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빠사나

[스크랩] 초보 수행자를 위한 위빠사나 수행법

마음정원(寂光) 2011. 9. 29. 18:07

이 수행법은 위빠사나 수행을 초보자가 할 수 있도록 쉽게 설명한 것입니다.


좌선방법


조용한 장소에 편안하게 앉아 가볍게 눈을 감고, 이 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살펴보면 저절로 움직이고 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것은 호흡에 의하여 배가 움직이고 있는 것입니다. 숨을 들이쉬면 배가 불러오고 내쉬면 배가 들어갑니다. 자연스럽게 숨이 쉬어지는대로 배가 불러와 일어나면 ‘일어남’이라고, 배가 꺼져 사라지면 ‘사라짐’이라고 이름[명칭]을 붙이며 배의 움직임을 주시[관찰, 마음챙김, sati, 念]합니다. 움직임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느낌들을 지속적으로 주시(관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음으로 ‘일어남’, ‘사라짐’이라 이름을 붙이는 것은 움직이고 있는 배로 마음을 쉽게 몰아 대상과 마음을 고정하기 위한 방법입니다. 혹 이름을 붙이는 것이 방해가 된다면, 이름을 붙이지 않고 배의 움직임을 통해 느낌만을 주시(관찰)해도 됩니다.


배를 주시하는 것은 호흡을 주시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으로 인하여 움직이는 배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배가 일어나고 사라질 때 움직임이나 느낌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 변화의 과정을 정확하게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시하는 마음이 그 대상에 밀착되어 있어야 그 변화를 자세하게 볼 수 있습니다.


배의 움직임을 주시하다보면 몸의 다른 부분에서 ‘통증’, ‘가려움’, ‘저림’ 등 다른 많은 현상들이 일어납니다. 이런 현상들이 일어날 때 수행자는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을 대상으로 주시하는 마음을 옮깁니다. 통증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다면 ‘통증’, ‘통증’, ‘통증’이라고 이름을 붙이며 통증의 느낌을 주시하고, 가려움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다면 ‘가려움’, ‘가려움’, ‘가려움’, 등, 걸맞은 이름을 붙이면서 주시합니다. 이처럼 하나의 현상을 계속 자세히 주시하면 그 현상의 상태와 변화 과정들을 보게 되며, 그 현상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 현상이 사라지면 다시 배의 움직이는 현상으로 돌아와 ‘일어남’ ‘사라짐’하면서 주시합니다.


배의 현상을 주시하다보면, 어느 사이 잡념이나 망상에 헤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럴 때 잡념이나 망상을 했다는 것을 ‘잡념’, ‘잡념’, ‘잡념’, 또는 ‘망상’, ‘망상’, ‘망상’이라고 이름을 붙이며 망상한 마음을 주시합니다. 몸에서 나타나는 배의 움직임, 통증, 가려움 등 뿐만 아니라, 마음도 주시의 대상이 됩니다. 잡념이나 망상의 마음이 일어났음을 확실하게 주시하고 망상이 사라지면 다시 배의 일어남과 사라짐으로 돌아갑니다. 그래도 잡념이나 망상이 사라지지 않으면 다시 마음을 굳게 다지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잡념이나 망상 역시 점점 줄어들게 됩니다. 또한 어떤 생각이 일어나고, 그 생각이 수행에 도움이 되고 삶에 있어 아주 중요한 생각이라고 할지라도, 위빠사나 안에서 그 생각 자체는 하나의 주시대상에 불과합니다. 즉, 주시의 대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입니다. 따라서 어떤 생각이 일어나도 ‘생각’ ‘생각’ ‘생각’ 하면서 생각의 내용이 아니라 그 ‘생각하는 마음’자체를 주시해야 합니다. 생각의 내용을 따라가면 멈추지 않을 것입니다.  


배의 움직임을 분명하게 느끼기 위해 의도적으로 호흡을 강하게 또는 느리게 하거나,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목적의식이 생기면, 마치 상복 부에 멍울 같은 답답함이나 어지럼증 등, 부작용이 생길 염려가 있습니다. 수행자는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편안하고 긴장이 없는 균형 잡힌 마음으로 일어나는 현상들을 [남의 것처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만 하면 됩니다. 무엇을 추정하거나 기대하는 것은 수행에 도움이 안 됩니다.


  앉아서하는 수행을 해보고 수행을 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생기면, 다음은 걸으며하는 수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보통 걸으며하는 수행을 소홀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입니다. 걸으며 하는 수행을 먼저하고 앉아서하는 수행을 하면 주시하는 집중력이 배가되어 깊은 삼매를 이룰 수가 있습니다.



