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행의 비결 / 인경스님
오늘날 우리는 명상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미국 심리치료 전문가들의 41.4%가 명상을 심리치료로서
활용하고 있으며(Psychotherapy network, 2007),
영국 의사들의 64%가 명상을 배우고 싶어 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Halliwell, the Guardian, 2010)
국내에서도 명상수행을 즐기는 이들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도대체 무엇이, 명상의 어떤 요소가 치료적인 효과를 발휘하는 것일까요.
이것은 ‘알아차림’과 ‘수용하기’입니다.
알아차림은 우울이나 불안의 번뇌가 일어나면
곧 자각하여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고 지켜보는 명상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일어나면 대부분 우리는 자동적으로 여기에 휩쓸리게 됩니다.
우울은 바로 나이고, 나는 우울입니다.
나와 우울은 동일시된 관계로 이들 사이에는 여백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때 잠깐 멈추고,
우울정서를 곧 알아차리고 그것에 접촉하게 되면,
이들 사이에 숨을 쉴 수 있는 여백, 공간이 생겨나게 됩니다.
일단 이렇게 거리두기가 성공하면,
다음의 수용하기는 자연적으로 뒤따르게 됩니다.
수용은 경험내용이 무엇이든지 판단하지 않고
존재하는 그대로로 경험하면서, 허용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우울과 불안과 같은 혐오자극이 일어나면 여기서 벗어나기 위해서
억압하거나 회피하는데 온 에너지를 사용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렇게 번뇌와 싸우는 일은 효과가 없고
심신을 지치게 하고 세월을 낭비하게 합니다.
무엇인가를 챙기거나 지키는 전략은 하수입니다.
명상수행의 요점은 번뇌와 싸우기보다는
그것들이 곧 지나갈 것임을 분명하게 알아서,
경험 그 자체를 존재하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입니다.
내 안에서 일어나는 그것이 무엇이든지
알아차리고 충분하게 머물러서 경험하는 것,
그래서 그것을 그 자체로 존재라는 그대로 수용하는 것,
그러면 그것은 지나갑니다.
이제 남는 것은 무엇일까요.
저기 눈발이 내리고
새들이 강을 따라 날아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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