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어있는 마음

수행자의 자세

마음정원(寂光) 2009. 12. 27. 06:37

 - 수행자의 자세 _ 깨어 있는 생활  -


방일을 다스리는 법

마음을 방일시켜 오욕에 들어가지 않게 하라.
비유를 들자면 소치는 사람이 막대기를 쥐고 소를 주시하면서
날뛰는 소로 하여금 남의 곡식을 먹지 못하게 하는 것과 같다.
만일 오근(五根:눈, 귀, 코, 혀, 몸)을 제멋대로 놓아두면
오욕으로 뿐만 아니라 갈려고 하는 곳이 끝이 없어서 제어할 수 없다.
또한 사나운 말과 같아서 재갈을 채우지 않으면 장차
사람을 끌어다 흙구덩이에 쳐박히게 할 것이다.

도둑의 침해를 당하는 것은 그 괴로움이 일생(一生)에
그치지만 오근이라는 도적의 화는 그 재앙이 여러 생에 미치어,
그 피해가 심히 무겁다. 마땅히 삼가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지혜 있는 이는 오근을 제어하여 따르지 않고,
그것을 잡아두기를 마치 도둑을 잡는 것과 같이하여
방일하지 않게 한다. 가령 방일하게 하더라도 모두
또한 오래지 않고 그것이 마멸(磨滅)함을 볼 것이다.

이 五根은 마음이 그 주인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마음을 잘 제지해야 된다.
마음이 두렵기는 독사나 악수(惡獸),
원적(怨賊)보다 심해서 큰 불이 넘쳐 번지는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음식 먹는 법

모든 음식을 받을 때에는 마땅히 약을 먹는 듯이 하고,
좋고 나쁜 것에 대하여 마음을 더하고 덜하지 말며,
몸을 지탱하고, 주리고 목마름을 없애는 것으로 여겨야 한다.
비유를 들자면 지혜 있는 자가 소의 힘이 감당할 수 있는
바가 많고 적음을 헤아려 소의 한계를 지나치게 하여
그 힘을 다 없애지 않게 하는 것과 같다.

게으름을 다스리는 법

낮에는 부지런한 마음으로 착한 법을 닦아 익혀서,
때(時期)를 잃지 않게 하며, 초저녁과 새벽에도
또한 공부를 폐하지 말며, 한 밤중에도 경전을
읽어서 스스로 소식이 있어야 한다.
수면을 인연하여 일생을 아무 소득없이 헛되이 보내지 말라.
마땅히 무상의 불이 모든 세간을 태우고 있음을 잊지
말고 생각하여 조속히 자기를 구제할 것이요,
부디 잠만 자지 말라. 모든 번뇌의 도적은 항상
사람을 엿보아 죽이는 것이 원수보다 심하다.

어찌 잠만 자고 스스로 경책하여 깨지 않을 수 있겠는가.
번뇌의 독사가 너의 마음에 잠자고 있으니,
비유하자면 검은 뱀이 너의 방에 잠자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마땅히 지계의 칼로 빨리 물리쳐 없애야 된다.
잠자는 뱀이 이미 나간 뒤에야 비로소 편안히 잠잘
수 있는 것과 같다. 독사가 나가지 않은 데도 잠자고 있는
이는 부끄러워 함이 없는 사람이니,
부끄럼의 옷은 모든 장엄 가운데 가장 최고이다.
부끄럼은 마치 철로 만든 갈고리와 같아서 능히
사람의 법답지 않는 것을 제어한다.

그러므로 항상 부끄러워할 줄 알아서 잠시라도
폐지하지 말아야 한다.
만약 부끄러워하는 마음을 떠나면 모든 공덕을 잃어버린다.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착한 법이 있거니와 만약
부끄러움이 없는 사람은 모든 금수와 더불어 다를 바가 없다.

성냄을 다스리는 법

만일 어떤 사람이 와서 너의 사지 마디마디를 끊는다 해도,
스스로 마음을 거두어서 성을 내어 한을 품지 말라.
또 입을 보호하여 나쁜 말을 하지말라.
만약 성내는 마음을 제멋대로 놓아두면 스스로가 도를
장애하여 공덕의 이익을 잃고 만다.
참는 것이 덕이 되는 것은 계를 가지거나 고행하는
것으로도 능히 미칠 수가 없다. 능히 참음을 행하는
자는 곧 힘 있는 대인이라고 이름할 수 있다.

만약 더러운 꾸지람의 독을 참고 받아들이기를 마치
감로수를 마시듯이 기뻐하지 못하는 사람은 도에
들어간 지혜 있는 사람이라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성냄의 해는 모든 선법을 파괴하며,
좋은 명성을 무너뜨리기 때문에 금세와 후세의
사람들이 기쁘게 보지 않음을 마땅히 알아야 한다.
성내는 마음은 맹렬히 타오르는 불보다 심하다.

