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마음

수행법문 - 보살이 되는 길(1)

마음정원(寂光) 2011. 9. 22. 11:12

제목 : 보살이 되는 길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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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 문 파욱 사야도
- 발행지 월간불광 통권 411호 / 2009년 1월호
- 발행일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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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살이 되는 길 1
살아있는 명법문
2009년 03월 03일 (화) 11:10:57 파욱 스님 


오늘은 여러분들께 보살의 길에 대한 이야기를 말씀드리겠습니다. 한국에는 보살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여러분은 보살이 되고 싶습니까? 우리는 보살님을 따라하고 본을 받아야 됩니다.


조디빨라 보살님의 예를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보살님은 ‘카샤파 부처님(가섭불: 과거7불 가운데 석가모니 부처님의 바로 전 부처님으로 제6불에 해당하는 분)’ 시대에 살고 있었는데, 어떻게 수행을 했을까요? 우선 카샤파 부처님의 지도 아래 비구계를 받았습니다. 수계를 받은 후에는 계율을 실천하고 삼장(三藏, 경·율·론)을 공부했습니다. 13가지 두타행의 길, 사문의 길을 또 수행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숲에서 살며, 사마타 수행을 하고 여덟 가지 선정을 증득했습니다. 그는 다섯 가지 세간의 신통을 계발했습니다. 그는 또한 위빠사나를 수행해서 ‘상카라[sankhara, 행(行)]에 대한 평온의 지혜’1)까지 증득을 했습니다. 이것이 하나의 예입니다.


이 보살님은 아홉 번을 비구로서 살았는데, 똑같은 방법으로 수행을 했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이 진정한 보살이 되기 위해서는 이 보살님을 본받으셔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여러 가지 수행들을 체계적으로 하신다면, 마지막 생애가 끝나고 여러분은 무상정등각[無上正等覺(아뇩다라삼먁삼보리: 가장 완전한 최상의 깨달음)]을 이루게 될 것입니다. 그는 지난 생을 통해서 이런 수행들을 열심히 하였기 때문에 마지막 생에서 선정, 위빠사나, 신통력들을 다 수행하고, 보리수 아래에서 이런 무상정등각불이 되었습니다.

 


호흡의 전 과정에 집중하라

이제 여러분들께 간단하게 선정 수행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테라와다(teravada, 상좌부) 전통에서는 사마타 명상의 대상이 40가지가 있습니다. 40가지 명상 주제 중에서 30가지는 우리가 본삼매(jhana, 완전히 몰입된 깊은 삼매)의 상태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40가지 사마타 명상 주제 모두가 8선정[여덟 단계의 선정: 색계 4선정(초선정, 이선정, 삼선정, 사선정)과 무색계 4선정(공무변처선정, 식무변처선정, 무소유처선정, 비상비비상처선정)]을 다 증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만약 여러분이 10가지의 ‘까시나(kasina) 명상(지, 수, 화, 풍, 청, 황, 적, 백, 제한된 허공, 광명의 10가지를 명상 주제로 삼아 선정을 닦는 것)’을 하신다면 팔선정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아나빠나사띠(anapanasati, 호흡관법)를 하신다면 사선정까지 증득할 수 있습니다. 메따(metta, 자애) 명상과 까루나(karuna, 연민) 수행, 무디따(mudita, 함께 기뻐함) 수행을 하신다면 삼선정까지 도달할 수 있습니다. 평온(upekkha) 명상을 하신다면 사선정까지 증득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호흡관법에 대해 잠시 말씀드리겠습니다. 호흡관법을 하시려면 호흡이라는 대상에 집중을 하셔야 합니다. 콧구멍과 윗입술 사이에서 호흡을 대상으로 집중을 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관심을 콧구멍 속으로 이동한다든지 윗입술 밖으로 이동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콧구멍과 윗입술 사이의 어떤 지점에서 숨에 집중을 하십시오.
그런데 만약 호흡에 집중할 수가 없다면 호흡을 셀 것을 권해드립니다. 예를 들어서 숨을 들이쉴 때는 들이쉬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숨을 내쉴 때는 내쉰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숨을 한번 쉬었다는 것을 세야 합니다. 즉 들숨 날숨 하나, 들숨 날숨 둘, … 이렇게 계속해서 들숨 날숨 여덟까지 합니다. 이와 같이 하나에서 여덟까지를 계속 반복하면서 호흡에 집중을 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해서 30분 이상을 잘 집중할 수 있다면, 세는 것을 멈추어도 됩니다.

