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 오솔길

고풍스런 하노이의 등럼(Duong Lam) 마을

마음정원(寂光) 2011. 12. 13. 09:17



소막한 농경사회 “그 모습 그대로”

 

등럼(Duong Lam)은 하노이시 선떠이군이라는 홍강유역에 위치한 고풍스런 마을이다. 이곳은 지난 2006년 5월에 베트남 최초의 ‘옛 마을’로 지정되며 베트남 유형, 무형의 중요한 문화유적지로 선정되었다.

이 마을에 화려한 종교적 기교나 눈부신 건축물은 어디에도 없다. 다만 소박한 농경사회의 삶이 오래도록 같은 맥락으로 되풀이 되어 온 곳일 뿐이다. 그 오랜 세월 건강한 삶으로 숙성되며 다져진 완고한 토착의 기운이 느껴지는 마을이다.


이 지역 명물로는 봉소석(蜂巢石)이 유명한데, 오랜 세월 풍식작용으로 표면이 벌집 모양처럼 생겼다. 이곳의 건축물들은 대부분 이 봉소석으로 지어져 마을 분위기는 한층 고풍스럽다.

또한 이곳은 베트남 시대의 인물들을 다수 배출한 명사들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이를 테면 베트남을 중국 복속으로부터 해방시킨 응오꾸엔(Ngo Quyen) 왕이나 중국 당나라의 지배로부터 정권을 되찾는 풍흥(Phung Hung)대왕, 쯩자매(하이 바 쯩)의 어머니, 현대로는 판께또아이(Phan Ke Toai)부수상, 판께안 화가, 남베트남국 민주국가 때의 응웬까오끼 총리 등 국가 중요 인사들의 본토이다.


이 마을엔 베트남의 원조 촌마을 상징인 몽푸문과 장수로 유명한 꺼이다(Cay da - 다 나무), 옛 강, 전의 마당, 사절, 묘, 우물, 논밭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아마도 시대의 인물들을 배출한 지세의 기운을 그대로 지속하려 옛 것을 끌어안고 사는지도 모른다. /사진ㆍTran The Phong 전문 기자, 글ㆍ이산 기자


추수하여 길 마당에 짚 덤불을 깔고도 들판엔 다시금 푸릇한 벼들이 자라난다.

2모작 3모작하는 베트남에서나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오랜 세월 풍식작용에 의해 벌집모양이 되는 봉소석(蜂巢石)으로도 유명한 마을이다.

이 마을은 담장이나 건물들을 봉소석으로 지어 더욱 옛스런 맛을 풍긴다.

 


이 마을의 상징 중 하나가 몽푸(Mong Phu)라는 마을의 대문인데,

1684년 레희또옹(Le Hy Tong)왕조 때 지은 베트남 전통 건축물이다.

 


등럼(Duong Lam) 마을은 베트남 홍강델타 유역의 전통적인 벼농사 특징을 엿볼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농경사회에서 소는 농군과 똑같이 일하는 고마운 일꾼이요 가족이다.

추수하면 사람은 쌀을 먹고 소는 나머지 짚을 여물로 얻어먹으니 수익 배당도 불만이 없어 보인다.

 



민속마을인 이 마을에는 옛 건축물 방식을 유지하는 집이 956개나 남아 있다.

이들 중에 1649년, 1703년이나 1850년에 지은 건물도 잘 보존되어 있다.

 


최소한 300년이 지난 골목길이고 무려 10세대를 이어오며 다진 길이다.

오랜 담벼락을 보니 마치 박물관에 사는 자들 같다.

 


이 마을엔 두 개의 우물이 있는데 이를 용의 두 눈이라 하였다.

하나는 물이 맑고 하나는 탁하여 한쪽 눈에 이상이 있는 용의 눈이라고 전해왔다

 


볏짚 뒤에 앉은 소년이 풀피리로 논다.

컴퓨터 게임이 아닌 풀 피리로 노는 소년이 옛 마을의 순박한 심성을 그대로 드러내주고 있다.

 


수백 년이 지나도 옛 강은 그대로 흐르고 지세도 변함없고 사람 살아가는 모양도 같으니

옛 마을이다. 도시는 지세가 너무 급하게 바뀌니 정들 새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