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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미얀마 파옥명상센터 ②

마음정원(寂光) 2011. 9. 22. 11:54

제목 : 미얀마 파옥명상센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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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명 정준영(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 발행지 미디어 붓다
- 발행일 2008년 7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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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마타와 위빠사나 수행 병행
니밋따→몰입삼매→사선정 성취

미얀마 파옥명상센터 ②
뉴스일자: 2008년07월15일 00시00분

-숲속의 파옥명상센터

 파옥사야도의 수행방법은 사마타(止, samatha)와 위빠사나(觀, vipassanā) 수행을 병행한다. 수행자는 처음 사마타수행을 통하여 집중력(定)을 향상시킨 후, 발전된 집중을 통해 선정(禪定, jhāna)을 성취하게 된다. 파옥센터의 선정은 사마타 수행을 통해서 얻어지는 성공적인 결과로, 특히 ‘니밋따(nimitta, image)’라고 하는 빛의 표상(表象)을 떠올려 선정에 들어가는 것으로 유명하다. 하지만 널리 알려져 있는 것처럼 니밋따나 선정이 파옥수행의 최종 목표는 아니다. 수행자는 파옥의 가르침에 따라 집중을 키우고, 니밋따를 통해 선정을 성취하고서, 지혜를 계발하는 위빠사나로 수행의 방향을 전환해야만 한다. 즉, 파옥사야도의 수행방법은 사마타로 시작되지만 그 궁극적인 목표는 위빠사나를 통해 열반을 성취하는데 있다.

파옥사야도는 청정도론(淸淨道論, Visuddhimagga)의 설명에 따라 수행자들에게 40가지 수행방법[四十業處]을 제시한다.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접근하기 용이한 호흡에 대한 집중, 입출식념(入出息念)을 시작으로 수행을 지도한다. 수행자가 입출식념을 통해 집중력을 키우고 사선정(四禪定)을 성공적으로 성취하면 오력(五力)과 칠각지(七覺支)의 계발을 위해 더욱 전념한다. 그런 후 수행자는 위빠사나 수행으로 전향하거나 다른 종류의 사마타 수행을 지속하게 된다. 
하지만 이 과정은 멀고도 험하다. 많은 수행자들은 선정을 성취하기 이전에, 호흡을 통해 집중력을 키우는 것만으로도 어려움을 호소한다. 따라서 어느 한 순간에 깨달음을 얻고자하는 사람이라면 파옥의 수행법은 적절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 자신의 발전과정을 하나하나 확인하며 수행하고자한다면 파옥센터 만한 곳도 없을 것이다. 
파옥센터는 사마타와 위빠사나의 수행과정에 대해 매우 체계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 시스템은 1,500 여 년이라는 시간을 통해 검증되어 왔다. 그 중 가장 잘 알려진 입출식념과 사대(四大)관찰에 대해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 사마타의 시작, 호흡에 집중

