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마음

불교의 명상법

마음정원(寂光) 2012. 5. 29. 23:09

불교의 명상법


부처님이 사밧티의 기원정사에 있을 때였다. 어느날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다음과 같이 설법했다.
"호흡을 관찰하는 수행(數息觀)을 닦아 익혀라. 만약 수행자가 수식관을 닥아 익히면 몸과 마음이 쉬게 되고 거친생각과 미세한 생각이 순일해지며, 순수하고 분명한 생각을 닦아 민족하게 된다. 이러한 수행은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은가.


먼저 여러 감각기관을 잘 단속하고 고요한 방이나 나무 밑에 몸을 단정히 하고 앉는다. 생각은 눈앞에 매어두고 탐욕과 성냄과 수면과 들뜬 생각과 의심을 모두 단절해버린다. 그런 뒤 숨을 들어쉬거나 내쉴 때는 오직 숨을 쉰다는 것에만 생각을 집중한다. 들숨 때는 숨이 들어오고 있구나, 날숨 때는 숨이 나가고 있구나 하고 관찰한다.


만약 몸을 움직이게 되면 움직이는 몸의 상태를 관찰해서 몸의 움직임을 잠시라도 놓치지 않는다. 이를 들숨 날숨 때처럼 알아챈다. 만약 대상과 경계가 기쁨(喜)이거나 줄거움(樂)이면 이것에 집중하여 관찰하여 알고, 마음의 기쁨(心悅)과 마음의 고요함(心定)이 생기면 들숨과 날숨 때 이것에 집중하여 관찰하여 알아챈다. 또 덧없음(無常)과 끊음(斷)과 욕심없음(無慾)의 경계에 이르러서도 들숨과 날숨을 관찰하여 여기에 집중한다.


이렇게 닦으면 몸과 마음이 쉬게 되고, 거친생각과 미세한 생각이 순일해지며, 순수한고 분명한 생각을 닦아 만족해지게 된다."


잡아함 29권 802경 <안나반나념경(安那般那念經)>


불교의 명상법은 크게 두가지 방법이 잇다. 하나는 집중명상법으로 이를 사마타(samatha)라고 한다. 사마타를 중국에서는 '멈춤(止)'이하고 번역하고 있는데 이는 일체의 다른 생각을 멈추고 의식을 한곳에 집중하는 것을 말한다. 흔히 독서삼매라고 할 때의 정신집중 경지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이 명상법은 책을 치우거나 대상을 움직이면 집중이 되지 않는 약점이 있다.

이 집중명상법보다 한단계 높은 명상법이 지혜명상법이다. 이를 위파사나(vipassana)라고 한다. 위파사나를 중국에서는 관찰(觀)이라 번역하는데 이는 다양한 내적 명상의 대상을 집중적으로 관찰하는 것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예를 들어 호흡을 할 때는 들숨과 날숨을 관찰하고 걸을 때는 걸음걸이를 관찰하는 것이다.

사마타 명상법과 위파사나 명상법의 차이는 명상의 주제가 외부에 있느냐 내부에 있느냐에 있다. 사마타는 그 대상을 바깥에 두는 반면 위파사나는 관찰의 대상을 내부에 둔다. 명상의 주제를 바깥에 두는 것은 초보적 단계이고, 심화적 단계에 이르면 내부적 주제로 옮겨가게 된다.


이 경은 이러한 명상법 가운데 위파사나 명상법을 어떻게 실천하느냐를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경에서 명상의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은 호흡이다. 경명인 안나반나(Anapana)란 바로 호흡(들숨과 날숨)을 뜻하는 말이다. 이 호흡명상법은 마음을 한곳에 집중하여 마시는 숨과 내쉬는 쉼을 관찰하는 것으로 중국에서는 호흡을 헤아린다 하여 수식관(數息觀)이라 번역하고 있다.

이러한 명상법을 실천하게 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이익이 있는가. 첫째는 욕망을 일으키지 않게 된다. 인간의 모든 불행이란 욕망을 억제하고 조절하지 못하는 데서 생긴다. 탐욕이나 분노는 인간이 욕망을 극복하지 못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를 극복할 때 인간은 진정한 내적 평화와 행복을 성취할 수 있다. 이상태가 바로 불교의 궁극적 목표인 열반의 성취다.

아나반나 명상법은 위파산명상법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명상법이다. 그래서 위파사나 하면 곧 아나반나를 연상한다. 그러나 위파사나는 인간 자신의 모든 행동을 명상의 주제로 삼는다는 점에서 아나반나보다는 넓은 개념이라 해야 할 것이다. 다만 인간의 다른 행동 즉 걷거나 식사를 하거나 심지어는 대소변을 볼 때까지도 그 움직이는 몸을 관찰하되 들숨과 날숨을 고르게 하고 의식을 집중한다는 방법의 측면에서는 아나반나는 항상 기본이 된다.

이같은 수행법은 부처님 당시부터 있어온 것이었으나 현재는 주로 남방불교에서만 실천하고 있다. 이 명상법은 중국에 전해지면서 새로운 형태로 발전햇다.

즉 불교 고유의 명상법 위에 화두라는 것을 첨가해서 그것을 의심해 들어가는 화두참선법이라는 새로운 명상법이 창인된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나 일본 등에서 실천하는 명상법은 화두참선법이다.
잡아함에 있는 <일사능가라경>이나 <금비라경>은 이 경과 같은 가르침이 들어 있다.


 

홍사성 - 불교평론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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