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사랑 - 좋은 글

분홍지우개 - 안도현

마음정원(寂光) 2005. 9. 12. 02:33

 

분홍지우개로

 

그대에게 쓴 편지를 지웁니다

 

설레이다 써버린 사랑한다는 말을

 

조금씩 조금씩 지워 나갑니다

 

그래도 지운 자리에 다시 살아나는

 

그대 보고 싶은 생각

 

분홍지우개로 지울 수 없는

 

그리운 그 생각의 끝을

 

없애려고 혼자 눈을 감아 봅니다

 

내가 이 세상에서 지워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