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과 마음
오랫동안
책을 보거나 글을 쓰다 보면
눈이 아파옵니다.
자리에서 일어나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면,
빗물이 섞어있는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마음은
느낌을 조건으로 일어납니다.
불쾌하고 괴로운 느낌에 대해서는
적의의 마음이 일어나고,
즐거운 느낌에 대해서는
기분 좋은, 웃는 얼굴로 행복해 합니다.
이런 순간은 일상에서 매순간 발생되지만
우리는 분명하게 자각을 하지 못합니다.
강물위의 조각배처럼,
마음은 자동적으로 느낌의 물결에 조종됩니다.
이것은 어쩌면 수만년에 걸쳐서
조건화된 생존전략인지도 모릅니다.
우울과 불안의 느낌을
존재하는 그대로
충분하게 느끼고, 그 자체로 허용하는 일은
결코 쉽지가 않습니다.
즐거운 느낌에 벌써 끌려가고
이미 불쾌한 느낌에 짜증을 내고 있는
자신을 발견합니다.
느낌의 물결에서 마음의 조각배로 흘러들어갈 때,
그 순간을 포착하여 알아차리고
그곳에 머물러
조용히 바라보는 명상훈련이
우리를 느낌의 노예상태에서 해방시켜 줄것이라고,
이 가을을 맞이하면서 기대하여 봅니다.
이런 기대가 어쩌면 너무나 큰 희망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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