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잎편지

흐린 물에는 달이 뜨지 않는다

마음정원(寂光) 2012. 7. 1. 10:06

 


 
 *흐린 물에는 달이 뜨지 않는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욕망을 품고 있는 사람은 도를 알 수 없다. 비유하자면 맑은 물에 손을 넣어 휘저으면 사람들이 와서 얼굴을 비춰보려 해도 그 모습을 볼 수가 없는 것과 같다. 욕망으로 얽히어 혼탁해진 마음으로는 도를 볼 수 없다. 그러니 사문들이여, 애욕을 버리라. 애욕에 물든 것이 다하면 도가 드러날 것이다." [42장경] --------------------------- 봄, 도시의 어느 골목을 지나도 꽃향기가 배어 있다. 꽉 닫힌 대문과 높은 담 위로, 어떤 것은 얼굴도 없이 향기가 흘러나오는데 특히 라일락이 가장 강렬하다. 언젠가 한 전시회에서 경봉스님이 쓰신 '문향(聞香)' 이라는 휘호를 보았다. 크기도 크기였지만, 그 글에 서 뿜어져 나오는 여운이 참으로 광대하여 홀린 듯이 오래 서 있었던 적이 있다. '문(聞)'에는 다양한 뜻이 있다. '듣다', '알다', 그리고 냄새를 '맡는다'는 뜻도 있다. 가끔 어떤 자리에 친필을 남겨야 할 때 난 이 말을 즐겨 넣는다. '향기를 맡는다'보다는, '향기를 듣는다'는 말이 더 그윽하고, 의미를 봐서도 시적인 감흥을 불러일으킨다. 욕망은 고요하지 않다. 욕망이라는 열기는 존재 내면 의 심한 떨림과 같다. 욕망은 결핍 현상이기 때문에 행복한 감정이 아니다. 단지 그렇게 된다면 행복할 것 같은 상상일 뿐, 실질적이지도 않다. 욕망은 사실 손이 닿지 않는 저 어딘가에서 실려 오는 향기와 같다. 우리는 그 실체를 모르며, 그 결과도 알지 못한 다. 생각이 맑으면 눈에 빛이 나면서 맑아지고 목소리도 투명하게 바뀐다. 그러나 더 많이 차지하기 위해 안달한다면 눈이 심하게 충혈되는데, 이는 혼탁한 마음의 표징이다. 1950년대 미국의 맥도날드에서 판매 하는 1인용 음료는 7온스(210ml)였는데, 지금 세븐일 레븐에서 판매하는 양은 44온스(1320ml)라고 한다. 정말 엄청나게 먹고 마시는 거다. 어쩌다 텔레비젼을 틀어보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온통 '먹자타령'인 것을 보면서 '고기 한 점, 나물 한 줄기에 진정으로 고마워 해 본 적이 있을까?'하는 의문을 갖게 된다. 사람들의 엄청난 식탐을 보면 몸을 위한 음식이 아니라 오직 먹기 위해서 먹고 있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내가 지금 음식을 먹고 있다'는 알아차림만으로도 그렇게 과식하지 않을 텐데 말이다. 분노의 감정도 그렇고 욕망이 일어날 때도 마찬가지 여서 생각 자체를 돌이켜보는 것은 마음을 다스리는 데 아주 유용하다. 평소의 마음을 온화하게 유지하면 삶이 조화로워진다. 세상을 인형처럼 드라마처럼 살려 하는 사람들이 있다. 우리의 삶이 항상 낙원 같을 수 있을까? 예술에 있어서도 거장들은 '예쁜' 작품으로 사람들을 위로하려 하지 않는다. 진실이 아무리 추하 더라도 철저하게 직시해서 보여주려 하고, 그것이 우리를 감동시킨다. 미의식이란 아름다움을 좋아하는 의식이 아니라, 무엇 을 미라고 하고 무엇을 추라고 할 것인가를 판단하는 문제의식이다. 이 '문제의식'이란 모든 것을 당연하게만 보지 않고, 내가 왜 그렇게 느끼고 생각하는지, 그렇게 느껴도 좋은 것인지 되물어보는 능력이다. 인간의 삶이 고뇌로 가득할 때에는 그 고뇌가 우리의 종교에 담겨야 한다. 사월초파일 봉축에 밝히는 색색의 연등만큼, 불교도 세상 사람들에게 그렇게 희망의 등불로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보경스님의 [슬픔에 더 깊숙이 젖어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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