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상담과 심리치료

심리상담기법 - 상담기초(1)

마음정원(寂光) 2011. 10. 21. 21:17

심리상담기법 - 상담기초(1)

" 상대방의 정서에 관심을 가져라 "


1.상대방의 정서에 관심을 가져라

⑴우선 자신부터 파악하라


우리가 다른 일에 너무 몰두해 있거나, 우리의 생각만을 고집하게 되면 결코 내부의 소리를 들을 수 없게 되고 상대방의 말도 전혀 들을 수 없게 된다.

그러면 공평하게 자신과 상대방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①상대방과의 관계가 주는 의미에 대해 주의깊게 생각해 보아야 한다.

상담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내담자가 우리에게 말하는 동안, 우리의 삶을 잠시 중단하고 내담자를 위해 노력과 관심을 기울여야 함을 의미한다.

이는 우리의 문제는 잠시 동안 접어두고 내담자를 위해 우리의 시간과 정력을 투자해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보통 우리들은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우리의 시간과 정력을 기꺼이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잘 알지 못하는 사람에게 시간과 애정을 할애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노력과 연습이 필요하다.



②상대방이 표현하는 감정과 우리가 그들에게 지니는 감정에 상관없이 모든 일들은

단지 우연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우리가 내담자와의 사이에 경험하는 것들은 그들과의 인간관계를 구성하게 된다.

그들은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주며, 사건의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주기도 한다.

만약 카운슬러가 그 단서를 깨닫지 못하면 내담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없게 될 것이다.


 

③카운슬러는 다른 사람과 맺는 인간관계를 통해서 내담자와 맺게 되는 관계에서 발생하게 되는

여러 일들을 이해하는 중요한 해결의 열쇠를 얻을 수 있다.

카운슬러가 인간의 공통적인 정서와 심리상태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결코 인간관계를 이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카운슬러는 상담관계에서 자신을 잃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는 강인함이 필요한데, 이는 계속적인 노력에 의해 다소간 보충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신중한 태도와 주의는 전이(transference)나 역전이(counter-transference)가 일어나지 않게 해준다.

전이와 역전이는 상담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내담자와 카운슬러 간의 감정교환을 설명해주는 개념이다.

'전이'는 내담자의 감정을 카운슬러에게 표출시키는 상태를 말한다. 내담자는 이제까지 살아오는 동안 그에게 중요한 사람(예를 들면 부모, 형제 등)에게 지닌 감정을 카운슬러에게 표현하게 된다. 이 감정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이며, 내담자는 카운슬러를 그들의 부모나 다른 중요한 사람으로 대체시켜서 생각하는 것이다. 카운슬러는 전이된 감정을 자신에 대한 감정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만약 카운슬러가 전이된 감정을 자신에 대한 감정으로 순진하게 생각하고 반응한다면, 상담을 더욱 복잡한 상황으로 끌고 가게 될 것이다.

 



< 예 >

아버지와 갈등을 겪고 있는 청소년이 카운슬러에게 찾아왔다. 그는 특별한 이유 없이 카운슬러에게 도전적이며 반항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 때에 카운슬러가 그의 태도가 아버지에 대한 감정이 카운슬러에게 전이된 사실을 깨닫지 못하면 반항적인 태도의 이유를 몰라서 당황하고 초조하게 될 것이다. 카운슬러는 그의 태도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 훈계를 시작하거나 설득하려고 한다면 상담하러 왔던 소년은 카운슬러도 아버지와 다를 바 없다고 실망하게 되며, 이렇게 된다면 상담은 실패로 끝난 거나 다름없다.


 


'역전이'는 전이와 반대로 카운슬러의 감정(부정적이거나 긍정적인 감정)을 내담자에게 표현하는 상태이다. 카운슬러는 사적인 감정이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에 대한 감정을 내담자에게 표현할 수 있다. 역전이된 감정은 내담자의 말과 행동에 따른 감정이라기보다는 카운슬러의 주관적인 감정이기 때문에 이 감정들을 직시하고 주의해야 한다. 이렇게 하지 않으면 치료기간 동안에 무의식적으로 카운슬러의 말과 행동을 지배하고 통제하게

된다.


⑵카운슬러가 유의해야 할 사항들


①항상 평정을 유지하라.

카운슬러가 조용하고 평온하게 될수록 내담자의 말이나 간접적인 신호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감정까지도 잘 들을 수 있게 된다.

②오해하지 말라.

오해는 카운슬러가 상담을 성급하게 통제하고 리드하려는 욕망에서 야기되며 상담을 악화시킨다.

오해는 카운슬러가 내담자의 말과 행동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일 때 피할 수 있으며,

내담자의 말과 행동에 숨겨진 의미들을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③인위적 또는 의무적으로 노력하려 하지 말라.

카운슬러의 감정이나 내담자의 감정을 인위적으로 바꾸려 해서는 안된다. 카운슬러는 본인이 느끼는 감정들을 숨기려 하지 말고, 이 감정에서 중요한 단서를 끌어내는 지혜를 발휘해야 한다. 카운슬러는 이상적으로 내담자에게 반응할 수 없으나 본인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누구와도 다른 독특한 존재라는 사실을 현명하고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면 더 많은 성장을 하게 될 것이다. 진정으로 바람직한 상담관계는 카운슬러가 본인의 아이텐티티를 견고하게 유지하면서 내담자에게 조금씩 자신을 드러내는 데에서 시작된다. 카운슬러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내담자에게 몰두하는 상황을 조심해야 하며, 본인의 아이덴티티와 내담자의 아이덴티티 사이에 적절한 균형을 유지해야 한다.



상담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는 상담이론이나 기법이 아니라 카운슬러 자신이며, 자신을 파악하고 있는 정도에 따라 상담에 커다란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카운슬러는 내담자와 가까워지면서도 본인은 고유한 별개의 개체로 남아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전이'와 '역전이'를 조심해야 하고 자아를 존중하는 태도가 유지되어야 한다. 자아존중태도는 카운슬러가 자신의 감정을 인정하고 수용하며 내담자의 감정과 본인의 감정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는 데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