항상 막고 보호하여 들어오지 못하게 해야 된다.
공덕을 겁탈하는 도적은 성냄보다 앞서가는 것이 없다.

아첨을 다스리는 법

아첨하는 마음은 도와 더불어 서로 어긋난다.
그러므로 마땅히 그 마음을 정직하고 질박하게 해야 된다.
아첨은 단지 속임수이니,
도에 들어간 사람에게는 올바르지 못한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음을 단정히 하여 질박하고
정직함을 근본으로 해야 된다.

적정원리(寂靜遠離)

적정무위(寂靜無爲)의 안락을 구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안팎의 심란(心亂)과 시끄러움을 떠나 혼자서 한가한 곳에 있어야 한다.
세간 일에 얽매이고 집착하여 여러가지 괴로움에 빠지는
것은 마치 늙은 코끼리가 진흙 수렁에 빠져 스스로
헤어나오지 못하는 것과 같다.
이것을 멀리 떠남(遠離)이라 한다.

정진

만일 부지런히 정진한다면 어려운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마땅히 부지런히 정진해야 한다.
비유컨대 작은 물방울도 쉬지 않고 떨어지면 돌을 뚫는 것과 같다.
만약 수행인의 마음이 게을러 정진을 쉬게 되면,
마치 나무를 비벼 불씨를 얻으려 할 때 나무가 뜨거워지기도
전에 그만두는 것과 같다. 비록 아무리 불씨를 얻으려고
하더라도 얻지 못할 것이다. 이것을 정진(精進)이라 한다.

선정

만일 마음을 거두면 마음은 곧 定의 상태를 이룰 것이다.
마음이 평정상태(定)로 있는 까닭에 세간의 생멸하는
존재 양상을 알 수 있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항상
모든 선정을 부지런히 닦아 익혀야 한다.
만약 선정을 이루면 마음이 흩어지지 않는다.
비유하자면 물을 아끼는 집에서 둑이나 못을
잘 관리하는 것과 같이, 수행자도 또한 그러하여
지혜의 물을 잘 보존하기위해 선정(禪定)을 잘 닦고
그 물이 새지 않도록 한다. 이것을 [정(定)]이라고 한다.

지혜

지혜가 있으면 탐착이 없어지는 것이니, 항상 스스로
성찰하여 잃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나의
법 중에서 능히 해탈을 얻게 하는 것이다.
만약 그러지 못하는 사람은 이미 수행자도 아니며,

또 재가신자도 아니므로 무엇이라 이름할 수 없는 것이다.
진실한 지혜는 곧 노병사(老病死)의 바다를 건너는 견고한 배이고,
무명의 어두움을 밝히는 크나큰 등불이며,
모든 병든 자의 좋은 약이고, 번뇌의 나무를 베는 예리한 도끼이다.

그러므로 너희들은 문.사.수(聞·思·修)의 세가지
지혜로써 자신을 더욱 증익(增益)해야 한다.
만약 어떤 사람이 지혜의 비춤을 가졌다면,
비록 그것이 육안이라도 그는 밝게 보는 사람이다.
이것을 [지혜]라고 한다.

희론하지 않음

여러가지로 무익한 희론(戱論)을
일삼는다면 그 마음은 산란해 진다.
만일 너희들이 적멸(寂滅)의 즐거움을 얻고자 한다면
오직 희론으로부터 오는 환난을 잘 멸해야 한다.
이것을 [희론하지 않음]이라고 한다.

모든 공덕에 항상 한 마음으로써 모든 방일을 버리기를
마치 원수인 도적을 여의듯해야 한다.
크게 자비로운 세존이 설하신 바의 이익은 모두 이미 극진한 것이니,
너희들은 오로지 부지런히 그것을 행하라. 혹 산간이나,
혹은 비어 있는 습하고 풀이 무성한 곳이나,
혹은 나무 밑에서나, 한가하고 고요한 방일지라도
받은 바의 법을 생각하여 잊어버리거나 잃어버리지 않아야 하며,

항상 스스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닦아야 한다.
한 일도 없이 헛되이 죽으면 뒤에 후회함이 있을 것이다.
나는 마치 훌륭한 의사와 같이 병을 알아 약을 베푸나니,
복용하고 복용하지 않는 것은 의사의 허물이 아니다.
또 나는 잘 인도하는 길잡이와 같아서 사람들을 좋은
길로 인도하는 것과 같다. 그것을 듣고 행하지 않는 것은
인도하는 사람의 허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