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사랑 - 좋은 글

낙엽

마음정원(寂光) 2011. 11. 11. 08:56

    낙엽

    글/하상

    나는 미처 몰랐었네

    그대 한 판 놀다가 간 자리

    새 생명의 움

    몽실몽실 달아 놓은 것을

    밤으로 숨어 오는 찬바람 된바람에

    점점 깊어 가는 가을날

    가야 할 때를 알아차리고 몸을 내려놓은 낙엽들

    길 위에 뒹구는 모양은 쓸쓸한가

    제 가진 것 남김 없이 되돌려 주었거니

    그토록 눈부시게 고았니라

    산들거리는 바람에도 몸을 내리며

    나풀거리는 그대의 춤은 우아했노라

    몫을 다 이룬 그대의 뒷모습

    그대가 남겨 놓은 새 생명의 움

    쓸쓸하지도 외롭지도 않을

    숱한 낙엽들의 신명으로 한 판 놀다가 간 자리

    순결하고 아리도록 아름다운

    저 고운 낙엽의 일생을 진정 그대는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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