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사의 향기

[스크랩]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 대법회 열리다

마음정원(寂光) 2007. 10. 20. 10:43

부처님 法대로 살자

- 봉암사결사 60주년 기념대법회 열리다. -

 

   수행종풍 진작을 위한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대법회가 10월 19일(금) 오전 11시 문경 희양산 봉암사에서 도림법전 종정예하를 비롯한 1만여 사부대중이 운집한 가운데 봉행되었습니다.

   비가 오는 가운데 시작한 법회는 먼저 봉암사 결사 경과보고를 낭독한 봉암사 주지 함현스님은 “이땅의 불교가 대내외적으로 큰 위기에 봉착해 있는 암담한 현실을 지켜보는 봉암사 대중은 큰 책임감을 통감하고 있으며, 그리하여 한사발의 맑은 죽이 씀바귀처럼 쓰고, 한가닥 엷은 가사는 태산처럼 무겁기만 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서 “교단 안팎으로 쏟아지는 경책과 질책을 겸허히 인정하고 참회법회에 동참해 주신 대중께 감사드린다”며 경과보고를 말씀하셨습니다.


   봉암사 선원장 정광스님의 공주규약 낭독에 이어 총무원장 지관스님은 기념사를 통해 “우리는 스스로의 수행가풍을 의심받는 상황에 이르렀습니다. 곱지 않은 눈초리를 보내는 사람들을 향해 정당성을 주장하기에 앞서 우리의 모습을 돌아보아야 할 때입니다”라며, “구경성불을 향한 불퇴전의 각오인가 아니면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가? 이러한 물음에 하나라도 거리낌이 있다면 우리는 다시 새로운 결사를 시작해야 합니다”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중앙종회 의장 자승스님, 교구본사주지 대표 용주사 주지 정호스님, 중앙신도회장 김의정 회장은 각계 동참사로 나서 “부처님 법을 등불삼아 세상을 밝히는 서원을 세워 각자 스스로의 자정과 참회로부터 변화와 혁신을 시작하자”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어 전국선원수좌회 대표 혜국스님은 결사 60주년 기념선언문 낭독을 통해 자랑스러운 결사정신을 영원히 계승하기 위해 3대 실천지침을 선언하였습니다.


첫째, 일체의 명리를 버리고 본분에 충실하자.

출가자는 본분을 다해 깨달음으로 나아가자. 재가자는 종단을 외호하고 직분에 충실하여 더불어 정진하자. 이를 위해 지계정신을 함양하고 포살법회를 정례화하자.


둘째, 수행을 생활화, 사회화하자.

부처님 법을 이해하고 믿는 데에서 나아가 일상생활에 실천하자. 참선, 염불, 간경, 주력의 전통 수행법과 더불어 봉사하고 포교하며 문화, 복지 등으로 수행을 회향하자. 수행불교의 새 시대를 열자. 제2, 제3의 봉암사 결사를 만들어 나가자.


셋째, 우리 국민 각자 주어진 직분에 충실하자.

정치인들은 소모적이고 갈등을 부추기는 구태를 벗고 국리민복(國利民福)에 충실하자. 공직자(公職者)는 공심(公心)으로 일하고, 언론인(言論人)은 정론직필(正論直筆)로 진실을 알리되 국민들을 화합케 하자. 기업가는 노동자를 위하고, 노동자는 직장을 위하자. 그리하여 아름답고 행복한 한국 사회와 인류 세계가 되도록 우리 각자 본분을 지키고 다하자.


   혜국스님은 “오늘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 대법회>를 맞아 조계종단의 모든 출가 수행자는 인천(人天)의 사표(師表)로서 소임을 다할 것이다.”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이어 전국선원수좌회 의장 영진스님이 대표로 참회문을 낭독하셨습니다.

 


참     회     문


1.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무상의 깨달음을 이루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올바로 받들어 실천하지 못함으로 인해 세상의 밝은 빛이 되지 못하였음을 참회합니다.


