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이여
부질없는 인연이여
지난 시간이 여삼추 같이
지지리도 긴것 같더니만
이제 긴 한숨보다 짧구나
인연이여
또 어디로 가려는겐가
또 어디로 가서
아쉬움과 그리움을 남기려고
떠나려 하는가
머무름 또한 욕심이런가
바램은 또 부질없는 욕심이런가
인연이여
또 어디로 가려는겐가
인연도 부질없는 망상이요
곁에 머물러 주려하는 것도 큰 망상이라
오는 것도 잊고
가는 것도 잊고
바람따라
강물따라
내 모든 것
그냥
그냥 그 위에
그 위에 띄워 보내고 싶구나
아니
그 위에 함께 하고 싶구나..
보현 스님
동녘 저편에 먼동이트면 철새처럼 떠나리라
세상 어딘가 마음 줄 곳을 짚시되어 찾으리라
생은 무엇인가요 삶은 무엇인가요
부질없는 욕심으로 살아야만 하나
서산 저 너머 해가 기울면 접으리라 날개를
내가 숨쉬고 내가 있는 곳 기쁨으로 밝히리라
생은 무엇인가요 삶은 무엇인가요
부질없는 욕심으로 살아야만 하나
이제는 아무것도 그리워 말자 생각을 하지말자
세월이 오가는 길목에 서서 천년바위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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