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옴(OM.)’은 불교는 물론 그 이전의 브라만교와 이후의 힌두교에서도 모든 소리

가운데 가장 신성한 것으로 간주하며 ‘만뜨라’로 불리는 진언(眞言) 가운데 으뜸으로

여긴다.

 

인도정신의 원류인 베다가 철학적으로 사유된 결과물인 <우빠니샤드>에도 이

음절에 관한 내용을 수록하고 있는데, 비교적 초기에 저작된 <만두꺄우빠니샤드>는

거의 전적으로 ‘옴’에 관련된 것으로 내용이 구성되어 있다.

 

옴(OM.)의 첫 음 ‘오(O)’는 산스크리트어의 연성(連聲)에 따르면 ‘아(A)’음과 ‘우(U)’

음이 결합된 것이므로 결국 ‘옴’은 ‘아.우.므’ 세 음으로 구분되는데, 전통적으로 이를

하늘과 땅 및 대기의 삼계(三界)를 지칭한다거나, 창조신 ‘브라흐마’와 유지신 ‘위쉬누’

및 파괴신 ‘시와’의 삼신(三神)에 배대시키기도 하고, 르그베다와 야주르베다 및

사마베다의 세 가지 베다경전과 연결하기도 한다.

 

힌두인들은 기도와 명상 및 찬송 때 이 음절로 시작하여 이 음절로 끝을 맺는데,

불교와 자이나교 등에서도 경전에 수록된 진언의 첫머리 등에 이것을 자유롭게 사용한다.

 

 

‘소리’를 태초의 발원처로 여기는 표현

 

태고적 성인이 절대존재인 브라흐만의 읊조림을 듣고 기억하였다가 그 기억 그대로

제자들에게 대대로 전수한 것이 후대에 <베다>로 기록되었다 하였으니 그 또한

‘소리’에 모든 것의 근원처로서 절대가치를 부여한 것이다.

 

기독교에서 이르는 ‘태초에 말씀이 계셨다…’는 표현은 물론, 이슬람의 ‘사우트(saut)

에서 창조가 시작되어 사우트로부터 모든 빛이 퍼져나갔으니…’라는 말이나, 근대에

이르러 성립된 인도 시크교의 창시자 구루 나낙의 ‘샤브다(s´abda)로부터 창조가

이루어졌나니…’라고 한 말은, ‘사우트’나 ‘샤브다’가 곧 ‘소리’를 뜻하는 말이므로,

모두 ‘소리’를 태초의 발원처로 여기는 표현들이다.

 

 

신성시되다 신비한 것이 되어버린 ‘옴’

 

불교에서 ‘옴’이 진언을 대표하는 하나의 음절로 간주되어 더 이상의 자세한 해석이나

별다른 용도로의 사용이 은연중 금기시된 것에 비해, 힌두교의 여러 종파에서는 보다

적극적인 사용과 해석이 시도되었다.

 

요가수행에서는 수행의 한 방법으로 그것이 사용되었고, 시와(s´iva)파에서는 시와를

상징하는 링가(lin.ga)를 대신하여 무형의 대상으로 설정한 뒤 이를 숭배하기에

이르렀으며, 위쉬누(vis.n.u)파에서는 ‘옴’의 세 음절을 위쉬누와 그의 아내 및

추종자들로 이루어진 삼위일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기도 한다.

 

현대에 이르러서도 ‘옴’을 존재의식이 최초로 탄생하는 진동음으로 산정한다거나,

이 음절을 지속적으로 소리냄으로써 자신의 순수한 영혼을 체내의 한 곳으로 모으게

할 수 있다는 등의 설명 등은 어쩌면 ‘옴’이 신성시되다 신비한 것이 되어버린 결과

인지도 모른다.

 

 

모든 소리를 한꺼번에 낼 때의 ‘옴’

 

산스크리트어에서 분류되는 모음은 발음되는 위치로 나누었을 때 목의 가장 깊은

곳에서 나오는 목젖음(喉音)부터 가장 바깥인 입술의 위치에서 발성되는 입술음

(脣音)까지 모두 다섯 단계로 분류되는데, OM.의 A.U.M 가운데 A는 가장 안쪽의

목젖음에 해당하고 U는 가장 바깥의 입술음에 해당되므로 A와 U는 입안에서 낼 수

있는 모든 음을 표현한 것이며, 이에 콧소리인 비음(鼻音) M이 더해진 OM.은 결국

음성으로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포괄한 것이 된다.

 

그러니 ‘옴(OM.)’이란 인간이 발성기관을 통해 낼 수 있는 모든 소리를 한꺼번에

소리 낸다고 하였을 때 발음되는 소리이자 그것을 표기한 글자인 셈이다.

 

 

[불교신문 2749호/ 9월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