수행자는 먼저 편안하게 눈을 감고앉아 자신의 몸을 머리끝에서 발끝까지를 살펴본다. 머지않아 수행자는 호흡을 통해 공기가 코끝이나, 콧구멍 혹은 윗입술주변에 닿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숨을 들이쉬면 들숨에 의한 바람이 콧구멍에 닿고, 숨을 내쉬면 날숨에 의한 바람이 콧구멍에 닿는다. 이처럼 호흡에 의해 바람이 코 주변에 닿는 지점을 놓치지 않고 바라보는 것이 파옥의 입출식념이다. 
방법은 간단해 보이지만 이 지점을 지속하여 바라보기란 쉽지 않다. 닿는 지점을 자세히 보고자하여 강한 의도를 일으키면, 어느새 호흡도 인위적으로 강화되어 가슴을 압박한다. 그리고 자세히 보고자하는 의도를 일으켜 집중하지 않으면 1분도 집중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파옥은 호흡에 집중하기 위한 몇 가지 단계를 소개한다. 만약 수행자가 지속적으로 호흡에 집중하기 어려우면 숫자를 세는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간단하다. 숨을 들이쉬고 내쉰 다음에 마음속으로 ‘하나’라고 숫자를 센다. 다시 숨을 들이쉬고 내쉰 다음에 ‘둘’이라고 숫자를 센다. 
[
들숨 → 날숨 → 하나 → 들숨 → 날숨 → 둘 → 들숨 → 날숨 → 셋] 이와 같은 방법으로 여덟까지 센다. 여덟까지 센 이후에는 다시 하나로 돌아간다. 꼭 여덟까지 세야 하는 것은 아니나 다섯 이상에서 열 이하까지 세는 것이 좋고, 기왕이면 팔정도(八正道)를 의미하는 여덟이 적절한 횟수라고 설명한다. 
사실 처음 수행을 시작하는 수행자가 쉽게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에는 망상의 영향이 크다. 따라서 이렇게 숫자를 세다보면 망상이 생길 틈이 줄어든다. 만약 수행자가 이와 같은 방법으로 30분정도 집중 할 수 있다면 두 번째 단계로 넘어간다.

두 번째 단계는 수행자가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호흡의 길이를 파악하는 것이다. 들숨이 길면 ‘나의 들숨이 길다’라고 분명히 알고, 날숨이 길면 ‘나의 날숨이 길다’라고 분명히 안다. 들숨이 짧으면 들숨이 짧다고 분명히 알고, 날숨이 짧으면 날숨이 짧다고 분명히 안다. 여기서 호흡의 길이는 시간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 시간은 정해진 것이 아니라 개인적인 것이다. 수행자는 호흡을 관찰하고, 긴 것과 짧은 것을 스스로 판단하여 구분한다. 따라서 호흡의 길고 짧음은 수행자마다 다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수행자가 자연스럽게 호흡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부러 호흡을 길거나 짧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 들숨과 날숨에 관련하여 특별한 명칭이나 이름도 붙이지 않고 그저 바람이 닿는 점에만 계속 집중해야한다. 코끝에 닿는 바람을 지속적으로 집중하는 이유는 마음이 다른 곳으로 산란하게 돌아다니는 것을 막고, 코끝을 통하여 대상과 마음을 하나로 고정시키기 위해서이다. 
이 때 수행자가 집중해야 하는 호흡은 지나간 과거의 것도 아니고 앞으로 나타날 미래의 호흡도 아닌 바로 지금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한 시간정도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니밋따(表象)가 떠오르지 않으면 세 번째 단계로 들어간다. 세 번째 단계는 호흡의 시작부터 끝까지를 놓치지 않고 집중하는 것이다. 들숨의 시작에서 들숨의 끝까지, 그리고 날숨의 시작에서 날숨의 끝까지, 호흡 전체를 놓치지 않고 집중한다. 이 방법을 진행하면 두 번째 단계보다 좀 더 섬세하게 닿는 점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수행자가 바람이 닿는 느낌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들어오고 나가는 바람이 닿는 지점에만 집중해야한다는 것이다. 느끼지 않고서 어떻게 바람이 닿는지 아느냐고 물을 수 있겠으나, 만약 수행자가 닿는 느낌에 집중하기 시작하면 반복되는 호흡을 놓치고 느낌을 따라다니게 된다. 이 느낌은 곧 변화하기에 수행자는 이 변화하는 느낌을 따라 주시(念, sati)를 시작하게 된다. 주시의 방법역시 좋은 수행법이 될 수 있으나 파옥의 사마타 수행법은 아니다. 
파옥은 들숨과 날숨을 통해 반복적으로 닿는 한 점을 지속적으로 바라보는 것(心一境性)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호흡을 톱에 비유한다면, 수행자는 잘리는 나무의 느낌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나무와 반복해서 닿는 톱날의 한 점에만 집중해야한다.

