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숲

명상

마음정원(寂光) 2015. 3. 24. 09:28

 

                                                                                                                 

명상 - 법정스님

 

 

명상은 조용히 지켜보는 일이다
사물의 실상을 내 내면의 흐름을
내 생각의 실체를 고요히 지켜보는 일이다
조용히 안팎으로 지켜보는 일이다

지식은 지식으로부터 오지만
지혜의 슬기로움은 명상을 통해서 오는 것이다


그냥 지켜보라
지켜보는 사람은 산 위에서 골짜기를 내려다 보듯이
그 대상으로부터 초월해 있다
지켜보는 동안은 조금도 판단하지 말라
그리고 다시 받아들이라
어느 것 하나 거역하지 말고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라

 

우리가 순간순간 산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순간순간 죽어간다는 것이다
죽음을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녹스는 삶을 두려워해야 한다
단순한 삶을 이루려면 더러는 홀로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
사람은 홀로 있을 때 지극히 단순해 지고 순수해 진다
이때 명상은 문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안으로 안으로 마음의 흐름을 조용히 살피는 일

우리는 이 일을 습관으로 삼아야 한다

우리의 모든 마음은 최초의 생각에서 싹튼다

이 최초의 생각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명상은 본래 자신으로 돌아가는

소중하고 아름다운 훈련이다

명상은 사찰에서 산방에서만 하는 절차가 복잡한 것이 아니다

내 마음을 열기 위해서 겹겹으로 둘러싸이고 얽혀 있는

그 마음을 활짝 열기 위해서 자신을 무심히 주시하는 일이다.

 

연꽃은 아침 일찍 봐야 한다

오후가 되면 벌써 혼이 나가 버린다

다른 꽃에선 맡을 수 없을 정도로 향기롭고 신비스럽다

연잎에 맺힌 이슬방울 그것은 어떤 보석보다도 아름답다

명상은 마음의 문을 열고

연잎에 비 떨어지는 소리를 듣는 일과 같다.

 

그냥 지켜보라 지켜보는 사람은 산 위에서

골짜기를 내려다 보듯이 그 대상으로부터 초월해 있다

지켜보는 동안은 조금도 판단하지 말라

그리고 다시 받아들이라

어느 것 하나 거역하지 말고 모든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라

 

홀로 조용히 마음을 비우고 텅 빈 내 마음을 바라보면

영혼이 투명해 진다

비본질적인 것을 버리고 홀로 떠나는 여행

외로운 것은 내가 아니라 내 마음이 외롭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마음은 과연 무엇인가

그러나 내 마음은 과연 어디에 있는가.

 

명상은 소리없는 음악이다

명상은 관찰자가 모두 사라진 조용하고 커다란 침묵이다

명상은 날마다 새로운 것이다

명상은 연속성을 갖지 않기 때문에

지나간 세월이 낄 수 없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그 어디에도 얽매임 없이

저절로 평온해지고 맑고 향기롭고 투명해진다

마음의 평온과 맑고 투명함 속에서

정신력이 한껏 더 발휘되고 주의력과 순발력이 확대되어

새롭고 지혜로운 판단을 하게 된다.

 

명상은 정신력을 기르는 지름길이다

그것은 특수한 계층에서 익히는 특별한 훈련이 아니다

우리가 먹고 마시고 놀고 자고 배우고

익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들 삶의 일부분이다

자기 자신 안에서 일어나는 감정의 변화 언어와

동작 생활 습관들을 낱낱이 빠짐없이 지켜보는 일이다.

 

여러가지 얽힌 일들로 인해 죽끓듯이 팔딱이는 

그 생각의 흐름을 면밀히 주시하는 것이 명상이다

그것을 지켜보는 동안은 이러쿵 저렇쿵 판단하지 않는다

흘러가는 강물을 갈둑 위에서 묵묵히 바라보듯이 지켜볼 뿐이다

명상은 소리없는 음악과 같다

관찰자가 사라진 커다란 침묵이다

연속성이 없어 지난세월이 끼어들 수 없다. 

 

같은 초이면서도 새로 켠 촛불은 그 전의 촛불이 아닌 것처럼

어제 했던 명상은 오늘의 명상과 같은 것일 수 없다

이와 같이 명상은 흐르는 강물처럼 늘 새롭다

일상적인 우리들의 정신상태는 복잡한 세상살이에 얽히고 설켜

마치 흙탕물의 소용돌이와 같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 우리 인생의 앞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은 세상살이의 흙탕물 때문이다

생각과 마음을 되돌이켜 보면서 안으로 자기 자신을

살피는 일은 이 흙탕물을 가라앉히는 작업이다

흙탕물이 서서히 가라 앉으면 우리 둘레의 사물이 환히 비친다

본래 청정한 제자리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명상은 마음을 열고 귀 기울이고 바라봄이다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들끓는 번뇌를 내려놓고

빛과 소리에 무심히 마음을 열고 있으면

잔잔한 평안과 기쁨을 그 안에서 만날 수 있다

                                                   

마음을 살피는 한 가지 일이 모든 현상을 거두워 들인다고 했다

명상은 조용히 지켜보는 일이다

사물의 실상을 지켜보고 내면에 있는 생각의 흐름을

내면에 있는 생각의 실상을 고요히 지켜보는 일이다

안으로 마음의 흐름을 살피는 일 이것을 일과로 삼아야 한다.

 

 

모든 것이 최초의 한 생각에서 싹튼다

이 최초의 한 생각을 가만히 지켜보는 것이 바로 명상이다

지식은 지식으로부터 오고 그러나 지혜는 명상으로부터 온다

지식은 밖에서 오지만 지혜는 안에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