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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행자의 행은 인내가 근본이다.
인내에는 네 가지 종류가 있으니, 첫째는, 욕을 먹고도 침묵하여 맞서지 않음이요, 둘째는, 매를 맞아도 침묵하여 맞서지 않음이요, 셋째는, 노여움을 지닌 자를 사랑의 마음으로 맞이함이요, 넷째는, 경멸하여 욕하는 자가 있어도 그 악을 생각에 두지 않고 놓아버림이다. [보살생지경]
다툼으로 다툼을 그치고자 하면 그 다툼은 영원히 그쳐지지 않는다. 폭력을 폭력으로 없애고자 하면 그 폭력은 어떤 방법으로든 또다른 폭력을 불러온다.
성냄을 성냄으로 다스려서도 안되고, 욕을 욕으로 갚아주는 것도 모두 어리석은 방법이다.
이 세상의 모든 다툼과 성냄 그리고 폭력은 오직 참음으로써 그쳐진다. 참된 인욕만이 모든 다툼과 성냄 미움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
그렇다면 참된 인욕이란 무엇인가. 무조건 꾹 꾹 눌러 참기만 하란 말인가. 그렇지 않다.
눌러놓고 억지로 참게 되면 억눌렸던 분노는 더 큰 방법으로, 더 악한 방법으로, 또한 비이성적인 방법으로 언젠가는 폭발되고 만다.
그것은 참는 것이 아니라, 억누르는 것이다. 참된 인욕이란 그 마음을 비우고 놓아버리는 일이다.
올바로 놓고 비우고 위해서는 그 상황을 객관적으로 지켜보는 지혜의 안목이 필요하다. 객관적으로 지켜보면 다툼과 성냄의 대상이 텅 비어 공함을 깨닫게 된다.
그 상황이 고정된 실체가 아닌 인연따라 잠시 일어나는 꿈과 같은 것이었음에 눈뜨게 된다.
이것이 지혜이다. 참된 인욕은 지혜가 바탕이 되었을 때 실현된다.
그렇게 되었을 때 상대를 용서해 줄 수 있는 큰 마음이 생긴다. 용서야말로 참된 인욕의 가장 큰 실천방법이다.
-법상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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