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숲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마음정원(寂光) 2010. 7. 31. 18:14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 낭송: 정목스님



    갑자기 모든 것 낮설어질 때
    느닷없이 눈썹에 눈물 하나 매달릴 때
    올 사람 없어도 문 밖에 나가
    막차의 기적소리 들으며 심란해질 때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나서라.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걸어가도 젖지 않는 滿月같이
    어디에도 매이지 말고 벗어나라.

    벗어난다는 건 조그만 흔적 하나 남기지 않는 것
    남겨진 흔적 또한 상처가 되지 않는 것
    예리한 추억이 흉기 같은 시간 속을
    고요하고 담담하게 걸어가는 것

    때로는 용서할 수 없는 일들 가슴에 베어올 때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위를 스쳐가는 滿月같이
    모든 것 내려놓고 길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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