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어머니
2010년 현재 우리 어머니는 77살이다
6~70년대에는 어렵지 않은 가정이 어디 있었겠냐만
그래도 우리집은 참 가난 했었다는 기억이난다
단 한번도 도시락 위에 계란 후라이를 싸간 기억이 없으니 말이다
그런 형편에도 우리 남매들을 옳바르게 키워주신 점 항상 가슴 깊이 감사해 하지만
오늘은 우리 어머니의 약점을 좀 잡고자 한다
한국의 어느 대통령이 확실하게 시행한 정책중에 하나가 있다면
국민학교를 초등학교로 고친 일이 있었다(잘한 일인지 못한 일인지 그것은 확실히 모르지만)
그래서 이하 초등학교라 칭한다
우리 어머니는 이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했단다
일설에 의하면
외할아버지가 여자는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말도 안되는 논리 때문이라는 설과
자라는 동네에서 학교가 멀어서 그렇다는 설등 여러가지 설이 있지만
초등학교를 다니지 못한것 만큼은 확실한것 같다
그러나 우리 어머니는 한글을 참 잘쓴다
예전에 한국경제가 어려워 IMF 기금을 빌려 그 통제하에 있을때
사업 때문에 힘들어 하는 나에게 맞춤법도 정확치 않는 글씨로 A4용지 10장도 넘는 편지를 쓰서
나를 위로 했던 기억도 난다
그런데 요즘은 참 즐겁게 사신다
10년째 노인대학도 다니고 노래교실도 다닌단다
어떤 때는 노인대학에서 노래 경연대회가 있으면 1등상도 탈 정도로 노래 실력도 대단하다
그러다가 노래 경연대회에서 낙방이라도 하는 날이면
몇일동안 말도 하지않고 공포 분의기를 조성해 주위 사람들을 불안하게 한다는 어머니 손자들의 전언이다
얼마전 내가 한국을 갔을때
우연히 어머니가 적어 놓은 메모장을 봤다
딸아이에게 이게 뭐냐고 물으니
할머니가 어떤 좋은 노래가 있으면 이렇게 메모해서 CD에 담아 오라고 명령을 한단다
그러면 그것을 담당하는 또 다른 손녀가 있어서 CD에 담아다 주면
그것으로 컬러링도 하고 또 노래를 배워 노래 경연대회도 나간다는데
내가 핸드폰으로 어머니께 전화할때 마다 바뀌는 음악 소리가 멋지다
난 노래 제목을 적은 그 메모를 보면서 한참을 웃었다
초등학교도 다니지 못했던 분이 소리 나는데로 적은 글이지만 이해하는데
전혀 불편함이 없었으며
참으로 대단하다는 생각에 여기에 몇자 소개한다
헌철/보고 십펀 여인아
박일남/해운대 애래지
주현미/눈물의 부러수
최윤아/미움인지 거리움인지
음지나/나넌 우럿내
이렇게 열정적으로 노래를 배우며 사시는 우리 어머니가 난 참좋다
타국에서 생활하기에 효도는 못하지만
내 욕심 같아서는 100살까지만 살아 주셨으면 좋겠다.......싶다
어머니의 즐거운 생활이 오랫동안 이어지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 증거로 어머니의 메모장을 사진으로 찍어 남긴다
@. 풍운아는 중국 명산의 자연등산로를 개척해서
한국 산악인께 소개하는 일을 하는 사람입니다
정보가 필요하신 분은 언제던지 쪽지 주십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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