- 밝게 빛나는 집중의 표상

이와 같이 지속했을 때, 수행자는 ‘니밋따’라고 하는 표상을 경험한다. 니밋따는 파옥의 수행방법에 있어 들숨과 날숨에 집중한 결과인 동시에 선정으로 이끌어주는 중요한 매개체이다. 니밋따란 어떤 물체나 현상을 지속적으로 응시한 후에 마음에 나타나는 그 물체나 현상을 닮은 모양(像)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 밤중에 밝은 달을 보고난 후, 고개를 돌려 어두운 곳을 바라봐도 달의 모양이 남아있는 잔상과도 같다. 다시 말해, 그 물체나 현상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그것의 모양과 색이 마음속에 선명히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수행의 정도에 따라 니밋따의 종류도 다양하게 나타난다. 

입출식념을 통해 나타나는 니밋따(표상)는 집중한 대상에 익숙해져 나타나는 ‘익힌 표상(uggaha-nimitta)’과 익힌 표상을 닮은 ‘닮은 표상(paṭibhāga-nimitta)’으로 구분된다. 익힌 표상은 집중한 대상의 모양을 지니고 있고, 닮은 표상은 특정한 모양이나 색이 없어져 맑고 투명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 표상들은 수행자마다 다르게 나타난다. 왜냐하면 표상은 실제의 모습이 아니라 마음에서 만들어내는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수행자마다 다르게 나타나지만 이들을 종합해보면 십 여 가지 정도로 간추려진다. 많은 수행자들은 솜이나, 솜에서 뽑아낸 모양, 밝은 빛, 긴 줄이나 실, 연기나 솜사탕, 연꽃, 달, 태양, 진주나 루비의 빛, 화환, 거미줄, 안개의 얇은 막, 등과 같은 표상을 경험한다. 일반적으로 입출식념의 익힌 표상은 목화솜처럼 순수하고 하얀 형상으로 나타나며, 닮은 표상은 익힌 표상보다 더욱 맑고 밝게 빛나는 빛의 형태로 나타난다. 수행자들은 이 닮은 표상을 대상으로 선정을 성취하게 된다.

그런데 만약, 오랜 수행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표상이 떠오르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 것인가? 안타깝게도 니밋따라는 표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선정을 성취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더 이상의 발전도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많은 수행자들은 표상을 기대하고, 또한 나타나지 않는 표상으로 인해 파옥의 수행법을 포기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니밋따는 입출식념 수행방법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조건이다. 여러 해 동안 파옥센터에서 수행한 수행자에게 얼마나 많은 수행자들이 니밋따를 경험하는지 물었다.

“글쎄요... 정확한 통계는 아닙니다만, 서양인의 경우는 1% 정도밖에 안 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경우는 약 10~15% 정도 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사선정을 성취하고 과정을 마치신 분들도 계십니다.”

이처럼 니밋따를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이에 니밋따의 필요성에 대해 수행처마다 다른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수행자가 닮은 표상을 경험하고 그 표상에 1시간에서 3시간정도 집중할 수 있게 되면 강한 집중의 힘이 나타난다. 이들을 근접삼매(近接定, Upacāra-samādhi)와 몰입삼매(安止定, Appanā-samādhi)라고 부른다. 
선정에 근접해 있거나 선정으로 나아갈 때를 근접삼매라 부르고, 선정에 든 상태를 몰입삼매라 부른다. 수행자는 입출식념을 통해 얻은 니밋따로 몰입삼매를 얻게 되고, 몰입삼매의 힘으로 사선정까지 성취하게 된다. 그리고 선정의 성취에 익숙해진 수행자는 다른 사마타 수행방법들을 수행한다.

정준영 교수(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불교학과)

 


이 뉴스클리핑은 http://www.mediabuddha.net에서 발췌된 내용입니다.

출처 : 한국파욱명상
글쓴이 : 수담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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