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의 이해

부처님 가르침의 특징 - 번뇌 소멸된 열반의 경지로 중생 이끌어..

마음정원(寂光) 2005. 8. 8. 13:04
부처님 가르침의 특징
번뇌 소멸된 열반의 경지로 중생 이끌어

‘제행무상’의 원칙에 입각

청중 근기 따라 대기설법



불교의 ‘세 가지 보배’(三寶) 중 하나인 법보(法寶)는 부처님 가르침을 말한다. 가르침을 법이라고 표현한 것은 불교의 독특한 것으로 ‘법’은 인도에서 다양한 의미를 가졌다. 법칙.규범.진리.실재.경험 등 여러 뜻을 갖는 ‘법’이지만 불교에 들어와 부처님 가르침.교설.교리 등의 의미로 사용됐다. 초전법륜(初轉法輪)을 통해 다섯 비구에게 최초로 설했던 부처님 가르침이 바로 법이며, 사성제(四聖諦)와 팔정도(八正道) 등이 구체적 내용이다. 이런 다양한 가르침을 총체적으로 ‘제법’(諸法)으로 부른다.

부처님 가르침으로서 법은 깨달음의 종교적 체험이 구체적 언설(言說)로 표현된 것이다. 연기(緣起)의 진리를 깨달은 부처님이 외부의 타인에게 진리를 구체적으로 이해시키고 터득케 한 언설이 법인 것이다. 물론 언설은 대하는 사람이나 장소에 따라 다양하게 표현됐다. 이것을 대기설법(對機說法)이라 한다. 사람의 근기에 따라 이해할 수 있도록 다양하게 설법했기 때문이다. 초전법륜 이후 열반에 들 때까지 부처님은 무수한 사람들을 위해 법을 설했고, 그들의 마음에 평안을 가져다주었다.

그렇다면 부처님 가르침에는 어떤 특징이 있는가. 연기의 진리를 바탕으로 표현된 부처님 가르침의 특징을 보여주는 것이 ‘법인’(法印)으로 표현되는 데, 법인이란 ‘법의 표시’라는 의미로 법의 특징을 가리킨다. 곧 부처님 가르침의 특징을 가리키는 것으로 세 가지 혹은 네 가지의 특징을 보인다. 세 가지란 3법인으로 제행무상(諸行無常).제법무아(諸法無我).열반적정(涅槃寂淨)을 말하며, 여기에 일체개고(一切皆苦)를 덧붙여 4법인이라 한다.

부처님 가르침은 ‘모든 것이 무상하다’는 제행무상의 원칙에 입각하고 있다. ‘모든 삶이 영원하지 않고 항상 변화 한다’는 철저한 무상의 자각을 기본 가르침으로 한다. 무상의 삶 속에 존재하는 일체의 것에는 실체로 영원히 존재하는 아트만은 없다고 하는 것이 제법무아다. 제법무아는 부처님 당시 인도 사상계의 중요한 철학적인 논점으로, 아트만과 자아(自我)에 대한 불교의 입장을 명확히 한 것이다. 부처님은 실체적인 아트만을 부정하고 연기적인 원리에 입각해 진리를 말했다.

인간에게 고통과 번뇌가 사라진 심신(心身)의 절대적인 평안의 경지가 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 열반적정의 법인이다. 부처님 가르침은 모든 사람들을 열반의 평안한 경지로 이끌고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일체개고의 법인은 우리의 삶이 번뇌와 고통의 삶이라는 부처님의 현실 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부처님 가르침의 목적이 인간의 고뇌.번뇌를 없애는 것에 주목적이 있음을 보여준다. 부처님 가르침은 인간이 안고 있는 다양한 번뇌를 자각하고, 삶을 올바로 통찰해 보아, 번뇌가 소멸된 열반의 경지로 중생들을 이끄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이런 특징을 보여주는 부처님 가르침은 초전법륜 이래 다양하게 펼쳐졌다. 대기설법으로 적시적지(適時適地)에 설해져, 수많은 제자가 생겨났다. 따라서 부처님 법은 타인과 부처님의 정신세계를 엮는 고리라고 할 수 있다. 법이라는 고리를 통해 진리의 세계에 눈뜬 자들이 바로 불교도(佛敎徒)이며, 부처님 삶을 모범으로 따르고자 하는 이들의 집단이 승가(僧家)다. 부처님 가르침을 들은 많은 사람들은 당시 사회규범에 따라 부처님 같은 출가자로 불교에 들어오거나, 재가자로 부처님 가르침을 마음에 새기며 번뇌 없는 삶을 살고자 마음먹었다. 불교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열정의 대상이 되는 것은 부처님 가르침인 법이 중생들의 번뇌를 없애주고, 중생들을 평안의 열반으로 인도하는 참된 진리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이태승 교수

위덕대 불교문화학부 교수



[불교신문 2112호/ 3월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