 


이제 호흡의 전 과정을 보아야 합니다. 때로 여러분은 호흡을 아주 느리게 할 것입니다. 빨리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짧은 호흡이라고 하고, 느리게 들이마시고 내쉬는 호흡을 긴 호흡이라고 합니다. 여러분은 호흡의 전체 과정을 보아야 합니다. 호흡이 짧을 때는 짧은 대로, 길면 긴 대로 호흡의 전 과정을 보면 됩니다. 의도적으로 길게 하거나 짧게 하지 말고 호흡이 자연스럽게 진행되도록 내버려 두십시오. 집중이 점점 깊어져서 집중이 아주 잘 될 때는 호흡이 매우 미세해질 것입니다. 호흡이 굉장히 미세해졌을 때 그 호흡을 명확히 느끼기 위해서 호흡을 조작하면 안 됩니다. 미세한 호흡은 수행하는 데 굉장히 좋습니다. 미세한 호흡에 집중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호흡의 전 과정을 봐야 합니다. 이렇게 미세한 호흡에 한 시간 이상을 집중할 수 있을 때 니밋따[nimitta, 집중의 표상(表象)]가 나타납니다.


여러분들의 집중된 마음은 심장토대(hadaya vatthu)라고 하는 물질에 의지해서 일어납니다. 호흡에 집중할 때 그 집중하는 마음은 지혜의 기능(pannindriya)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지혜의 기능은 색깔이 있는 숨을 이끌어냅니다. 이러한 숨은 마음에서 생긴 물질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이 여러분의 숨을 만듭니다. 숨을 분석한다면 아주 작은 입자의 집합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러한 작은 입자를 팔리어로는 깔라빠(kalapa)라고 합니다.


이 깔라빠를 분석한다면 9개 요소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아홉 가지는 지수화풍 4가지와 색·향·미·영양소, 그리고 숨에서 생기는 소리입니다. 이 중에서 중요한 한 요소는 바로 색입니다. 하나의 깔라빠의 색과 다른 깔라빠의 색이 아주 가까운 곳에서 서로 일어납니다. 호흡에 집중하는 마음이 아주 깊어지면 깊어진 집중된 마음에는 지혜가 함께 합니다. 이때 지혜와 함께하는 마음 때문에 깔라빠가 생성됩니다. 그런데 집중이 깊어질수록 지혜가 굉장히 날카로워집니다. 이 예리한 지혜에서 생긴 깔라빠는 매우 밝은 색으로 나타납니다. 하나의 깔라빠의 색과 다른 깔라빠의 색이 가까운 곳에서 서로 빛나게 되는데, 이런 것들이 전체적으로 결합해서 빛나는 것이 니밋따입니다.



집중된 마음으로 본삼매에 들다

보살의 마음은 굉장히 강력합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체계적으로 수행을 하신다면 여러분들의 니밋따와 지혜의 빛도 강해질 것입니다. 마음을 단지 이론적인 가르침에만 쓴다면 강력한 빛을 생성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의 마음에는 강한 힘이 있는데, 그런 힘을 써야만 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부처님은 많은 경전을 통해 그 방법을 말씀하셨습니다. “비구들이여, 삼매를 계발하라. 삼매를 계발한 사람은 법을 있는 그대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말씀하신 이유는 무엇일까요?


