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숲

집중명상과 이완반응

마음정원(寂光) 2011. 2. 22. 01:37

인경스님의 명상수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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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중명상과 이완반응

 
   현대인에게 스트레스는 어쩔 수 없는 필수품입니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대체로 짜증을 내거나 도망을 갑니다. 짜증은 공격하는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주변사람에게 불편감을 던져줍니다. 도망가는 경우는 술과 담배처럼 일시적으로 긴장감을 해소시키는 회피의 일부입니다. 일상에서 반복적이고 습관화된 공격과 회피행동이 장기화된 스트레스는 많은 부작용을 일으킵니다. 중요한 대인관계를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만성적인 피로감과 더불어서 질병에 대한 면역력을 약화시킵니다.

  그래서 스트레스에 끊임없이 노출된 현대인들은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방안을 모색할 수밖에 없습니다. 삶이란 고통이라는 말처럼, 우리는 근본적으로 스트레스를 피할 수는 없습니다. 스트레스가 오면 일단 그것을 수용하고, 잘못된 대처방식으로 발생하는 악순환을 줄이는 방법을 선택하게 됩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란 신체 및 심리적인 긴장을 감소시키면서, 현실적으로는 스트레스를 주는 대상(일과 사람)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을 말합니다.

  신체와 심리적인 긴장을 해소시키는 부분은 명상과 직접적으로 관계가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신체가 자동적으로 반응합니다. 스트레스 관리의 목표는 우선적으로 발생되는 신체적인 긴장을 완화시키는 이완반응(relaxation response)의 연습입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이완반응이란 긴장반응에 대한 반대 방향의 반응을 말합니다. 긴장하면 해당되는 근육이 경직이 되는데, 이때 경직된 근육을 의도적으로 이완시키는 작업입니다. 예를 들면 짜증과 화가 나면 얼굴 안면 근육이 찌그러지고, 두 손과 어깨가 잔뜩 힘이 들어가 있습니다. 이때 힘이 들어간 근육에서 힘을 빼서 내려놓은 것, 이것이 이완반응입니다.

  여기에는 중요한 두 가지의 필수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첫째는 근육에 긴장이 있으면 어떤 부위에 어떤 긴장이 있는지를 자각하는 '알아차림'입니다. 알아차림이 없으면 곧장 짜증과 회피라는 습관적인 반응으로 휩쓸리게 됩니다. 둘째는 알아차린 긴장된 근육에서 의도적으로 힘을 빼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의도적'이란 용어입니다. 의도적이란 다분하게 능동적이란 말인데, 사실은 여기서는 '수동적', 혹은 '자연스런' 태도를 말합니다. 힘을 빼는 일은 의도적이지만 자연스럽게 일어나야지, 억지로 하면 그곳에 역설적으로 힘이 가해져서 이완이 되지 않습니다. 이것을 우리는 '노력이 없는 노력', '관심이 없는 관심'이라고 부릅니다. 간화선을 창안한 대혜스님은 '힘을 얻는 자리는 바로 힘을 내려놓는 자리[省力處]'라 했습니다.

  집중명상을 특정한 대상에 알아차림의 주의를 지속적으로 둔 안정된 상태로 정의할 때, 이것은 가장 가까운 현대적 이해가 바로 이완입니다. 이완이 되지 않으면 지속적으로 대상에 주의를 둘 수가 없습니다. 이완이 없는 집중은 올바른 집중명상이 아닙니다. 사람과 업무에 대한 지속적인 집중은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게 합니다. 그래서 근육에 과도한 긴장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을 우리는 명상이라고 부르지 않습니다. 우리가 집중명상이라고 할 때는 그 집중에서 긴장이 없는 아주 편안하고 고요해진, 곧 근육에서 긴장감이 사라진 이완상태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런데 근육에서 힘을 빼지 못한 이유는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힘을 뺀다는 의미를 실제로 학습되지 못한 경우입니다. 이런 경우는 보조적으로 근육에서 힘을 '주고...빼는...' 이완연습을 조금 하면 금방 따라 할 수가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심리적으로 힘을 빼지 못한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는 그곳에는 어떤 심리적인 두려움과 저항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럴 경우는 이 부분에 대한 통찰이 필요한 까닭에 상담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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