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고요

두 개의 길

마음정원(寂光) 2009. 10. 28. 07:47

인경스님의 명상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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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개의 길




     내 앞에는 두 개의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사유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침묵의 길입니다.

     사유의 길은 이곳 저곳으로 도시를 건설하고
     엄청나게 편리한 문명을 창조하는 힘을 가져다 줍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사유하는 이 초월적인 힘은
     뿌리가 없는 부평초처럼,
     어디에도 만족할 수 없는, 깊은 고독과 불안감을 선사합니다.
     선사시대 이후로 인간은 그 어떤 때보다도 풍요롭지만
     든든한 대지의 안전한 공간을 상실하였습니다.

     침묵의 길은 그냥 존재를 그대로 수용합니다.
     깊은 침묵은 자연을 통제하거나 관리하려는 대신에,
     그대로 자신의 일부임을 자각합니다.
     침묵의 명상은 자신의 초월적인 힘을
     그것이 왔다가는 스쳐가는 구름인양, 지켜보기만 할 뿐입니다.
     가진 게 많지 않지만, 지극히 행복합니다.

     내 앞에는 두 길이 놓여있습니다.
     사유의 길과 침묵의 길이.
     어느 길을 갈까요.
     어느 길을 가고 있는가요.
     우리의 불행은 스스로를 선택하지 못하고
     탐착과 경쟁에 떠밀려, 그냥 흘러가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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