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법문

공존의 지혜 / 성철스님

마음정원(寂光) 2005. 5. 14. 17:48
      생명이 약동하는 봄이다. 영겹의 윤회 속에서도 여린 싹은 어김없이 언 땅을 헤집고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잉태한다. 그러나 태어난 존재는 언젠가 없어진다는 평범한 현상은 변할 수 없는 우주의 섭리다. 무상한 관계 속에서 일체 만물은 생성과 소멸을 거듭한다. 인연이라는 매듭에 얽혀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모든 생명은 서로 의지하는 연기성속에 있다. 그러나 이기와 독선이 뿜어 대는 공해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를 어둡게 만들고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나'만의 이익을 탐하고 '나'안의 안일을 추구해 왔다. 만약 우리가 연기의 토대 위에 선다면, 결코 다른 이의 희생을 강요하는 잘못을 저지르지는 않을 것이다. 생명은 결코 서로를 학대할 권리가 없다. 오히려 연민과 조화 속에서 서로를 아끼는 공존의 지혜를 밝히는 일이야말로 생명의 당위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