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마음

불교와 마음공부의 단계

마음정원(寂光) 2011. 10. 10.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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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교와 마음공부의 단계
                                
          월광동자는 비구로 있을 때 물의 성품(水性)을 관찰하여 삼매에 들곤 하였다. 하루는 방안에서 선정에 들어있을 때 제자가 창문을 뚫고 방안을 엿보았다. 오직 맑은 물이 방에 가득할 뿐 다른 것은 보이지 않으니 어린 것이 무지하여 기와조각을 물속에 던져 첨벙 소리가 나게 하고는 힐끔 돌아보며 가버렸다. 그가 선정에서 나온 후 갑자기 가슴에 통증을 느끼는 것이 마치 사리불이 위해귀를 만났을 때와 같았다. 사리불이 항하의 언덕에서 선정에 들었다가 위해귀에게 뺨을 맞고서 출정 후에 두통이 있었던 것이다. 그때 동자가 전후사정을 말하기에 그에게 ‘네가 다시 물을 보게 되거든 반드시 곧 문을 열고 물속에 들어가 기와조각을 건져내라’고 말하였다. 동자가 가르침을 받들어 나중에 비구가 선정에 들었을 때에 다시 물을 보니 기와조각이 분명하게 있으므로 문을 열고 들어가 건져내었다. 그런 다음에 선정에서 나와 보니 그 때야 비로소 몸의 상태가 처음과 같게 되었다. 이 비구는 물의 성품을 관하는 삼매에 들어 다만 물만 보일 뿐 아직 그 몸이 없어짐을 얻지는 못했던 것이다. 다시 말해서 일심공부는 되었지만 아직 무심공부에까지는 도달하지 못하였음을 말하고 있다. 깨달음을 얻게 되는 기연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존재의 구성요소로는 여섯 가지 감각기관(六根)과 여섯 가지 감각의 대상(六塵), 그리고 이로 인한 여섯 가지 인식작용(六識)이 있으며 마지막으로 일곱 가지 구성요소(七大)가 있다. 이렇게 해서, 6+6+6+7=25 모두 합쳐서 총 25가지로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수행이란 결국 이러한 요소들 가운데 한 가지를 택해 원통(圓通)을 얻도록 하는 것이다. 따라서 마음공부의 첫 단계는 일심공부이다. 상기의 25가지 방편 가운데 한 가지를 택하여 한 마음이 되도록 밀어붙이는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뛰어난 방법은 이근원통법(耳根圓通法)이다. 이것은 귀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소리를 듣고 나서 듣는 성품을 돌이켜 관하는 것이다. 그 단계는 다음과 같다. 첫째, 관세음보살을 염(念)한다. 염한다는 것은 지금(今) 이 마음(心)에 챙기는 것을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소리를 자신이 들을 수가 있어야 한다. 듣지 못하는 순간은 마음이 딴 데 가 있는 것이다. 망상분별을 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한마디로 내가 듣지 못하면 관세음보살도 못 듣는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것을 앉으나 서나, 오나 가나, 자나 깨나, 죽으나 사나 지속한다. 이렇게 하다보면 손쉽게 삼매가 성취된다. 일심이 성취되는 것이다. 둘째, 듣는 성품을 돌이켜 듣는다. 이것은 관찰자를 관하는 것이다. 즉 소리를 듣고 있는 이 성품이 어떤 건가를 참구한다. 성품은 본래 공한 것이며 하나라고 할 것 조차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일심을 넘어서서 이른 바 무심의 경지를 터득해야 한다. 이렇게 되어야 비로소 몸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여기서 몸이 사라진다는 것은 투명인간이 된다거나 육신 그 자체가 없어진다는 의미가 아니다. 이를 테면 몸뚱이에 대한 애착이 사라지는 것이다.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 나의 몸뚱이’가 있다는 생각이 쉬는 것이다. 셋째, 이렇게 해서 무심이 성취되면 다시 발심공부로 나아간다. 머무는 바 없이 그 마음을 내는 것이다. 무심이 성취되면 애착이 쉰다. 애착이 없으므로 머무는 바가 없게 된다. 그러한 가운데 중생제도를 위해 짐짓 마음을 일으킨다고 하는 것이다. - 월호스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