행선방법


걸으면서 하는 수행은 두 손을 앞이나 뒤로 모아 흔들리지 않게 잡고, 3-4m 앞에 시선을 두면서 천천히 걸으며 진행됩니다. 


1. 처음 10~20분간은 보통걸음으로 조금 천천히 걸으면서, 한 발짝씩 내 딛는 것을 한 단계로 합니다. 오른발이 바닥에 닿으면 ‘오른발’하면서 오른발임을 알고, 왼발이 바닥에 닿으면 ‘왼발’하면서 왼발임을 압니다. 또한 걸음을 통해 앞으로 나갈 때 나감을 알면서 산만한 마음을 발로 모읍니다. 발의 움직임에 마음의 주시를 밀착하면서 한발 한발 진행하도록 합니다.


2. 다음 10~20분간은 좀 더 천천히 걸으면서, 왼발의 움직임을 두 단계로 ‘들어서’, ‘앞으로’로, 오른발의 움직임을 두 단계로 ‘들어서’, ‘앞으로’로 주시하면서, 발의 움직임과 느낌들의 변화과정에 마음을 밀착하여 주시합니다.


3. 다음 10~20분간은 아주 더 천천히 걸으면서 양쪽 발의 움직임을 3단계로 ‘들어서’, ‘앞으로’, ‘놓음’하면서, 발의 움직이는 과정과 동작에서 오는 느낌들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주시합니다. 이때 움직임의 속도는 줄이되 걸음은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리전체의 느낌을 주시하려하기 보다는 발목 아래에서 느껴지는 느낌을 주시하려고 노력하십시오.


이것은 단계적으로 마음을 단속하면서 주시하는 집중력을 늘리는 방법으로, 잡념[망상, 생각]을 줄이는데도 효과가 있습니다. 그래도 순간적으로 잡념을 하고 있음을 발견하면 동작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선채로 ‘잡념’, ‘잡념’ 혹은 ‘망상’, ‘망상’하면서 잡념 하는 마음 자체를 주시합니다. 잡념이 사라지면 다시 걸음을 시작하면서 주시를 진행하십시오.


주시하는 힘이 향상되면 동작하기 전에 움직이려는 의도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수행자는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가지 현상들을 경험하고 면밀하게 관찰하게 될 것입니다. 수행자는 움직임을 대상으로 세세한 주시를 시도하고, 그 노력으로 현상들의 변화과정을 정확하게 볼 수 있게 됩니다.


다시 요약하면...


1. 걸으며하는 수행과 앉아서하는 수행의 균형을(시간비례 1:1) 잡아야 합니다. 앉아서하는 수행만으로는 깊은 집중을 이루기 어렵습니다.


2. 주시는 긴장이나 조급함이 없고 느슨하지도 않은 균형 잡힌 마음으로 하되 대상을 조작하지 말고 일어나는 현상 그대로를 객관적으로 보기만 해야 합니다.


3. 현상[움직임이나 느낌]을 주시대상으로 잡으면 [위의 2번 조건과 함께] 모든 노력을 다하여 대상에 밀착, 그 현상의 변화과정을 계속 주시하여야 합니다. 수행자는 대상을 놓치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어떤 현상이 일어날 때 그 현상을 주시(관찰)하는 것은 무엇을 이루거나 어떻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나타나는 현상을 있는 그대로 객관적으로 보기 위함입니다. 수행자의 임무는 그저 바라보기만 하는 것입니다. 수행의 결과나 ‘앎’은 수행자가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오는 것입니다. 어떤 현상이던 한번 주시대상으로 잡으면 그 속성[사라짐]을 보기 전에는 절대로 물러나지 않는다는 용맹 정진의 노력[목적의식이 아님]으로 임해야합니다. 단 10분만이라도 ‘잡념 없이’ 대상에 밀착하여 주시할 수 있다면, 꿰뚫어 보는 눈이 열리게 되어 ‘앎’은 저절로 나타날 것입니다.   


위빠사나 수행은 몸과 마음의 현상을 분명히 알아 관념과 허구로 무장된 편견을 벗어버리는 과정입니다. 수행자는 이 과정을 통해 갖지 않아도 될 어리석은 집착으로부터 오는 고뇌와 괴로움을 극복하고, 스스로 체득한 열린 지혜로 행복과 평화를 얻기 됩니다.

출처 : 산사의 풍경소리
글쓴이 : 寂光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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