2.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세상의 아픔을 치유하고, 갈등을 극복하고, 희망을 안겨주어야 함에도 오히려 중생에 아픔을 주고 걱정을 끼치고 갈등을 유발하는 존재가 되어 있음을 참회합니다.


3.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소임을 맡고 실행함에 있어 대중을 소중히 여기고 공정하고 투명해야 함에도 사사로운 이해와 아집으로 이를 그르쳤음을 참회합니다.


4.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세상을 향해서는 정진하라, 무명을 떨치라, 상을 버리라 외쳤지만 정작 우리는 게으름과 어리석음에 빠져 있었음을 참회합니다.


5.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승가 공동체는 무엇보다 ‘화합’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고 있음에도 편 가르기와 차별에 빠져들어 ‘화합’을 지키지 못하였음을 참회합니다.


6.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우리 내부에 작은 허물이 있을 때 바로 드러내어 치유하지 못하고 남의 일인 것처럼 무관심하여 수수방관하고 다른 곳에 책임을 전가하며 냉소하였음을 참회합니다.


7.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에 따라 언제 어디서나 용맹정진하는 것이 수행자의 본분이거늘, 명예와 이익을 떨쳐버리지 못하였음을 참회합니다.  


8.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율장의 전통과 종헌 종법의 절차가 우리 스스로 존중해야 할 소중한 가치임에도, 우리의 문제를 함께 토론하고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세간의 질서와 규율에 더 집착하였음을 참회합니다.


9.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스스로의 허물을 부끄러이 여길 줄 알며 남을 기꺼이 존중하고 칭찬하여야 함에도, 남의 허물을 들추어내고 비방하였음을 참회합니다.


10. 지극한 마음으로 부처님 전에 참회하옵니다.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큰스님들의 결사 정신을 계승하지 못하고 수행자의 본분을 망각한 허물을 가슴깊이 참회합니다.

 영진스님의 참회발언 하나하나에 맞춰 모든 사부대중은 비가 오는 가운데 참회의 절과 참회진언을 합송하였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림법전 종정예하는 법어를 통해 “시비를 뚫고 지나가는 관문이 있는가, 없는가?” 물으시며, “정과 사의 시비가 원융을 이룰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법      어


가을 금풍金風이 자리를 지나가니

진여본체眞如本體가 드러나고

산새울음 소리가 이 산중山中에 가득하니

법계法界가 일가一家를 이루도다.

산빛 물빛이 다른 물건이 아니요,

두두물물頭頭物物이 시방법계十方法界 부처로다.


한 생각을 일으키면 삼세제불三世諸佛이 출현出現하고

옮기는 걸음마다 안락처安樂處가 아님이 없도다.


흐르는 물소리는 대승大乘의 돈설頓說이요,

맑은 바람은 종풍宗風을 연설演說하도다.


이 가운데 시비是非를 뚫고 지나가는 관문關門이 있는가, 없는가?


있다 하면 종지宗旨를 잃을 것이요,

없다 하면 득실得失에 걸릴 것이다.


오늘 산승山僧이 본분철추本分鐵鎚를 한 번 치니

수미산須彌山이 바다 위로 걸어가고

구름 위에 철마鐵馬는 백척간두百尺竿頭에서 한 걸음 나아간다.


여기 모인 대중大衆은 역순逆順을 자제하는 기틀로

곧은 것과 굽은 것을 모두 놓아버리면

시방十方의 종지宗旨가 한 곳으로 모일 것이요,

정正과 사邪의 시비是非가 원융圓融을 이룰 것이다.


불기 2551년 10월 19일

대한불교 조계종 종정  도 림  법 전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법회는 종정 법전 대종사, 총무원장 지관스님, 원로의원 정무스님, 원명스님, 도문스님, 고우스님 등 전국에서 새벽부터 출발한 1천여 스님과 9천여 신도가 운집한 가운데 엄숙하게 봉행되었습니다.

출처 :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글쓴이 : 무우수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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