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 가운데 서서 - 관허스님 -
말갛게 누워 하늘 머금은 가슴에
억센 외로움,
초라한 그리움으로 한기를 앓을 때
아무런 느낌 없이
아무런 향기 없이
진실의 짙은 색 입고 찾아온 인생아!
차마 할 말을
무거운 가슴으로 새겨
처음 만난 미소 보다 더 환한 미소로
나에게 담긴 너의 의미를
안으로 안으로만 어루만졌다.
아무 것도 가진 것 없었던 기억들…
시간에 갉아 먹힌 세월의 고뇌를 대하고선
하얗게 멍든 잠재 의식이 살았고
무언의 대화 속에 만남은 커가고
너의 존재를 이해한 후
나의 존재가 초라함을 알았다.
망가지고 찢긴 상흔들만 딩굴어
살을 애는 아픈 인생이더라도
참 인생을 재생하고
하늘가의 하얀 믿음을 꿰어서
돌고 도는 시계 바늘 세며
삶의 빈 공간에 뿌리 내리는
한 그루의 이름 없는 나무로 남아
한 세상 둥글게 어우러져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