 국내 여객기로서는 깔끔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승무원들은 국제 여객기 승무원들과는 달리 친절하고 아름다운 모습은 볼 수 없고 무표정하거나 다소 무뚝뚝한 인상으로 기내 서비스를 했고 기내식 후에는 큰 비닐봉지에 음식물 그릇을 받아 담고서 두 사람의 승무원이 끌고 가는 것을 보고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승객 대부분은 중국 현지인이었으며 10여명 정도가 외국인으로 그것도 단체여행을 하는 사람들이었다.

약간 빗방울이 떨어지는 것을 보고서 비행기 탑승을 했는데 짧은 비행시간 동안 기상과 기류문제로 인해 수차례 중심을 못 잡고 심하게 흔들렸다. 특전사에서 군 복무시절 공중낙하 훈련을 위해 군용 수송기를 타고 이동할 때 그 때도 로링이 무척이나 심했지만 낙하산과 생명줄 하나만 꼭 쥐고서 오직 비행기 문을 박차고 뛰어내릴 것만 생각했었는데 내륙을 향해 치닫는 중국 민항을 타게 되면 그 때보다도 더한 불안을 느낄 때가 있다.

이래저래 상쾌한 기분이 아닌 마음을 진정시켜 잠깐 좌선에 드는 동안 비행기는 이내 정주시 신정공항에 도착하고 있었다. 이곳 역시 비바람이 불어대는 좋지 않은 날씨였다. T.V에서 황해 쪽으로 태풍이 불어오고, 중국 곳곳에 홍수가 나서 물난리가 났다는 뉴스가 생각났다.

 

 

혼자 길 떠나는 만행길이 편안하고 쉽게 할 생각은 아예 갖지도 않았지만 중국에 와서 처음으로 소림사를 향해 가는 의미 있는 떠남이 결코 만만하거나 쉬운 길이 아니다는 생각을 하면서 쉼 호흡을 해 본다. 비행기를 내려 출구를 찾아 나왔으나 막상 어디로..무엇을 타고 가야 할지 잠시 망설여지기도 했고 등에 맨 카메라 가방 무게가 20kg 정도나 되고 보니 벌써부터 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 머뭇거리다가 공항 서점으로 가서 우선 하남성 지도부터 구입을 했다. 그리고 중국지리(역사와 명승지)와 인도 요가를 상세하게 소개한 책이 자꾸만 욕심이 나서 짐을 추가해야 하지만 함께 구입을 했다. 비가 주룩 주룩 내리는 신정공항은 저녁 6가 조금 지났는데도 어둠이 깔리기 시작 이내 어두워졌다

 

공항 여행 안내소를 찾아 시내방향과 호텔 그리고 소림사로 가는 방법 등을 물었는데 완전하지 못한 내 중국말을 그런대로 잘 알아듣고서 친절하게 가르쳐주며 호텔예약과 함께 차량편의를 제공해 주었다. 안내소 직원 모두 퇴근하고 근무하는 직원이 한 사람 밖에 없었는데 친절한 호의에 정말이지 고맙고 감사하지 않을 수 없었다. 공항에서 호텔까지는 한 시간 가량 걸렸다. 리무진 승용차 기사와 안내 아가씨가 함께 승차해서 가는데 쉴 틈도 없이 정주시와 소림사, 낙양에 이르기까지 관광안내를 해 준다. 아마 나와 이야기 하는 것이 무척이나 신기하고 좋은 듯 했다. 하지만 그들의 이야기 중 30~40%는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없었다.

 

 

호텔을 향해 가는 동안 청승맞게도 가을 비는 쉴 새 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Express Holiday Inn Hotel..

 

시내에 있는 3성급 호텔이다. 하루 숙박료가 360(인민폐)인데 할인해서 288元으로 했지만 조식비는 별도여서 추가로 53원이 더 들었다. 짐을 풀자마자 허기부터 채워야 했기에 식당으로 내려가 간단하게 죽과 밥, 그리고 야채를 시켜 먹고서 비가 내리는 시내를 이리저리 걷다가 호텔로 돌아와 잠자리에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