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유로 널리 대중에게 맑고 향기로움을 일깨워주신 스님께서 오늘 1시50분경에 입적하시었습니다. 길상사에 안치된 스님의 모습을 뵙게 되었습니다.
아무런 장식이 없는 방에 마치 누웠있듯이, 가사를 뒤덮고 하해진 얼굴, 깊게 들어간 감긴 두 눈, 스님의 모습을 보면서 작별의 삼배를 올렸습니다.
20대 처음 뵙는 이후로 많은 가르침을 주신 당신에게, 마치 살아계신 당신에게, 하지만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그렇게 누운 모습이 가슴을 딱 치면서 저 건너편의 입적에 깊게 감추어진 슬픔과 같은 눈물이 나왔습니다.
많은 취재진들이 와 있었고, 그분의 생전의 살아오신 모습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달라는 요청이 이곳저곳에서 이루어지고 있었습니다.
이 눈물의 의미는 무엇인가? 스님이 내게 준 가르침은 무엇인가? 삶과 죽음의 길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있는가? 출가자로서 그 길을 지금 너는 잘 가고 있는가? 너의 현재의 삶의 모습은 어떠한가?
이런 질문이 돌아오는 길에 계속적으로 내 귀에 들여왔습니다. 이점들은 시간을 두고 좀더 적극적으로 조금씩 검토하기로 합니다.
슬프지만, 지금은 스님의 해탈을 스님의 살아온 날과 그 삶의 방식을 기리고 혼탁한 세상에서 수청수로서 힘껏 살아온 스님의 삶에 감사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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