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마음

십만배 백일기도를 회향하며..

마음정원(寂光) 2007. 3. 18. 10:31

십만배 백일기도를 회향하며.. 

                                                 

                                                혜명심/중국 금강선원

 

 

어느덧 중국에 온지도 6년이 다 되어가고 있다. 지금은 중국 생활이 너무 즐겁고 내 인생 또한 많이 바뀌었다. 그 동안 아무것도 몰랐던 내가 부처님을 알게 되었고, 절을 알게 되었으며 스님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날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아무런 대책도.. 중국에 관한 지식도

없이 어린 자식들을 데리고 중국으로 왔다. 우리 다섯 식구가 같은 집에서 살 수 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살아가고 있을 때 우연한 기회에 금강선원을 알게 되었다. 불교에 관한 아무런 상식도 없이 그냥 절을 다니기 시작했다. 스님의 법회 내용이 무엇인지 알아들을 수도 없었다. 그래서 답답한

마음에 시작하게 된 것이 절이다. 솔직히 처음에는 법회가 지루해서 그냥 운동 삼아서 절을 시작했다. 일 배 일 배 하다 보니 뿌듯한 성취감을 느끼면서 그것도 못하면 넌 무엇을 하겠니?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참선수행]

 

이것이 동기가 되어 수행이라기 보다는 그저 따라하는 식으로 3천배 기도에 동참했고 그것이 지속되어 한달.. 한달.. 1만배를 하고 삼만배.. 오만배.. 칠만배.. 이제는 부처님 전에 일심으로 마음 모아 10만 배를 마무리하는

중이다.

처음 3천배를 하고 난 뒤의 성취감은 이루 말 할 수가 없었다. 정말이지

이 세상이 전부 내 것만 같았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

3천 배를 시작 할 때 처음에는 자신감으로 1천 배를 마칠 수가 있었지만

다음 천 배는 힘이 많이 든다는 생각을 하면서 마칠 수 있었다. 마지막

삼천배를 할 때는 아! 이것이 지옥이구나..! 하면서 힘겹게 시작했는데 3천 배를 무사히 마치고 나서 아! 이것이 극락이구나..! 하고 환희심 가득함을 느꼈다. 지옥극락내 마음 안에 있음을 알게 된 3천배

기도였다.

 

                   [ 십만배 기도 정진 ]


[보타.낙가산 성지순례시 보타산원통전 예불시 십만배수행의 끈을 놓지 않았다] 


 

법우들과 매년 동지에 3천 배를 하기로 약속을 했다. 그런데 이 때 뜻밖에도 많은 법우들이 동참했다. 너무나도 반가운 일이었으며 이 때부터 매달

3천배씩을 하기 시작했다. 달이 갈수록 동참하는 법우들이 들어났다. 절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좋고 많은 법우들과 함께 기도할 수 있어 더욱 뿌듯하고 감사하는 마음이다. 나는 이와 같은 기도가 중국 생활이 끝나는 그 날까지, 아니 고국으로 돌아가서도 계속 되어지기를 마음 속 깊이 바란다.

 

3천배에 동참했던 법우들이 고국으로 돌아가서도 가끔씩 함께했던 이 순간을 회상하면서 고통스럽던 순간, 행복했던 순간을 생각할 것이라고 믿는다.

지난 몇 년 동안 나는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냥 절이 좋아서 다녔다.

신심이 무엇인지, 수행이 무엇인지 부처님은 있는지 없는지도 알지 못한 체 법회가 있다면 그냥 의무적으로 다니곤 했다. 스님께서는 놓아야 한다, 나무일심봉청.. 각각등보채, 모두가 공이다.. 등등 이렇게 하시는 말씀이 무슨 뜻이고, 왜 하시는지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전에는 남편이 늦도록 들어오지 않으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의심하고, 그것이 심해지면 함께 열을 올리면서 싸우고.. 그것도 부족해서 육박전까지 하면서 왜 살아야 하는지 이유를 몰랐는데 남편도 사람인데 왜 자기한테만 맞추어 살아라고 고집을 부리는지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 그냥 있는 그대로 놓아주자... 누가 무엇이라고 해도 내 남편이고 아이들의 아빠다.. 그렇게 생각을 바꾸어 가지게 되었고 내 마음도 너무나도 편안해졌다. 지금은 남편도 많이 변해가고 있다. 얼마 전 시부모님 천도제에도 흔쾌히 참석해서 함께 기도를 드렸다. 지금도 그때 일만 생각하면 남편이 너무나도 고맙다. 금강선원에서 부처님 공부와 기도 수행을 통해

내가 먼저 변하면 상대방은 저절로 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정말이지 그 동안 나는 아이들에게도 매일 공부해라, 그건 하지마라,

이것만 해라...언제나 내 생각대로 나에게 맞추라고 강요만 했었다.

아이들의 눈높이를 전혀 알지 못하는 엄마만을 위한 가정교육을 했었다.

지금은 내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조금씩 노력을 해가고 있다. 아이들도 엄마가 변하고 달라지는 것을 알았는지 이전보다는 많이 온순해지고 스스로 하려고 하는 의지가 보인다. 기도란 나를 낮추어 하심하고 상배방을 위해 배려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10만배 기도를 시작할 때에 나는 호기심과 함께 나 자신이 어디까지 견딜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열흘이 지나고.. 한 달이 지나고 보니 매일같이 천 배씩 하는 절 기도에 몸도 피곤하고 무릎도 너무 아파 무척이나

고통스러웠다. 그때서야 내 자신이 너무나도 자만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겸손하지 못하고 함부로 10만배를 하겠다고 한 내 자신이 부끄럽고 창피했다. 그렇다고 중도에 포기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지금 포기를 하면 다시는 금강선원에 와서 법우들과 스님을 볼 수 없을 것만 같았다.

 

그러한 때에 법우들이 용기와 힘을 갖게 해 주었다. 와~ 벌써 절반이나 했네.. 이제는 절반만 하면 되겠다..! 하면서 용기를 북돋워 주었다.

너무나도 고맙고 감사했다.

 [삼천배, 십만배 수행정진 회향기념. 지도해주신 법사님과 스님]


 

          [ 법인스님께서 주시는 십만배 회향축하 선물]

 


        [ 법우들로 부터 축하와 함께 달마십자수 선물을 받으며.. ]


 

우리 금강선원에 이와 같이 좋은 법우들이 없었으면 10만배를 마무리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새로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하루..하루를집중해 갈 수 있었고 결국에는 10만 배 기도를 원만하게

회양할 수 있었다.

 

법인스님과 적광 법사님, 그리고 많은 법우들이 축하해 주셨다.

내가 이 축하를 받을 자격이 되는지 모르겠다. 그 누구의 기도도 아닌

나 자신의 기도였는데 많은 축하와 격려와 원만회향 선물까지 한 아름

받고 보니 오히려 미안하고 송구스런 마음이다.

 

이렇듯 인연된 좋은 분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기도하고 공부하며, 수행정진 해야겠다고 발원한다. 진실로 나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고 재삼 다짐해 본다.

 

어려울 적에 이끌어 주시고 부처님을 알게 해 주신 법인스님과 적광 법사님께 진심으로 감사 드리며 또한 백일 십만배 기도를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도와주시고 힘이 되어주신 금강선원 가족 모두에게 고맙고 감사한 마음을 드린다.

 

나무석가모니불..

나무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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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명심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