집중된 마음은 아까 말씀드린 빛의 형태를 나타나게 하는데 그런 빛을 지혜의 빛이라고 합니다. 이런 빛이 호흡하고 일치하게 되면 니밋따라고 하는데, 여러분이 니밋따에 집중을 해서 여러분의 집중력이 점점 깊고 강해질 때 여러분의 니밋따의 색깔은 하얀색이 될 것입니다. 초심자의 니밋따의 색은 연기와 같은 회색입니다[빠리깜마 니밋따(parikamma nimitta, 예비적인 표상)]. 삼매와 집중이 깊어지면 니밋따의 색이 마치 목화솜처럼 하얀 빛이 됩니다. 이와 같이 목화솜 같은 형태의 빛, 이런 니밋따를 ‘익힌 표상(uggaha nimmitta, 욱가하니밋따)’이라고 합니다. 만약에 수행자가 익힌 표상에 집중하고 계속해서 집중이 더 깊어진다면 이 표상이 아주 밝고 투명하게 됩니다. 이렇게 샛별처럼 맑고 투명한 니밋따인 닮은 표상(patibhaga nimitta, 빠띠바가 니밋따)에 한 시간 이상 집중할 수 있다면 곧 이 사람은 본삼매에 들어갈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은 평화롭게 움직임이 없습니다. 그런 상태의 집중을 선정(jhana)의 집중이라고 합니다. 선정이라는 것은 선정의 5요소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먼저 ‘일으킨 생각(vittaka, 위딱까)’이라는 것이 있는데요, ‘닮은 표상’을 마음에 적용하는 것을 일으킨 생각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는 이 호흡의 닮은 표상에 마음을 지속적으로 적용하는 것을 ‘지속적인 고찰(vicara, 위짜라)’이라고 합니다. 세 번째는 ‘희열(plti, 삐띠)’입니다. 네 번째는 ‘행복감(sukha, 수카)’입니다. 다섯 번째는 ‘하나의 대상(=닮은 표상)에 마음이 집중된 상태(ekaggata, 에까가따)’를 이야기합니다. 이 다섯 가지 선정의 요소를 합쳐서 선정이라고 합니다. 이것들은 호흡관법의 닮은 표상을 완전히 꿰뚫습니다. 


* 법문의 내용 중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수행공동체 제따와나의
인터넷 카페( http://cafe.daum.net/jetavana)를 통해 질문하시면 자세히

알려드리겠습니다.


1) 이 지혜의 단계를 다른 말로 위빠사나의 정점에 이른 지혜, 도의 출현으로 이끄는 지혜라고도 합니다. 왜냐하면 이 지혜가 성숙했을 때 수다원도, 사다함도, 아나함도, 아라한도가 일어나기 때문입니다. 위빠사나 수행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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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욱 스님 _ 1934년 미얀마의 한 작은 마을에서 출생하였고, 1944년 10세에 출가하여 ‘아친나’라는 법명으로 사미가 되었다. 1954년 20세에 비구계를 받았으며, 1956년 22세에 법사(Dhammacariya) 시험을 통과하였다. 그 후 8년 동안 미얀마 전역을 돌아다니시면서 마하시 사야도와 우 빤디따 사야도 등 유명한 스승들로부터 불법을 배웠다. 1964년 30세 이후부터 20년 가까이 ‘숲속 안거(forest dwelling)’를 하였다. 1981년 48세에 파욱 센터의 제3대 조실스님으로 추대되었다. 1997년 63세에 『열반에 이르는 수행』이라는 5권의 저서를 출판하였는데, 이 책들은 방대한 팔리경전을 아우르고 있으며 가르침의 전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1999년 65세 이후로는 미얀마에서 ‘가장 위대한 수행지도자’라는 칭송을 받고 있다. 2006년 11월 파욱 스님이 파욱 선원에 대한 모든 권리를 승가 원로위원회에 넘기고 선원을 떠나,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독일, 일본, 대만, 말레이시아, 스리랑카, 중국, 홍콩 등 세계 각국을 다니시면서 법문을 펼치며 수행을 지도하고 있다. ‘파욱 사야도’라는 호칭은 파욱 선원에 오래 계셨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