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스님 법문

[지광스님의 가피이야기]세상을, 세월을 부처님처럼 섬겨야

마음정원(寂光) 2008. 1. 20. 20:35

[지광스님의 가피이야기]세상을, 세월을 부처님처럼 섬겨야

 

부처님 모시는 마음으로
세상 모두를 사랑하면
가피는 무궁무진한 것

 

 

눈을 뜨면 이 세상을 만난다. 세월도 만나게 된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모두 이 세월과 세상 속에 들어있다. 이 세상과 세월을 부처님 모시듯 살면 어떨까. 그러면 항상 부처님과 함께 살게 될 것이다.

왕을 모시는 사람의 특권이 대단하지 않은가. 항상 부처님을 모시고 사는 특권은 어떠할 것인가. 항상 부처님을 모시듯 산다는 것은 진정 위대한 특권이 되리라. 탁월한 즐거움이 되리라. 세상과 세월을 어떠한 마음으로 대할 것인가에 따라 우리 삶의 판도는 요동친다.
눈을 뜰 때마다 세상을 그리고 세월을 부처님 대하듯 살자 다짐한다. 내 마음 가운데 부처님 계시고 수많은 사람들 마음 가운데 부처님 계신데 이 세상이 부처님 나라가 아니고 달리 무엇이라 부를 것인가.

물론 자신과 부처님을 분리시켜놓고 사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 부처님께서 무명중생이라 부르셨으니까. 그러나 그들의 마음 가운데도 부처님은 계시리라.
하루 온종일을 부처님 섬기듯 세상을 섬기고 세월을 부처님과 함께 보내면 어떻게 될까. 헌신이 부처요, 희생이 부처라 하듯 몸과 마음을 다해 부처님을 모시면 부처님께서 얼마나 기특하게 여기시겠는가.

왕을 모실 때 정성을 다하면 왕이 얼마나 예뻐하실까. 부처님을 지성을 다해 모시고 공양을 정성껏 올린다면 부처님 또한 얼마나 예뻐하시겠는가. 아마도 그 같은 부처님 마음 가운데 펼쳐지는 사랑과 자비의 마음을 가피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새해 들어 나는 많은 신도들에게 이 세상과 세월을 부처님 모신 듯 살라고 얘기한다. 그러면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해보면 알 것이라고 강조한다. 내가 잘나서 잘되는 게 아니고 남이 나를 선택해줘야 잘된다. 내가 재주가 많아 돈을 잘 버는 게 아니라 남이 내 물건을 사줘야 돈을 잘 버는 법이다.

우리가 부처님 전에 나가는 이유는 ‘부처님 섬기듯 온 세상을 섬기겠습니다. 세월을 섬기겠습니다’고 다짐하는 것 아니겠는가. ‘부처님의 가르침으로 무장해 최고의 인격을 완성하겠습니다’라고 서원하는 것 아니겠는가. 물론 세상에는 사악하다고 평가받는 사람들도 있다. 혹자는 그들을 어떻게 부처로 섬기겠는가 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나의 업장을 녹여주고 나를 질타하는 부처님의 특사라 볼 수는 없는가. 부처님께서도 반야경에 ‘악마의 손길 뒤에 드리워진 부처의 배려를 읽는 자는 행복하다’고 하셨다.

세상 모두를 부처로 섬기듯 하고 순간순간을 부처를 섬기듯 살면 부처님의 가피는 무궁할 것이라는 게 내 생각이다. 결국 세상을 섬기고 세월을 섬기는 일이 자기를 섬기는 일이 될 테니까.
남을 해롭게 하면 자신에게도 해롭다하는데, 세상을 부처님처럼 섬기는데 잘 안 될 리가 있겠는가. 화엄에서도 ‘중생세계에서 성공하려면 중생을 사랑하라’고 하셨다.

세상을 부처님으로 섬기는 마음, 세월과 시간을 부처님처럼 섬기는 마음이야말로 진정으로 부처님의 가피를 몸과 마음 가득히 머금는 마음이라 하겠다. 아무리 세상이 나에게 모나게 대해온다 하더라도 세상을, 세월을 부처님 섬기듯 한만큼 가피가 가득하리라.
무자년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 복 많이 지으시라! 세상을 세월을 부처님 섬기듯 사시라!

 

 

 

지광스님
서울 능인선원 원장

 

법보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