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뜨락

스님과 동자승이 명동 성당 방문

마음정원(寂光) 2011. 5. 10. 22:34
부처님오신날을 하루 앞둔 9일 서울 명동성당에서 열린 법정스님의 일대기를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 '법정스님의 의자' 공연을 앞두고 정진석 추기경이 성당을 방문한 동자승의 재롱에 미소 짓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서울 명동성당이 특별한 손님을 맞았다.

10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동자승 11명이 법정스님이 만든 재단 ‘맑고 향기롭게’ 이사장 현장 스님, 조계사 주지 토진 스님 등의 손을 잡고 함께 명동성당을 찾은 것이다. 이날 오후 2시 명동성당 문화관 꼬스트홀에서 열린 법정 스님 추모 다큐멘터리 ‘법정 스님의 의자’ 시사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은 꼬스트홀로 직접 나와 손님들을 맞았다. 동자승들을 직접 안아주며 각별한 관심을 표시한 정 추기경은 “서로 이렇게 친목을 도모하는 모습이 국민의 마음을 편하게 할 것”이라고 했고, 토진 스님은 “내일이 부처님오신날인데 하느님 사랑까지 더하면 얼마나 더 좋겠느냐”고 화답했다. 붉은 벽돌건물 앞에 회색승복과 검은 수단이 어우러지는 아름다운 풍경이었다.

이번 행사는 지난달 19일 조계종 총무원과 조계사가 김수환 추기경 추모 다큐멘터리 영화 ’바보야’를 상영한 것에 대한 감사와 답례의 의미로 명동성당이 마련한 것이다. 김 추기경과 법정 스님은 생전에 종교의 벽을 넘어 깊은 친분을 가졌다. 김 추기경은 1997년 12월 길상사 개원 법회에 참석해 축사를 했고, 법정 스님은 1998년 2월 명동성당에서 특별강연을 하기도 했다. 현장 스님은 “법정 스님은 불교 수행자셨지만 불교에 매이지 않으셨다. 두 분의 정신이 되살아나 (종교간에) 갈등과 반목이 아닌 서로 화합하는 사회 분위기가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정 추기경은 이날 영화를 보러온 동자승들에게 과자 꾸러미를 선물로 나눠줬다. 시사회 뒤 여형구 주임신부 등 명동성당 사제단은 토진 스님과 현장 스님에게 김수환 추기경의 자서전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와 명동성당 기념품을 선물로 전달했다. 이날 자리를 마련한 명동대성당 여형구 주임신부는 “명동성당에서 법정스님의 삶을 담은 영화를 상영하게 된 것으로 조계사에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두 어른도 흐뭇하게 바라보실 것 같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