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음보다 없음,
가득 참보다
비어 있음의 여유를 느끼라.
‘문으로 들어온 것은 집안의 보배라 생각지 말라.’는 말이 있다.
바깥 소리에 팔리다 보면 내면의 소리를 들을 수 없다.
바깥의 지식과 정보에 의존하면 인간 그 자체가 시들어 간다.
오늘 우리들은 어디서나 과밀 속에서 과식하고 있다.
생활의 여백이 없다.
가득 채우려고만 하지,
비어 있음의 여유를 두려고 하지 않는다.
텅 비어야 그 안에서 영혼의 메아리가 울린다.
우리는 비울 줄을 모르고 가진 것에 집착한다.
텅 비어야 새로운 것이 들어찬다.
모든 것을 포기할 때,
한 생각을 버리고 모든 것을 포기할 때
진정으로 거기서 영혼의 메아리가 울린다.
텅 비었을 때,
모든 집착에서 벗어나
어디에도 집착하지 않고 비었을 때 그 단순한 충만감,
그것이 바로 극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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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스님-